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데렐라 언니] 20
S#1. 인서트
다이어리 안의 흰 종이 펼쳐놓고 거기다 그림 그리고 있는 은조의 손.
집도 그리고 나무도 그려놓고 호수도 그려놨다.
그려놓은 집 옆에 조금 떨어져서 또 한 채 그리고 있는 중. 그 위로
은조 : (E) 그러니까 지금이 2020년 5월이란 말야. 이때쯤엔 아무래두 우리집 근처에 엄마를 오게 하는 게 낫겠어.
S#2. 자동차 안
(19회 엔딩씬의 그 장소에 자동차 세워져 있고)
은조와 기훈, 자동차 뒷자리에 나란히 앉아있다.
은조가 수첩에 그림 그려가며 설명 중이고, 기훈은 그러는 은조를 가만히 보고 있다.
기훈의 시선은 수첩이 아닌 은조의 얼굴에 있다.
은조 : 이때쯤이면 아무래두 효선이두 시집을 갔을 거란 말야. 그럼 엄마가 볶아먹을 사람 없어서 허전할 테니까
(새로 그린 집을 볼펜 끝으로 톡톡 치면서) 옆으루 모셔다놓구 좀 볶여드려야지.
집 한 채 장만하려면 한 십 년, 허리띠 졸라매면 되는 거야?
기훈 : (가만히 은조를 보고 있다)....
은조 : (볼펜 내려놓고, 기훈을 본다)... 지금... 불안하지? 아버지 생각으루 꽉 차있지?
기훈 : (대답없이 가만히 본다)...
은조 : 그럴 거 같아서, 좀 안정시켜놓구 보내구 싶었어.
기훈 : 편안해졌어.
은조 : .... 그래?
기훈 : (은조가 그린 그림 손가락으로 톡톡 치면서) 이게 나한테 힘이 됐어.
은조 : .... 그래?
기훈 : 그래. 천군만마다. 나중에 딴소리하면, 알지?
은조 : 뉴스마다 신문마다... 아버지 얘기 나올 거야.
기훈 : 알아.
은조 : 효선이두... 알게 될 거야.
기훈 : 그래. 알게 되기 전에 말할게. 너한테처럼 자꾸 기회를 놓치다, 남이 알게 할 순 없지....
은조 : ......
기훈 : 알아? 겪어내야 할 일이 끔찍하구 무서웠었는데, 지금은, 아무렇지두 않아.
은조 : ..... 그래?
기훈 : 그래. 잘 겪을 수 있어. 겪을게. 아버지 일두, 홍주가 일두, 그리구 효선이한테 말하는 일까지, 다 겪을게....
은조 : ......
기훈 : ...... 가자. 효선이한테 내 정체를 밝히러.
은조 : ......
사랑을 감출 이유가 없는 두 사람이 서로의 눈에서 눈을 떼지 않는 모습에서.
S#3. 대성참도가 외경 인서트
S#4. 도가 안 마당
등산복 한 벌씩 받아들고 어리둥절해하고 있는 해진 및 직원들.
강숙과 효선, 마지막 한 벌씩 다 나눠주고 나서
강숙 : 이거봐요 아저씨들, 그동안 엄청 수고한 거 알아요. 지금은 형편이 나빠 등산복 한 벌씩 나눠입구
어디 산이라두 같이 다녀오자 이 뜻 이지만, 나중에 봐요, 나요, 은혜같은 거 모르는 사람인 거 같죠? 갚는다구 맘 먹으면
확실히 갚는 사람이니까, 대성참도가 안주인이 어 떤 사람인지 두구 보라구요들.
지금처럼만 열심히 해주면 돼요 지금 처럼만. 알았죠? 그럼 일들 해요-
강숙, 돌아서고, 효선, 강숙을 따라서 돌아서는데,
강숙, 문득 선다.
강숙, 해진을 휙 본다. 해진, 움찔한다.
강숙, 효선이 귀에 대고 뭐라고 하고 먼저 나간다.
효선, 해진에게 간다.
효선 : 삼촌.
해진 : 어? 어...
효선 : 엄마가 좀 보자시는데?
해진 : (하얘진다)......
S#5. 운학루 앞
효선과 해진 함께 걸어온다. 해진, 얼굴에 걱정이 한가득이다.
대문으로 들어서려다 문득, 낯선 자동차 한 대 발견하는 효선.
효선, 갸웃한다. 뭔가 심상찮은 느낌으로 그 자동차를 바라보는데,
해진 : 효선아, 무슨 얘기 하려구 그러는지 내가 좀 미리 알면 안될까? 우리가 말야, 그러니까 저 분이랑 내가 입장이 말야,
면대 면으루다 마주하기가 좀 저거하지 않느냐말야,
효선 : 괜찮아 삼촌, 괜찮다구. 얼른 들어가자.
S#6. 사랑채 마당
효선과 해진 들어온다.
해진, 사랑채 마루 쪽으로 가는 발걸음이 자꾸 더뎌진다.
효선 : 걱정말구 들어가. 삼촌, 나 몰라? 내가 삼촌 빽이잖아. 날 믿구 들어 가라구.
해진 : 그....그래 효선아, 내가 말야, 너 업어키웠다말야, 너 그거 알지? 니가 내 등에서 안떨어지려구 얼마나 발버둥쳤었는지,
내 등이 좀 굽은 게 다 그 탓이라말야,
효선 : 걱정 말구 엄마 만나 삼촌.
해진 : 응..응 그래. (사랑채 쪽으로 가는데)
효선 : (안채로 가려다 말고 문득, 대문을 바라본다. 아까 그 자동차가 걸리는 것이다.)
S#7. 운학루 마당
은조와 기훈이 탄 차가 와서 멎는다. 차 양쪽 문 열리고 기훈 내린다.
이때 효선도 대문을 열고 나온다.
은조와 기훈을 발견한 효선, 문득 멈칫하는데, 기훈과 은조도 효선과 눈이 마주친다.
은조와 기훈, 서로 바라본다.
은조, 눈으로 기훈에게 용기를 준다. 기훈도 눈으로, 걱정말라고 은조에게 말한다.
효선을 보며 웃는.
기훈 : 효선아. (다가간다) 같이 살면서두 오랜만이네?
효선 : 그러네. (기훈을 봤다가, 저쪽에 있는 은조를 봤다가 한다) 둘이 같이 오네?
기훈 : 효선이한테 할 얘기 있어.
효선 : ? (다시 은조를 보고, 기훈을 보는데)
기훈 : 들어가자. (효선의 어깨에 손을 대고 들어가려는데)
남자(E) : 홍기훈씨.
기훈과 효선과 은조, 소리나는 쪽을 본다.
아까 효선이 봤던 자동차에서 정장의 단정하고 깔끔한 남자들이 내려서 기훈에게로 다가온다.
기훈도 얼굴에 의문을 품은 채 남자들에게로 다가간다.
남자 중 한 명이 기훈에게 신분증 보여준다. 검찰이다.
남자 : 홍주가와 홍한석 회장님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거 아시죠?
기훈 : .... 네.
남자 : 홍기훈씨 계좌에 불법 비자금으로 보이는 거액의 돈이 예치돼있는 걸로 밝혀졌습니다. 함께 좀 가주실까요?
기훈 : (충격)..... 뭐라구요?
남자 : (가만히 기훈을 본다)
은조와 효선, 이상한 느낌에 기훈 쪽으로 다가오는데,
기훈, 두 아이 쪽으로 돌아선다.
은조 : 무슨 일이야?
기훈 : 잠깐 다녀올게.
효선 : .... 어딜? 어딜 다녀와?
기훈 : (은조에게 시선 박힌다) 잠깐일지 아닐진 모르겠지만, 다녀올게. 걱정하지 말구 기다리구 있어.
은조 : (놀라서, 남자들 쪽을 봤다가, 다시 기훈을 본다) 뭐야? 누구야 저 사람들?
기훈 : (은조의 어깨를 가만히 누른다) ...잘 겪겠다구 했지 내가... 겪을 일이 또 생긴 모양이야. 괜찮아. 잘 겪을 수 있어.
은조 : 저 사람들 누군데!! (그 남자들에게로 가는) 이봐요, 당신들 누구에요?
기훈 : (붙잡는다) 검찰이야.
은조 : ....
효선 : ....?
기훈 : (여전히 시선은 은조에게 고정되어) 잘 겪구 온다구. 나 괜찮다구... 효선이.... 니가 말해줘.
효선 : ....?
은조 : .....
기훈 : 하나두 빼놓지 말구, 처음부터 지금까지, 아무것두 감추지 말구 얘기해줘...부탁해.
효선 : 무슨 말이야? 뭘 감추지 말란 거구, 뭘 부탁한다는 건데? 왜 검찰에서 오빨 찾아온 건데? 응?
기훈 : (효선을 본다...웃어보인다) 다녀올게. (다시 은조의 어깨를 지긋이 누르며) 다녀올게.
기훈, 남자들에게로 간다.
효선과 은조, 일순 멍해진다.
기훈, 남자들과 함께 차에 오르자 은조, 뛰어간다.
은조 : 잠깐만. 잠깐만!!
차는 움직이고 있다. 은조, 따라가며 차 문을 두드린다.
은조 : 잠깐만요! 잠깐만! 문 좀 열어봐요! 여보세요!!
효선 : (무슨 일인지 몰라 저 뒤에서 멍하게 그저 보고만 있다)
차는 그냥 떠나버린다. 은조, 따라가다가 놓쳐버린다.
은조, 서서 망연하게 그 차 뒤꽁무니를 바라보고..
S#8. 달리는 차 안
기훈, 실려가는 차 안에서 뒤를 바라본다. 은조와 효선이 모습이 멀어지고 있다.
안보일 때까지 뒤를 보던 기훈, 이제 시선을 앞으로 향한다.
기훈의 표정은, 담담하고 담백하다.
S#9. 운학루 앞
꼬리도 안보이게 사라져버린 곳을 멍하게 바라보고 있는 은조.
은조에게 다가오는 효선.
효선 : .... 지금... 뭐야?
은조 : (자동차 사라진 곳만 바라본다)....
효선 : 지금... 뭐냐구!!
은조 : (멍한 시선으로 효선을 본다).....
효선 : (의문과 불안을 가득 담고 은조를 본다)......
S#10. 대성의 서재
쭈삣거리며 서재에 들어서 있는 해진.
강숙, 테이블에 앉아서 돋보기 끼고, 통장 몇 개 들여다보고 있다.
해진, 침 꿀꺽 삼키며 아직도 긴장된 얼굴로 입구에 서 있고,
강숙, 문득 해진을 보고는 돋보기 벗어 테이블에 놓는다.
강숙 : 오지 않구 뭐해요? 내가 가요?
해진 : (쭈삣거리며 온다)
강숙 : 앉아요.
해진 : 괘..괘찮은데..
강숙 : 아유 앉아요 글쎄! 말을 여러 번 시키네!
해진 : (움찔 놀라 의자 빼서 앉는다)
강숙 : 내가, 단 한시라두 삼촌 얼굴 안보구 싶은 사람인 거 알죠?
해진 : ....
강숙 : 아 사람이 물으면 대답을 좀 해요!
해진 : 아 네. 압니다. 예.
강숙 : 그건 삼촌두 마찬가지잖아. 한시라두 날 보구 싶지 않은 거 아뉴?
해진 : 아 네, 그렇습니다. 네.
강숙 : 정말 당장 내쫓구 싶지만 그랬다간 효선이 저 계집애가 또 난리난 리를 칠 거구,
그럼 또 어른들 들쑤석거려 시끄러워질 거구. 이봐요 삼촌.
해진 : 아 네 어딜 볼까요?
강숙 : 삼촌이랑 나랑 가장 조용한 방법으루 헤어지는 게, 삼촌 장가가는 길밖에 없겠어.
해진 : 하.하.....하... 네.. 네.. 그렇지만 여자가 있어야... 여자가 있더라두 가진 게 있어야....가진 게 있더라두 여자가 있어야....
그러니까 그게 빠른 시일 내루는 그것이 가당치가 않은 거라서..
강숙 : (옆 의자에 놔뒀던 젊은 여자 사진 집어서 해진 앞에 놓아준다) 내 옛날 친구의 먼 친척 동생 되는 앤데, 한번 봐봐요.
해진 : (사진은 안보고) 저기요, 제가 여길 나가면 당장 갈 데두 없구, 모아 놓은 건 고사하구 덜렁 두쪽밖엔 없구,
도시당췌 살아갈 방도가 막막해서, 그러니까 제가 용서를 구하구...제가요, 정말 반성 많이 했거든요,
강숙 : 아 사진 좀 봐욧!
해진 : 네. (움찔하며 사진으로 시선 주고, 시선이 가자마자 눈이 확 커진다) 하악.
강숙 : (그런 해진을 가만히 보는)
해진 : (사진 집어서 보면서 부들부들 떤다. 반했다)
강숙 : 그냥 내보내는 건 또 효선이년이 시끌사끌(시끌시끌 아니고 시끌사끌입니다)하게 굴 거구,
효선이 아니라두 효선 아버지가 삼촌 생각 했던 거 아예 모르쇠할 수도 없으니까 내가 대충 시작할 만큼은
준비해줄 수 있는데, 그 이후루는 눈꼽만큼두 이 집에 뭘 기대하면 안 돼요.
사람이 양심이 있으면 그만한 생각은 하구 있죠?
해진 : (사진에 홀려있을 뿐)......
강숙 : (그런 해진을 보고 어이없고, 혀를 쯔쯔 찬다.)..
S#11. 은조의 방
효선, 눈이 커진 채로 완전히 굳어있다. 은조에게 모든 얘기를 듣고 난 뒤다.
효선 : .....
은조 : .....
효선 : .....
은조 : .....
효선, 갑자기 벌떡 일어난다. 은조, 그런 효선을 올려다본다.
(효선은 단지 어이없고 화가 나서만이 아니고, 이미 깊숙한 상처를 입었고, 아물기 전에 연속적으로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아직 은조와 기훈의 진전된 관계에 대해서는 듣기 전이다.
그렇지만 기훈의 정체에 대한 이야기만 전해듣고도 또 다시 베이는 마음이다, 인정하고 싶지 않다)
효선 : 믿을 수 없어. 기훈오빠가 그랬다구? 기훈오빠가 앞장서서 아빨 망하게 하려구 했었다구? 나보구 그걸 믿으라구?
나한테 지금 그걸 믿으라구 하는 소리야? 니들 뭐야, 니들 무슨 꿍꿍이야!!
은조 : 나... 머리 아퍼 효선아.. 소리지르지 말구... 흥분하지 말구, 아직 얘기 다 안끝났어, 할 얘기 더 남았다구....
효선 : 너 나한테, 복수하는 거지? 내가 니 편지 전해주지 않구 꿀꺽 삼킨 거, 이제 와서 복수하려는 거지?
내가 아직두 좋아하는 기훈오빠한테 그런 흠집을 내면 내가 상처받을 거라구 생각하는 거지?
내가, 우리 아빠나 망해 넘어뜨리려는 남자한테 반했었다면서 날 모욕하구 싶은 거지? 참을 수 없어, 정말 너라는 앨
참을 수 없어, 내가 어떻게 너라는 애한테 지난 팔년동안 사랑을 구걸하며 울구불구했었는지 억울해 죽겠다,
어떻게, 니가 어떻게 나한테, 그깟 편지 한 장 집어삼킨 죄를 이렇게 묻니?
은조 : (효선의 그런 마음을 알겠다, 말도 못하게 가슴이 찢어진다, 일어선다, 효선을 안아주고 싶다) 효선아.....
효선 : 니가 나타나면서 내 인생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알아? 아빠 시선이 너한테 쏠리다 못해 아예 박혀버리면서
내 아빨 나눠가져야 했던 건 물론이구, 그마저두 내가 모르는 새 내가 모르는 사연으루 아예 아빨 볼 수조차 없게 됐구,
엄마가 날 사랑하는 게 가짜였단 걸 알아야 했구, 엄마가 아빨 배신했었단 걸 알아야 했구, 그런 엄마를 못버리는 나 땜에
한심해서 울어야 했구, 결국 난 의붓딸이라 의붓 딸만큼만 취급해주겠단 얘기에두 굽신굽신해야했어.
근데 이제 기훈 오빠야? 기훈오빠가, 뭘, 어쨌다구? 뭘 어쨌다구우우우!! (하며 털썩 주저앉는다)
은조 : (괴로움으로 내려다보다가, 그 앞에 쭈그리고 앉는다)...효선아....
효선 : (은조의 손이 닿자 화들짝 놀라 밀쳐버린다) 손대지 마!! (해놓고 벌떡 일어서서 나가버린다)
은조 : (밀쳐져 있다가, 저도 벌떡 일어서서 따라나가며)..... 효선아!!
S#12. 사랑채 마당
안채에서 사랑채쪽으로 뛰어나오는 효선, 대문을 향해 질주하고,
은조, “효선아” 부르며 쫓아나온다.
효선, 대문 밖으로 뛰쳐나간다. 은조, 쫓아나간다.
정우, 사랑채에서 나온다가 그런 두 사람을 본다.
정우 : ....... (정우, 실연당했습니다. 아픔이 묻어있는 얼굴)
S#13. 호숫가
효선, 질주해 달린다. 달리는 효선의 얼굴 위로
S#14. 플래시백
-1회 / 트럭 짐칸에서, “집에서 잃어버린 거 중에서 영영 못찾은 거 있었어?” 하던 기훈
- 1회 / 트럭 안에서, “오빠는 내꺼야” 하던 효선
- 5회 / 8년만에 나타난 기훈에게 달려가 안기던 효선
- 8회 / 사고날 뻔한 차 안에서 기훈에게 안겨 가슴이 아프다며 울던 효선
- 10회 / 상복 입은 효선을 안아주던 기훈
- 13회 / 정식으로 거절하던 기훈
- 10회 / 다시, 상복입은 효선을 안아주던 기훈, 한번 더.
S#15. 호숫가
효선, 눈물 펑펑 쏟아면서 달리고 있다.
뒤에서 은조가, “효선아 - 효선아 -” 부르며 쫓아오고 있다.
효선, 눈물이 시야를 가려 철퍽 엎어지고 만다.
은조, 속력을 더해 달려와 효선을 부축한다.
은조 : (헐떡헐떡) 효선아....
효선 : (턱끝까지 차 있는 숨에, 손바닥이랑 무릎이 깨졌는데도 아프지도 않고, 철철 흐르는 눈물에, 몰골이 말이 아닌 채로)
놔아아아아아아 - 손대지 말라구우우우우우 (하며 엉엉 울어버린다)
은조 : (그런 효선을, 안아버린다, 기훈을 안아본 이력으로, 이제는 효선도 자연스럽게 안아줄 수 있다)........
효선 : (버틸 힘도 없어서 그냥 안겨서 펑펑 운다)....
은조 : (아픈 얼굴로 토닥여준다)......
효선의 울음 소리를 끌고 카메라 팬, 호수, 하늘, 나무...다시 호수.. 벤치.
벤치 위에 효선, 탈진한 듯 앉아있고,
은조, 효선의 무릎 아래 쭈그리고 앉아서 손수건으로 흙을 털어내고,
흙이 안묻은 쪽으로 손수건을 접어 효선의 무릎 상처를 묶어준다.
은조, 일어나더니, 효선 옆에 앉는다.
효선, 눈물은 다 말랐다.
은조 : .....
효선 : .....
은조 : 할 얘기.. 남았어. 하는 게 옳은가... 아니면 나중에 해야 하나... 많이 생각했는데,
아플 때 한꺼번에 아픈 게 낫겠다구 생각했어..
효선 : (저 혼자의 생각에 빠져있지, 은조의 말은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은조 : 나... 그 사람이랑...
효선 : (멍하게) 언니야...
은조 : .....
효선 : (젖지 말고 담담하게) 기훈오빠... 불쌍하다....
은조 : ..... (본다)
효선 : 안아주구 싶다....
은조 : ......
효선 : 아빠.... 기훈오빠 처음 데려왔을 때.... 내가 꼭 보살펴주구 싶은 녀석이다. 관옥같이 빛나는 놈인데,
유리같이 얇아져있다... 깨지지 않게 잘 보살펴야 하니까 효선이 너두 도와라.... 그러셨거든.
은조 : ...... (자기가 모르던 시절의 기훈의 이야기다)
효선 : 중간에 가지 말구 아빠랑 계속 있었으면, 안깨졌을 거야....
은조 : ......
효선 : 깨져서....몇 조각이나 났나... 우리 기훈오빠....
은조 : .....
효선 : 내가.... 조각난 거 붙여준다면.... 그러라 그럴까 기훈오빠가?
은조 : .....(충격이다)
효선 : 도망가지 말라구 말해줘.... 내 얼굴 보자마자, 내 얼굴 차마 볼 수 없어서 도망쳐버릴지 모르니까 언니가.... 전해줘.
도망가지 말라구....
은조 : (까마득해지는 기분이 된다)......
은조(N) : 결국, 동화는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 걸까....?
S#16. 검찰청 원경
검찰청 보인다.
기훈(E) : 아뇨. 몰랐습니다.
S#17. 조사실
기훈, 앉아있다. 편안한 얼굴이다. 주눅들지도 않았고, 거만하지도 않다.
그 앞에 검사가 앉아있다.
다른 책상에서 다른 검사가 따로 조사 내용을 랩탑에 기록하고 있다.
기훈 : 그런 계좌가 개설돼 있었단 사실은 오늘 처음 듣습니다.
검사 : 그 계좌에서 일년에 수십 억에서 많게는 수백 억까지 들고 나고 했는데, 전혀 몰랐습니까?
기훈 : 몰랐습니다, 그럴 수 있다는 사실 조차두 생각해본 적 없습니다.
검사 : 홍주가의 일원이면서 어떻게 대성참도가에서 일을 했습니까?
위와 같은 대사가 진행되는 동안 은조의 나레이션, (위 대사 분명하게 들리지 않아도 됨, 배경처럼 웅얼거리는 소리여도 괜찮음)
은조(N) : 말랑말랑하고, 달콤하고, 나른하고, 예쁜 동화속 세상은 나에게는 허락되지 않는 걸까....
기훈 : (여기서부터는 대사 들려야 함) 저희 아버지... 어떻게 하구 계시죠?
검사 : (가만히 본다)....
기훈 : 잠깐이라두... 뵐 수 있게 해주시겠습니까?
검사 : (무슨 의도로 저러는가 하는 눈초리로 보는)....
기훈 : (감춘 뜻 같은 건 아무것도 없는 맑은 눈으로 보는 위에)
은조(N) : 내가, 우주의 질서를 새로 편성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지구를 구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나라를 구하겠다는 것도 아닌데...
S#18. 은조의 방
은조, 전화기를 귀에 대고 있다. 대기음(전화를 바꿔줄 때 기다리라는 음악 같은 것)이 길게 들리고 있다.
대기음 끊기고 연결되면
은조 : 여보세요? 김형만 검사님이시죠? 전화드렸던 홍기훈씨 친구 구은조 라구 합니다. 홍기훈씨 면회, 안되나요?
(안된다고 거절하는 듯) 그럼, 언제쯤 면회가 가능할까요? 잠깐이라두 볼 수 없는 건가요?
(저 쪽에서 좀 어이없어하는 듯, 끊으려고 하는 듯) 잠깐, 잠깐요, 잠깐만 끊지 말아주세요....
제가 꼭 하구 싶은 말이 있는데.. 전해주시면 안될까요? .....
은조(N) : 기다리고 있다고 전해주세요... 하고 싶었다.
은조 : ... 아...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전할 말...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은조, 전화를 끊고, 아득해지는 것 같은 마음으로 어깨가 푹 떨어진다....
S#19. 효선의 방
효선, 대성의 사진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다. 그 위로
은조(N) : 아직 나는 그 사람 이름도 제대로 불러보지 못했는데... 그래서 이름이나 좀 제대로 부르며 살아보겟단 건데...
그게 그렇게 안되는 일인 걸까...?
S#20. 기훈과 정우의 방
정우, 올 때 가지고 왔던 해병대 가방에 짐을 싸고 있다. 다 챙겨넣고, 이제 뽀레버 방망이만 남았다.
정우, 방망이를 들고 물끄러미 바라본다...
‘송은조’라는 글씨 위를 손가락으로 더듬어보는 정우 ......
S#21. 동네 일각
야구공을 처음 만져보는 준수, 공을 이리저리 돌리며 살펴보고 있다.
정우, 뽀레버 방망이를 들고 준수와 좀 떨어져서, 타격 폼을 잡고 있다.
정우 : 던져 봐. 가르쳐줬잖아. 힘껏 던져봐 임마!
준수, 공을 던진다. 정우가 받아치기에는 턱도 없이 툭 떨어져 굴러버리는 공.
점프. 정우, 준수 앞으로 좀 더 나아가 있다.
정우 : 한 번 더.
준수, 공 던진다. 이번에도 턱도 없다.
점프. 아까보다 좀 더 준수 앞으로 나아가 있는 정우. (휘둘렀을 때 애를 치지 않을 만큼 떨어져야 함)
정우 : 자. 다시 한 번!
준수, 자기도 자존심이 있다. 공을 이리저리 굴려서 손바닥에 잘 쥐고, 제법 폼을 잡아, 던진다.
준수가 던지는 공이 정우에게 호박만하게 보인다.
정우, 이를 악물고 그 공을 받아 친다. 빡! 공 맞는 소리. 공 날아간다...
S#22. 인서트
하늘, 공 날아간다. 공이 하늘 끝까지 날아가듯 날아가 허공으로 사라지고,
잠시 후, 뽀레버 방망이도 하늘로 날아간다. 방망이도 이내 허공으로 사라진다.
S#23. 인서트
날아가 떨어지는 방망이. 호수 한가운데로 철퍽 빠져 영영 모습을 감추고 만다....
방망이 빠진 호수 위가 파문이 일다가 이내 잠잠해진다....
S#24. 조사실 (밤)
홍회장과 기훈이 선 채로 마주보고 서 있다.
아까 기훈의 조사 내용을 기록하던 사람이 문간에 서 있다.
그사람 : 두 분 대화내용은 다 녹음되고 기록될 겁니다.
기훈 : (홍회장을 보면서) 네.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그사람 : (나간다)
기훈 : 저랑....여기서 이렇게 보게 되셨네요.
홍회장 : .....
기훈 : ..... 괜찮으세요?
홍회장 : 어때보이냐.
기훈 : ..... 힘드시죠?
홍회장 : 쉽진 않다.
기훈 : 붙드시는 것보다 놓기가 훨씬 더... 힘드세요 아버지?
홍회장 : 너는 어떠니..?
기훈 : 전, 쉬워요. 아는 건 안다구 말하구, 모르는 건 모른다구 말함 되니까요.
홍회장 : .....
기훈 : 아버지....
홍회장 : ......
기훈 : 아버지랑 같이 살구 싶어요.
홍회장 : ......
기훈 : 진심이에요....(눈물 고인다)
홍회장 : .......
기훈 : 한번이라두 온전하게 내 아버지이기만 했으면 하구 바랬던 적, 많아요.
홍회장 : (조금 글썽인다, 기훈의 눈이 보이지 않는 쪽으로 조금 돌아선다)
기훈 : 사실을 인정하면 어떻게 되시는 건지, 알아요. 수감되셔야 할 거구, 얼마나 오랫동안 그 안에서 지내시게 될지두
짐작조차 힘들어요. 아들이 아버지한테 감옥살일 하시라구 말하는 거, 남들이 보면 패륜일 테지만, 제가 기다려드릴게요.
예쁜 계집애랑 같이, 아버지 모시구 살집 마련해서, 기다릴게요. 계집애두, 그렇게 한다구 약속했어요.
홍회장 : .....
기훈 : 저 말구는 아무것두... 붙잡지 마세요 아버지... 네?
홍회장 : (조용히, 어깨가 들썩인다, 기훈에게서 등을 돌린 채, 소리나지 않게 흐느끼고 있다).....
기훈 : (그런 홍회장에게 다가간다)...
홍회장 : (들썩들썩, 소리는 안나는데 어깨 들썩임이 조금씩 더 커진다)
기훈 : (아버지 손을 찾아서 쥔다)
홍회장 : ....
기훈 : (그 손을 꽈아악 쥔다)......
홍회장의 손을 찾아쥔 기훈의 손등 위로 홍회장의 눈물이 후두두둑 떨어지고 있다.
아버지를 따뜻하고 아픈 눈으로 보고 있는 기훈 ......
S#25. 은조의 방 (밤)
은조, 쭈그리고 앉아서 손톱이나 물어뜯고 있는데 쿵쿵, 달려오는 소리.
문 벌컥 열리고 효선이 휴대폰을 들고 들어선다.
효선 : 어른들이, 홍주가에 주식 넘기려던 거 다 취소하셨어. 벌써 넘긴 분 들두 다 회수한대.
은조 : (반가운 소식이다, 쭈그리고 있던 몸을 펴서 효선을 바라본다) ..그래?
효선 : (휴대폰 흔들면서) 지금 전화받았어. 이게 무슨 일이야?
은조 : 기사 보셨겠지....
효선 : 나 지금 마음이 급해.
은조 : (본다)
효선 : 기훈오빠가 이걸 알까? 이걸 알구 있음 정말 마음이 가벼워질 텐데. 그럼 참고인 조사 받을 때
훨씬 마음 편하게 할 수 있을 거야. 나 내일 아침 일찍, 서울 갈래. 기훈오빠 만나러. 같이 안가줄래?
은조 : ......
효선 : 같이 가주면 안 돼? 내 얼굴 먼저 보면, 기훈오빠가 힘들어할 거야.
은조 : (일어난다, 효선 앞으로 간다) 효선아, 내가 만약에 말야....
효선 : .....
은조 : 그러니까 내가,
효선 : .....
은조 :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는)....
은조(N) : 내가 나만 생각하며, 나 하고 싶은 대로 해버리면 어떻게 할래...하고 묻고 싶었다..
효선 : (은조를 보고 있다).....(은조가 자기와 함께 기훈을 만나러 가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은조 : (보면서).....
은조(N) : 그런데, 나한테 다 뺏겼다는 이 아이, 아무것도 자기 것은 남아있지 않다는 이 아이 앞에서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은조 : 같이....가줄게.
효선 : ...... 고마워.
은조 : .......
효선 : ......
S#26. 사랑채 마당 (밤)
은조, 안채에서 사랑채 마당으로 나온다.
기훈과 정우의 방쪽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은조.
S#27. 기훈과 정우의 방 (밤)
불 꺼져있고, 깨끗하게 비어있다.
S#28. 사랑채 마당 (밤)
은조, 방쪽을 보다 돌아서는데 해진, 대문에서 툴툴대며 들어선다.
해진 : 아 나 원참 자식이 별안간 무슨 일이야....
은조 : .....?
해진 : (은조를 보더니 주머니 부스럭거리며 가까이 온다) 어 마침 잘 됐네.
은조 : 네?
해진 : (반으로 접힌 메모지 준다) 정우가 이거 준수 큰누나 주래요.
은조 : ?
해진 : (자기 방 쪽으로 가면서) 아니 예고편두 없이 짜식이 의리두 찜쪄먹구서 갑자기..(뭐라고 웅얼웅얼하면서 사라지면)
은조 : (메모지 펼쳐본다)
S#29. 인서트
메모 내용 -
“내가 어디에 있든, 그리고 누나가 어디에 있든, 내 마음 속에서 여자는 누나 하나다.
누나가 뭘 하든 누나를 응원한다. 필요하다고 하면 언제든 달려온다. 기억해라.” (정우 음성과 함께)
S#30. 사랑채 마당 (밤)
은조, 메모지 읽으면서, 그제야 생각난 정우에 대한 미안함과 안타까움으로,
시선을 방쪽에 두었다가, 다시 메모지에 두었다가 한다....
S#31. 해진의 방 앞 (밤)
해진, 툇마루에 서서 은조를 내려다본다.
은조 : 어디루 간다구 해요? 지금, 어느 쪽으루 갔어요?
S#32. 운학루 앞 (밤)
은조 뛰어나온다.
은조 : (신음처럼) 정우야....
어디론가 방향을 잡아 뛰는 은조.
S#33. 버스 정류장 (밤)
(강숙이 운학루를 떠나며 앉아있던 그 버스정류장이면 좋겠는데요)
정우, 해병대 가방 의자에 놓고 앉아있다.
S#34. 동네 일각 (밤)
뛰는 은조.
S#35. 버스정류장 (밤)
앉아있는 정우.
S#36. 버스 정류장 근처 (밤)
은조, 뛴다. 정류장을 향해.
정우, 반대 방향을 바라보면서 앉아있다.
은조, 정우가 보이자 목청껏 외친다.
은조 : 정우야--- 정우야----
정우, 은조의 목소리에 놀라서 뒤를 돌아본다.
은조가 멀리서 뛰어오고 있다.
정우, 벌떡 일어난다.
정우 : ....... 띠지 마라! 엎어진다!
정우, 마주 뛰어간다, 날쌔게 짐승처럼.
순식간에 은조 앞에 와서 서는 정우.
은조, 숨을 헐떡인다.
정우 : 와 띠다니나? 숨차구로!
은조 : (본다)... 어디 가? 갈 덴 있어? 갈 데나 있어서 가는 거야?
정우 : 걱정 마라. 갈 데 많다. 오라는 데가 없어서 그렇지.
은조 : 까불지 말구, 집에 가자. (정우 손 잡아 끌고 가려고 한다)
정우 : (은조의 그 손 잡아서 확 당겨 껴안아버린다)
은조 : ......
정우 : (안고).... 이래 한번 안아보고 싶었는데... 감히 몬그랬다...
은조 : .....
정우 : 지금 내가 니 놔주모 내 때릴 기제?
은조 : .....
정우 : 개안타. 한 대 맞고 가지 뭐.
은조 : .....
정우 : 잘 있그라... 이래 나와주가 고맙네...
은조 : .....
정우 : 으데 가서 밥 안 굶는다, 내 걱정 마라.
은조 : .....
정우 : 니... 잘 못 살몬 내가 바로 안다. 니가 내 필요하다 싶으모, 내가 바로 알 기라고.
은조 : .....
정우 : 내가 니한테, 하던 일 작파하고 단숨에 띠오게 하지 않을라모..니... 잘 살으래이.
은조 : .....
정우 : (놓는다)
은조 : (본다, 마음이 아파서, 눈물이 고여있다) 이렇게 어떻게 보내니, 내가 너한테 해준 게 없는데. 다음에 가.
누나가 이자붙여 불려놓은 니 통장두 가져가구, 그리구 누나가 뭐라두 너한테 해주게 된 다음에, 그때 가. 응?
정우 : (도리도리) 맡아둬라.
은조 : .....
정우 : 니 필요하모 쓰고. 안 필요하모 계속 뿔리주고.
은조 : .....
정우 : 으데 가든지 내는, 니하고 있다. 알제?
멀리서 버스 온다.
정우, 휙 돌아서 은조가 뭐랄 겨를도 없이 버스를 향해 뛰어간다.
정말로 순식간에, 의자에 놓아두었던 해병대 가방을 휙 둘러메고,
열린 버스 문으로 후다닥 올라가 사라지는 정우.
은조, 그저 망연하게 그런 정우를 바라본다.
정우가 탄 버스가 은조를 지나 휙 사라져간다.
은조, 그 버스의 움직임을 따라 눈물이 가득 고인 눈을 따라보낸다.
버스 뒷창문으로 정우가 달라붙는게 보인다.
정우, 세상에 다시없는 환한 얼굴로 은조를 향해 입이 찢어져라 웃어보이며 손을 흔들고 있다.
점프
은조, 버스정류장에 혼자 서 있다.
은조(N) : 저렇게.... 떠나면 되는 거였다....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정우처럼, 저렇게 간단하게, 웃으면서 떠나면 되는 거다....
S#37. 은조의 방 (새벽)
장농문을 여는 은조. 오래 전 집을 떠날 때 꺼냈던 그 가방이 보인다.
은조, 그 가방을 꺼낸다. 그 위로
대성(E) : 날 의지해도 좋다....
은조 : .....
은조(E) : 나한테.... 기대. 이제 그쪽이 나한테.... 기대라구.... 응?
은조 : .....
은조의 전화벨이 울린다.
은조, 화들짝 하며 전화를 본다. 기훈이다.
전화벨이 오래도록 울린다. 망설임 끝에 전화 열어 귀에 댄다.
기훈(E) : 지금.... 집에 간다.
은조 : .....
S#38. 달리는 택시 안 (새벽)
택시에 실려있는 기훈, 은조에게 전화하고 있다.
기훈 : 조사 마치구, 지금 너한테 간다구.... 은조야.... 은조야?
S#39. 은조의 방 (새벽)
은조, 전화를 귀에 바짝 대고, 기훈의 목소리를 숨죽여 듣고 있다.
기훈(F) : 은조야.... 듣구 있어? 은조야?
은조 : 어.... 듣구 있어...
기훈(F) : 왜 말을 안해 임마, 목소리가 얼마나 듣구 싶었는데....
은조 : .....
기훈(F) : 나 잘 했어.... 니 생각하면서, 잘 겪었어. 칭찬해줘.
은조 : (그렁그렁)....
S#40. 달리는 택시 안 (새벽)
기훈 : 칭찬 좀 해줘 임마... 잘했다구 해 줘.
은조(F) : 그래... 잘했어.
기훈 : 아버지두 만났어.
은조(F) : 그래... 잘했어.
S#41. 은조의 방 (새벽)
기훈(F) : 손... 아버지 손두, 잡아드렸어.
은조 : 그래.... 잘했어.... 참 잘했어.
기훈(F) : 꽉, 아주 꽉 잡아드렸어.
은조 : 잘했어....
기훈(F) : 은조야...
은조 : 어....
기훈(F) : 보구 싶어...
은조 : .... 어....
기훈(F) : 나 지금 간다... 너한테.
은조, 고개 돌려서, 열어놓은 장농을 본다. 꺼내져 있는 가방도 본다....
기훈(F) : 은조야....
은조 : (가방 보며) 어....
기훈(F) : 나, 배고파.
은조 : (가슴이 찢어지게 아프다)..... 어.
S#42. 달리는 택시 안 (새벽)
기훈 : 나 너한테 간다 지금... 내 못된 계집애한테...
기훈, 웃는다. 그 미소 위로 (F. O)
S#43. 기훈과 정우의 방 (새벽)
은조, 푸르스름한 기운이 들어오는 방 안으로, 어린 시절 집을 떠날 때처럼 그 가방을 매고 들어온다.
정우도 기훈도 없는 방.
은조, 주머니에서 편지를 꺼내, 기훈의 침대 위에 놓는다.
방안을 둘러보는 은조.
S#44. 운학루 앞 (새벽)
은조, 대문을 나선다. 텅 빈 길.
은조, 잠시 뒤를 돌아본다.
가방 고쳐매고, 앞을 보고 걷기 시작하는 은조. (F. O)
S#45. 기훈의 방 (아침)
은조가 남겨놓은 편지를 선 채로 읽고 있는 기훈......
기훈의 팔을 축 늘어뜨린다.
기훈이 손가락 사이에 쥐고 있는 편지가 살짝 보인다.
스페인어로 딱 한 줄. “효선이를 잘 부탁해.”
은조(E) : 효선이를 잘 부탁해. (F. O)
S#46. 기훈의 방 (아침) (#45와 같은 날, 조금 후)
효선이와 마주해있는 기훈.
기훈은 의자에 앉아있고, 효선은 기훈 앞에 서 있다.
효선, 파르르 떨고 있다.
효선 : 언니가.... 날 버리구 갔어....
기훈 : ..... (멍하다) (F. O)
S#47. 안채 마당 (며칠 후)
마당의 화분 같은 걸 손보고 있던 강숙, 뒤돌아서 기훈을 보고 있다.
기훈, 강숙에게 정중하고도 애가 타게 은조의 행방을 묻는 중이다.
강숙 : 몰라요. 집 나가는 딸년이 행방 알려주구 나가는 거 봤어? (뭔가 알고 있지만 일부러 감추는 듯한)
기훈 : 은조가, 저랑 약속을 했었어요. 갑자기 이러는 이유, 납득이 가지 않아요. 은조, 어디루 갔는지, 알구 계시죠?
강숙 : 글쎄 모른다구!
강숙, 안으로 들어가버리고,
기훈, 안타까운 얼굴로 그런 강숙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F. O)
S#48. 도가 마당 / 도가 앞 (몇 달 후)
여름. 매미가 맹렬하게 우는 소리.
대성참도가의 로고가 박힌 박스들이 줄줄이 트럭에 실리고 있다.
S#49. 도가 마당
여름. 매미가 맹렬하게 운다.
직원들이 대성참도가의 로고가 박힌 박스들을 줄줄이 트럭에 싣고 있다.
해진이 빨리 빨리 나르라고 독촉하는 모습이 보인다.
S#50. 도가 사무실
효선, 전화를 받고 있다.
효선 : 아 그게 왜 그런거냐 하면요, 공장에서 대량생산되는 대성참탁주랑, 저희 도가에서 전통적인 방식으루 소량 생산하는 탁주랑은
맛이 좀 달라요. 도가에서 생산하는 건 국내 특급호텔루 납품되는 거라서, 가격두 다르구요... 예 그렇죠.
저희 탁주를 호텔에서 처음 접하시구 난 다음에 일반 마트에서 저희 탁주를 드셨으면, 당연히 맛이 좀 덜 하다구
느끼실 거예요. 그런데요 고객님, 마트에서 파는 탁주두 맛있어요. 신문 보셔서 아실지 모르겠지만
저희 탁주는 곧 전통주 무형문화재 표창을 받게 돼 있어요....네...네...네 고맙습니다.
효선, 전화 끊고 지친 얼굴로, 책상 옆에 놓아둔 탁주를 병째 집어서 마신다.
들어서는
기훈 : (담담하고 일상적인 말투) 맛을 알구 마시는 거야? 혀가 맛을 느끼는 거냐구?
효선 : (꿀꺽 삼키고, 기훈을 보고, 웃는다) 아니. 그냥 시원하라구 마시는 거야.
기훈 : 다섯 시에 일본 바이어 미팅이 내일 오전으루 미뤄졌어. (휴대폰 꺼내 내일자 일정 확인한 후 다섯 시 일정 수정하고
날씨 체크한다) 내일 아침부터 비올지 모르니까 우산 챙겨. 우리 도가 로고 박힌 우산 있지?
그거 챙겨서 바이어들한테두 하나씩 나눠주구.
효선 : 그래? 그럼 오늘은 미팅이 없단 말이지? 알았어 오빠.
기훈 : (나간다)
효선 : 어디 가?
기훈 : (가면서) 공장. 여름이라 주문이 정신없이 밀려든다.
효선 : (어쩐지 쓸쓸한 느낌으로 그런 기훈의 뒷모습을 본다)
S#51. 서울 어느 거리 (서울 힘들면 포천 일대의 어느 건물도 괜찮습니다)
효선, 종종걸음으로 어딘가를 향해 가면서 통화중이다.
효선 : 확실한 거야? 이번엔 정말 확실한 거냐구?
나미(F) : 내가 직접 본 게 아니니까 난 말 못하지 야. 우리 동창 장예린이 니네 언니랑 같은 대학 다녔잖아.
걔가 어디서 그렇게 들은 모양이더 라구. 분명히 구은조라구 들었대.
효선 : (건물 앞에 다 왔다) 알았어. 끊어 나미야, 나중에 전화할게?
효선, 전화 끊고 건물을 올려다본다.
서둘러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다말고 효선, 문득 멈춘다.
다시 돌아나와보는 효선.
기훈의 차가 길 건너편에 서 있다.
효선 : ......
효선, 잠시 복잡한 얼굴이 스치고, 혹시? (혹시 기훈과 은조가 만나고 있나? 하는 생각) 하는 마음.
효선, 건물 안으로 뛰듯이 들어간다.
S#52. 건물 안 복도
효선, 걸어와 어느 문 앞에 선다. <**화학 미생물 연구소>라는 문패 보인다.
효선, 노크한다.
S#53. 연구소 안
효선, 들어오면, 기훈, 연구소 직원으로 보이는 남자(30대쯤)와 얘기 중이다.
기훈 : .... 그러니까....
남자 : 예. 제가 구은조에요.
기훈 : ..... 선생님 성함이 정말... 구은조라구요....
남자 : (답답하다는 듯) 그렇다니까요. (스탠드형 옷걸이에 걸린 가운을 꺼내 이름표 보여준다. 구은조라고 박혀있다)
봐요, 이거 내 가운인데, 구은조, 맞죠. 나라니까요?
기훈 : ..... 네, 알겠습니다. 실례했습니다.
기훈, 인사하고 돌아선다.
효선이 거기 서 있다.
기훈 : ....
효선 : ....
S#54. 연구소 근처 공원
기훈과 효선, 공원을 천천히 걷고 있다. 둘 다 쓸쓸한 얼굴이다.
효선 : 그럼 오빠두 시간 날때마다 언닐 찾아다녔던 거구나..
기훈 : 가끔, 구은조란 사람을 찾는 젊은 여자가 나보다 먼저 다녀갔었단 얘길 들었어. 너라구 짐작했었어.
효선 : 아빠, 표창 받게 됐잖아.... 그 전에 언닐 찾아서, 꼭 언니가 받게 하구 싶어서.
기훈 : .....
효선 : (서서) 오빠.
기훈 : (부르는 소리 못듣고 계속 같은 속도로 앞으로 간다)
효선 : (그런 기훈을 본다)....(잠시 서서 보다가 따라간다)...(기훈의 팔꿈치를 잡는다) 오빠.
기훈 : (그제서야 서서, 본다) 어.
효선 : 오빠 혹시...
기훈 : 어...
효선 : 언니랑 무슨... 약속같은 거... 했었어?
기훈 : .....
효선 : 괜찮아, 말 해.
기훈 : .....
효선 : 우리집에 처음 온 날처럼 다시 시작해보자구 했던 내 말, 아무말두 없이 받아들였던 거....
내 뜻하구 오빠 뜻이 똑같지 않다는 건 바루 알았어.
기훈 : .....
효선 : 약속같은 거....했었어 혹시?
기훈 : ..... 그래.
효선 : (팔꿈치 잡은 손이 툭 떨어진다).....
기훈 : ......
효선 : 그런데 왜.... 내가 첨부터 다시 시작하자 그랬을 때, 그 말, 안했어?
기훈 : 생각하느라구.
효선 : 무슨, 생각?
기훈 : 은조가 편지로, 널 잘 부탁한단 말을 남겼어.
효선 : .....
기훈 : 널 부탁한다는 게 어떤 뜻인지 알 수가 없어서, 생각하구 또 생각하느라구 아무 말두 못했어.
은조가 돌아올 때까지 가능하면 널 지키구 돕는게 은조가 바라는 건지, 아니면,
효선 : 오빠 그만 말해.
기훈 : (본다)....
효선 : 그만 해두 돼.
기훈 : .....
효선 : 됐어..... 다 알겠어.
기훈 : .....
효선 : 은조.... 찾자. 죽을 힘 다해서.
기훈 : ....
효선 : 따루따루 찾지 말구, 둘이 힘 합쳐서 죽어라 찾아보자구. 그게 더 빠르지 않겠어?
기훈 : ..... 그래, 그러자. (걷기 시작한다)
효선 : (복잡하고 애잔하게 바라보다가) 오빠 너!
기훈 : (본다)
효선 : (어깃장 놓듯) 오빠 너 지금 나한테 실연당한 거야. 왜 아무렇지도 않아?
기훈 : .....
효선 : 내가 오빠 널 뻥 찬 거라구 이 인간아! 오빠가 관옥같아? 어디가 관옥같아? 대체 어디가?
이렇게 차가운 관옥두 세상에 다 있어?
기훈 : (효선을 보며, 웃어보인다).....
효선 : 웃지 마!
기훈 : (계속 따뜻하게 웃는다).....(다가간다)....(효선의 머리 쓰다듬어준다)
효선 : ...... 혹시... 언니 만나게 되면, 당분간 오빠...집 떠나줘.
기훈 : ......
효선 : 좀 헤어져 있다가 한참만에 봐야... 형부 같을 거 아냐....
기훈 : 그래.... 그럴게.
효선 : ...... 은조.... 보구 싶어....
기훈 : 그래... 나두...
효선 : ....
기훈 : ....
S#55. 아까 그 연구소
은조 문 열고 들어와서 스탠드형 옷걸이에 걸린 가운을 꺼내 입는다.
아까 그 남자, 책상에 앉아있다가 못마땅한 듯 은조를 본다.
남자 : 이봐요. 아니 나한테 뭐 이런 일을 시켜요?
은조 : 죄송해요. 퇴근하세요. 실험실 갔다와서 나머진 제가 다 할게요.
남자 : (다 한다는 말에) 아니 뭐 꼭 그러란 말은 아니지만,
은조 : 데이터 정리 저 잘해요. 그러니까 저 믿구 가세요.
실험실 쪽으로 사라지는 은조.
남자, 은조 사라지는 것 보고 냉큼 일어나 가방 집어든다.
S#56. 연구소 건너편
기훈과 효선, 세워둔 기훈의 차 앞으로 온다.
기훈, 효선에게 차 문 열어준다.
효선, 차에 타고, 기훈, 운전석 쪽으로 오는데,
건너편에서 남자가 건물에서 나와 휴대폰을 걸면서 이쪽으로 길을 건너오고 있다.
남자 : (기훈 옆을 스쳐 지나면서) 여보세요? 저 연구소의 전호성입니다. 예 안녕하셨어요? (하고 스치고)
기훈 : (운전석으로 올라탄다)
S#57. 자동차 안
기훈, 벨트 매고 차 시동 거는데, 차 앞쪽으로 걸어가는 남자의 모습이 보인다.
기훈, 무심히 보고는 차 출발시키는데
효선 : 저 남자, 언니랑 동명이인인 그 남자 아냐?
기훈 : 어, 그러네.
기훈, 갑자기 화들짝 하며 차를 급정거시킨다.
효선 : (놀라는)...... 왜?
기훈 : .......
S#58. 연구소 안
은조, 실험실에서 나와 가운 벗어 스탠드형 옷걸이에 다시 걸어둔다.
곧바로 남자가 앉았던 책상 앞으로 앉아 데이터 작업을 시작하는 은조.
은조의 전화벨이 울린다.
은조, 보고, 전화 받는다.
은조 : 응 엄마.
S#59. 강숙의 방
강숙 : (은조에게 전화) 김치 안떨어졌어?.
은조(F) : 아직 많아.
강숙 : 그거 해다 준 지가 언젠데 여직 많다 그래? 밥 안먹구 다녀?
은조(F) : 먹구 다녀. 먹구는 다니는데, 엄마 김치는 맛이 너무 없어, 손이 잘 안간다구.
강숙 : 이게 근데... 야 근데 너 나 언제까지 고문시킬 거냐? 나 준수 데리구 아예 너한테 얹히러 가리?
효선이가 날마다 날마다 너 찾으러 다닌단 말야 이것아! 아주 못 보겠어!
S#60. 연구실
데이터작업 하면서 전화받던 은조, 휴대폰 귀에 대고 책상 앞을 떠나면서 다시 실험실 쪽으로 움직인다.
은조 : 엄마. 전화 끊어. 나 바빠.
은조, 휴대폰 끊고 다시 실험실 안으로 들어간다.
은조가 실험실 안으로 사라지고 나면, 출입문 노크 없이 열린다.
기훈 들어선다. 가운은 제자리에 걸려있고, 책상 앞만 비었다.
기훈 : .....
실망해서 다시 문 닫고 나가는 기훈.
잠시 후 은조가 실험실에서 나와 다시 책상 앞으로 가고......
S#61. 도가 사무실 (밤)
기훈, 컴퓨터 앞에 앉아 굳은 얼굴로 작업하고 있다.
문득 책상 밑에서 무언가 발견하는 기훈. 주으려고 팔을 뻗는다.
이윽고 기훈의 손에 쥐어지는 것. 은조가 늘 달고 다니던 빵이다.
기훈, 그걸 만지작, 하는데....
기훈의 전화벨이 울린다.
기훈 : (보고, 받는) 어 효선아.
효선(F) : 오빠, 나 지금 바이어 만나구 나오는 길에 서점에 잠깐 들렸는데.. 과학잡지에 효모 관련 짧은 글 하나가 실렸어.
근데 기고자는 언니 이름이 아닌데, 아무리 생각해두 언니가 쓴 거 같아.
기훈 : .....?
점프
기훈, 휴대폰으로 전자책 주문한다.
액정에서 바로 전자책 읽어내려가는 기훈...... 기훈의 얼굴 위로.
효선(F) : 오빠, 그리구, 그 소속 연구소 이름이, 우리가 갔던 그 연구소야. 어떻게 된 거야? 응?
기훈 : (액정 읽어내려가면서).....
남자(E) : 저 연구소 전호성입니다.
벌떡 일어나는 기훈.
S#62. 연구소 앞 복도 (새벽)
은조 하품하면서 연구소에서 나와 문 닫는다.
문 잠겼는지 잘 확인하고, 다시 하품하면서 걸어나오는 은조.
S#63. 연구소 건물 앞 (새벽)
동터오고 있고, 은조, 건물 안에서 나온다.
길을 건너려는 은조, 차가 와서 못 건넌다.
은조, 문득 맞은편 길을 보다가 소스라치게 놀란다.
기훈이 떡 하니 서서 은조를 보고 있다.
은조 : ....
기훈 : ....
은조, 뒤돌아 아무 데로나 뛴다.
기훈 : (버럭!!) 은조야!!
은조, 못 들은 척, 뛰고 있다.
기훈, 은조 쪽으로 움직인다.
은조, 모퉁이 돌아 뛰는데 갑자기 뒤쪽에서 끼이이이익- 쾅! 하는 소리.
은조, 멈칫......
불안감이 은조의 얼굴을 마구 스쳐가고 은조 다시 오던 길로 내처 뛰어간다.
S#64. 연구소 건물 앞 (새벽)
은조, 달려온다. 기훈이 서 있던 자리를 본다. 거긴 비어있다.
그런 은조의 어깨에 손을 얹는 누군가.
은조, 놀라서 돌아보면 기훈, 은조의 어깨에 손을 얹고 있다.
은조 : .....
기훈 : ....
은조 : (얼빠져서)....
기훈 : ......
기훈, 손을 은조의 어깨에서 은조의 손으로 가져간다.
은조의 손을 꽈악 잡는 기훈.
은조, 멍한 채로 기훈이 끌고 가는 채로 딸려간다.
S#65. 공원 (아침)
효선과 기훈이 걸었던 그 공원.
기훈, 은조와 마주 서 있다.
기막히고, 황당하고, 화가 나고, 그러면서도 은조가 반가운 기훈.
기훈 : 너......
은조 : ......
기훈 : 너 어떻게.....
은조 : .....
기훈 : 얼마나..... 보구 싶었는데..... 얼마나.....미치게.....
은조 : ......
기훈 : 얼마나 찾아다녔는데 임마!!
은조 : ...... (그렁그렁하며) 네 번째 할 말은... 뭐였어?
기훈 : ...... 뭐?
은조 : 엠엠엠에게 할 말. 네 가지 중에서, 세 가지만 말하구, 네 번째 건 다녀와서 말해준다 그랬는데... 말 안했잖아.
기훈 : 듣구는 싶어?
은조 : ....... 내가 영영 그걸 못듣구..... 죽을 수두 있었어....... 그쪽이 사고 난 줄 알았다구.
기훈 : (그렁그렁).....
은조 : 네 번째 말... 뭐였어?
기훈 : 뭐겠어...
은조 : (버럭) 뭐....뭐냐구....빨리...빨리 말하라구! 죽기 전에 빨리 말 해!
기훈 : (버럭) 사랑해!
은조 : .....
기훈 : ..... 이 나쁜 기집애야..... 사랑한다구.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으스러져라 껴안고 키스하는 두 사람.. (F. O)
페이드아웃되는 화면 위로
은조(E) : 엠엠엠은 뭐야?
기훈(E) : 미 말로 무차차. 내 나쁜 계집애.
그 소리 위로 우레 같은 박수 소리.
S#66. 경기도청 앞 (다른 날)
해진을 비롯한 대성참도가의 전 직원이 떠들썩 웃으면서 도청을 나선다.
직원들 뒤로 강숙이 준수와 손을 잡고 나온다.
강숙 뒤로, 은조와 효선, 상패 받아들고 나온다.
상패는 은조의 손에.
저 앞에서 기훈이 기다리고 있다.
기훈이 웃고 있다. 은조가 마주 웃고 있다.
효선도 기훈을 보며 웃는다.
더 활짝 웃어 보이는 기훈.
S#67. 대성의 서재
효선과 은조 들어온다.
대성의 사진 앞에 표창장 펼쳐서 놓아두는 은조.
은조, 효선을 본다. 효선, 은조를 본다.
효선 : 아빠 앞에서...고백할 말 없어?
은조 : .....
효선 : 뭘 고백하란 건지, 몰라?
은조 : .....
효선 : 나 너... 보구 싶었어.
은조 : .....
효선 : 너는?
은조 : 나두 너... 보구 싶었어.
효선, 은조의 손을 잡는다. 끌어당긴다.
은조, 어색하게나마 효선에게 끌려간다.
효선, 은조를 당겨 안는다. 은조, 마주 안는다....
두 아이의 어깨를 한꺼번에 안아주는 손이 있다.
대성, 두 딸을 안고 있다..... (F. O)
첫댓글 이것도 없네요ㅠ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