여름 방학 기간 중인 8월 1일부터 15일까지 ‘한국 청소년 그린캠프’에서 주관하는 국토대장정을 다녀왔다. 힘들긴 했지만 좋은 경험을 하였다.
어느 날, 엄마가 나에게 ‘국토대장정’에 대해 설명을 해주시며, 이번 여름 방학 때 갈 생각이 없냐고 하셨다. 엄마가 국토대장정을 가면 좋은 점을 소개해 주시자, 나는 망설임도 없이 바로 가겠다고 하였다.
그 날 이후, 친척들과 아빠 친구들이 나를 볼 때마다 대견스러워 하시며 더운데 정말 고생하겠다고 살짝 겁을 주기도 하여서 솔직히 간다고 한 것이 후회가 되었다.
그래서 엄마에게 안 가면 안 되냐고 했다가 자신이 한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혼만 났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속으로 걱정을 하며 보내다가, 출발 이틀 전에 엄마랑 준비물을 사러갔다.
그런데, 엄마가 나를 위해서 아주 신경을 쓰시면서 많은 것을 사주시고 챙겨주셔서 엄마의 사랑이 느껴졌다.
그때부터 기분이 좋아지고 국토대장정을 가는 게 좋아졌다. 15일 동안의 행군에서 발이 편한 신발과 땀에 젖어도 금방 마르는 쿨티랑, 바지 6벌, 팔 토시, 침낭, 매트, 행군용 배낭, 전자 모기 팔찌, 내가 좋아하는 육포, 과자, 캔, 음료수, 썬크림 등 아주 많은 것을 샀다.
출발 전 날, 아빠는 일찍 오셔서 행군할 때의 주의점을 설명해주시고, 내가 짐을 직접 꾸리라고 하셨다. 그래야 찾기 쉽고, 혼자 짐 정리도 잘 할 수 있다고 하셨다. 엄마는 도와주고 싶은 눈치였지만 아빠가 못하게 하셔서 혼자 짐을 큰 가방과 행군용 가방에 종류별로 정리했다. 속옷 6벌, 티랑 바지 6벌, 세면도구, 수건, 모자, 간식, 필기도구. 후레쉬 등등을 작은 팩에 분리해서 찾기 쉽게 봉투에 글자를 써서 넣었다. 짐을 꾸리는 일도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국토대장정을 시작하는 날, 나는 무척 긴장이 되었다. 그리고 많은 생각이 떠올랐다.
‘국토대장정에 가면 많이 힘들겠지?’, ‘만약 내가 견디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등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부산역에서 출발하는 버스 안, 신나기도 하고 긴장되기도 하였다.
버스를 타고 약 8시간이 지나 우리의 대장정 출발지인 강원도 고성에 도착하였다.
첫날은 나와 같이 간 친구 2명끼리 다니고 같은 조 친구들끼리도 어색해서 같이 놀지도 않고 대장님도 없어 뭘 해야 할지 몰랐다.
2일째 날은 우리나라의 가장 동쪽 끝인 고성 통일 전망대에 갔다. 그곳에서 통일 전망대에서 보이는 것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북한이 눈앞에 있다는 사실에 기분이 이상했다. 하지만 밖에는 안개가 껴서 가까이 있는 섬도 안 보였다.
통일 전망대를 갔다가 중*고등학교 체육관에 오자 우리 조의 대장님이 된 ‘이용성’대장님이 우리 조원을 불러 원을 만들어 앉게 해 학생장도 뽑고 서로 친하게 지내는데 도움을 많이 주셨다. 우리 조의 학생장은 김신의라는 대원이 뽑혔다.
3일째에는 처음으로 행군을 하는 날이었다. 이 날에는 15km밖에 걷지 않았지만 체력이 없어서 아주 힘들었다.
이때는 중*고등 운동장에서 종합 운동장까지 걸었는데 후반에 비가 많이 오는데도 비옷을입고 계속 걸었다.
그때는 마치 특공대 훈련을 하는 것 같았다.

4일째에는 종합운동장에서 소똥령 마을까지 걸었다. 소똥령 마을은 옛날에 소똥이 많아 붙여진 이름이다.
소똥령 마을에서는 2일간 머무르며 계곡 환경정화와 물놀이도 하며 쉬었다.
5일째 날에는 소똥령 마을에 있는 계곡에서 물놀이도 하고 주민들의 장기자랑도 보고 재미있게 놀았다.
6일째 날은 소똥령 마을에서 진부령까지 갔다. 진부령을 가려면 진부령 고갯길을 넘어야 하는데 그 고갯길이 해발 500m이다.
말로는 별로 안 되지만 산을 빙글빙글 돌아서 가고 경사도 가팔라서 결코 쉽지가 않았다.
올라가는 것도 힘들었지만 내려가는 것은 거리가 멀어서 더 힘들었다. 정말 죽을 맛이었다.
우리가 가는 길에는 곤충들이 엄청 많이 죽어 있었다. 그중에는 말벌과 나비가 특히 많이 죽어 있었다.
아마 얼마 전에 비가 많이 내려서 그런 것 같았다.
7일째 날은 어떤 계곡에 가서 놀았는데 그 계곡의 물살이 너무 세고 바위도 많고 바위에 이끼도 많아 정말 위험해서 조금만 있다가 나왔다.
그리고 매점에서 간식을 사서 먹기도 하였다. 그런데 과자 값이 너무 비쌌다.
8일째 날은 진부령마을에서 만해(한용운) 박물관에 견학을 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그곳이 공사 중이어서 근처에 있는 야영장에서 저녁을 먹고 텐트를 쳤는데, 갑자기 비가 내려서 텐트를 철수하고 찜질방에 가서 잤다.
9일째 날은 찜질방에서 인제 체육관까지 약 25km 이상을 행군했다. 25km가 그렇게 길 줄은 미처 몰랐다.
하지만 그날은 남쪽지방에 태풍이 와서 그런지 바람도 불고 다행히 날씨도 시원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니 별로 힘들진 않았다.
이 날, 드디어 부모님이 보내주신 중간 보급품을 받았다. 우리 부모님은 육포, 음료수, 과자 3봉지, 여벌 옷 총 약 10벌, 손수 쓰신 편지를 보내주셨다.
나는 편지를 읽어 보고 엄마, 아빠가 보고 싶고, 너무 감동적이어서 눈물이 나왔다. 주위에 있던 아이들도 거의 다 울었다.
우리는 편지를 읽고 우리 조원들끼리 모여서 간식을 나눠먹었다.
이 날 이후에는 부모님의 정성이 들어간 보급품 덕분이었는지 별로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이번 국토대장정에는 총 250명 정도의 초등학생 4학년부터 고등학생까지 참가하였는데, 우리 중대는 1-3중대로 6학년 10명이었는데, 목포, 인천, 서울, 부산, 대구 등 전국에서 온 대원들과 미국에서 6년, 멕시코에서 2년 살고 있는 대원 2명도 있었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차츰 친해지면서 여러 가지 이야기도 하고 게임도 했다.
그리고 중간에 ‘이용성’ 대장님에서 ‘어은진’ 여자 대장님으로 바뀌었다. 두 분 다 우리들을 잘 챙겨주시고 힘들 때 용기도 주셨다. 그리고 휴식 시간에는 상담도 하였다. 대장님과 친구들 덕분에 그 후의 행군이 힘들지 않았고, 즐거운 마음으로 행군을 하려고 노력하니 15일의 국토대장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그런데, 안타까운 사실은 국토대장정 기간 중에 6학년 대원과 중학교 1학년 대원이 중간에 집으로 돌아가겠다며 몰래 이탈을 한 것이다.
또, 몇몇 여학생들은 가끔씩 아프다며 (꾀병?) 구급차를 타고 이동을 하였다.
물론, 더운 여름 날씨에 15일 동안의 행군이 정말 힘들었다. 하지만, 조금만 참았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아마 그 대원들도 지금쯤은 후회를 하고 있을 것 같다. 이왕 하는 것인데, 조금만 참고 완주했더라면 주위 사람들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도 당당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15일째 국토대장정을 마치고 서울 잠실 시민공원에서 해단식을 하였는데, 엄마가 바쁘셔서 못 오셔서 큰누나가 대신 오기로 했는데, 깜짝쇼처럼 엄마가 환영 현수막을 들고 오셔서 정말 좋았다. 그때는 진짜 꿈인 줄 알았다.

우리는 총 350km를 걸어서 우리나라 동쪽 끝인 강원도 고성에서 출발하여 인제, 양평, 용문, 팔당, 서울까지 우리나라 국토를 도보로 순례하며 문화유적지 답사활동 및 자연보호 봉사활동, 정약용 실학 박물관, 민물고기 박물관 등을 탐방하며 국토 사랑을 직접 몸으로 느끼고 체험하였다.
이 국토대장정 중에서 진부령 고갯길을 넘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 그 이유는 거리도 길고 덥기도 했고 경사도 가팔랐기 때문이다. 그리고 해병대를 다녀온 대장님에게 기합을 받은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엎드려뻗쳐’를 해서 푸시업을 하는 기합을 종종 받았는데, 바닥에 돌이 많은 곳에서도 했다. 그리고 푸시업을 할 때 내려가는 동작에서 몇 십초 동안 계속 있어서 죽는 줄 알았다.
그리고 우리가 간 곳마다 쓰레기를 줍고 청소를 했다. 우리가 쓰고 나서 보니 쓰레기가 정말 많이 어지럽혀져 있었는데 다 같이 쓰레기를 치우니 금방 치워졌고 청소를 하고 나서 보니 정말 깨끗해져 있었다.
그때 우리가 정말 자랑스러웠고 뿌듯했다.
해단식을 마치고 기차를 타고 내려올 때, 짐 가방에서 쓰레기 썩는 냄새가 나서 정말 창피했다. 다행히 엄마가 영화 보는 자리를 예매해서 주변에 우리만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그
래서 나는 집에 올 때까지 국토대장정 옷이랑 이름표를 달고 왔다. 그래야지 다른 사람이 이해를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택시를 탔을 때도 기사님이 이해를 해주셨고, 오히려 대단한 아들이라고 칭찬도 많이 해주셨다.
부산역에 아빠가 마중을 나오셔서 아주 편하게 자가용을 타고 집으로 오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길을 걸어서 가면 몇 km일까? 얼마나 걸릴까? 평소에는 아무 생각 없이 타던 자가용도 고마웠고, 오랜만에 누워보는 푹신한 내 침대도 너무 감사했다.
이번 국토대장정은 힘들었지만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대장정에 참여함으로써 돈의 소중함과 부모님의 소중함을 무엇보다 크게 느꼈고 그 무엇보다 강한 정신력과 많은 체력을 얻었다.
옛날에는 몇 일, 몇 달이 걸려도 걸어서 이동했지만 요즘 아이들은 자동차나 지하철 등을 이용해 잘 걷지도 않는다.
그래서 갈수록 체력이 줄어들어 허약한 사람이 되기 일쑤이다. 하지만 국토대장정은 그런 허약한 체력을 없애주고 동시에 강한 정신력을 길러준다.
행군 첫째 날은 15km만 가도 힘들었지만 갈수록 체력이 늘어나는지 25km를 걸어도 할만 했었다.
그리고 처음 일주일 때는 정말 시간이 안 가는 것 같았지만 나머지 일주일은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시간이 빨리 가는 것 같았다. 그러다 보니 14박 15일도 굉장히 빨리 끝났다. 우리 대장님 (처음에는 이용성 대장님, 두번째는 어은진 대장님)은 모두 좋은 분이여서 힘든 국토대장정을 좀 더 쉽게 끝낼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 조 대원들도 대장님 말씀을 잘 들어서 대장님도 기분이 좋았을 것이다.
다음에는 STAFF가 되어서 국토대장정을 체험해 보고 싶다. 나는 그때까지 이번 국토대장정에서 배운 많은 것들을 잊지 않고 강인하게 살아 갈 것이다.
나는 지금부터 힘든 일이 있어도 쉽게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무슨 일이든 꼭 이루어내고 이번 일로 배운 많은 것들을 끝까지 잊지 않고 사회생활에 활용을 잘 하여서 세상이 필요로 하는 큰 인물이 꼭 되고 말 것이다.
국토 대장정파이팅!!!

첫댓글 ㅋㅋㅋ 쌤도 엄마는 엄마군요..도와 주고 싶은 눈치라..ㅎㅎ
혜진이는 이렇게 댓글까지 달아주는 센스...역시 편집장은 다르네...선생님도 엄마라서 가끔은 흔들리기도 한단다. 그 때마다 선생님 남편이 제지를 하지....
어메야? 9일 동안이나 외박하다니 ㅋㅋㅋㅋ
다리 안 아팠나..
지혜야, 잘 지냈니? 자주 들러서 좋은 글 남겨줘.
9일이 아니고 15일 동안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