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귀촌생활은 매몰비용에서 벗어나기로부터
아웃테리어 울타리에 오일스텐을 칠했다. 오일스텐 컬러는 라이트월넛. 라이트월넛이라고 해도 나무의 질감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진한 편이다. 내게는 나무는 나무 고유의 컬러와 무늬를 드러내는 것이 최고선이다. 당연히 라이트월넛은 내 취향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이트월넛을 선택한 이유는 두가지 재활용 방부목과 새 방부목, 도합 세가지 컬러를 녹여내야 해서다.
비용절감과 자원재활용 목적은 십분 달성했지만 최선의 질감을 얻지 못한 아쉬움을 채우긴 어렵다. 해서 궁리한 것이 투명 오일스텐을 사서 섞어쓰기. 라이트월넛을 완화시킬 수 있었다.
이 경우는 재활용이기 때문에 잘못된 선택이 아니다. 하지만 도시생활에 익숙한 귀촌 초보는 잘못된 선택으로 귀촌생활이 꼬이는 경우가 많다.
나의 웃픈(웃기지만 슬픈) 사례. 집 앞 데크를 비로부터 보호하고자 값비싼 넥산을 설치했다. 위 사진 검은 차양막으로 덮여있는 반투명 재료다. 차양막에 감춰져있어도 대략 어떤 소재인지 어렵지 않게 감을 잡을 수 있을거다.
문제는 여름에 복사열이 장난이 아니라는 거다. 지구온난화와 겹쳐서인지 여름에는 다 그런건지는 몰라도 넥산 아래 달궈진 공기는 집안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야 할 정도로.
보완 1단계!
넥산 아래 30미리 스치로폴을 인 후 그 아래 합판으로 마감했다. 도색, 도배를 안했으니 딱 떨어진 마감은 아니다. 뜨거움이 완화되긴 했지만 '이젠 됐다' 할 정도는 아니다.
보완 2단계!
이번엔 넥산 위에 100% 차단율의 차광막을 두겹으로 덮었다. 위 사진에 보이는 상태. 뜨거움이 좀 더 완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이젠 됐다' 할 정도는 아니다.
보완 3단계!
차광막을 걷어내고 10밀리미터 두께의 열반사롤테이프(100밀리미터 스치로폴 단열효과와 맞먹는다고 함)을 깔고 다시 차광막을 덮었다. 뜨거움이 더 크게 완화되긴 했지만 아직도 '이젠 됐다'고 할 정도는 아니다.
보완 4단계 (공사 예정)!
넥산 위에 샌드위치판넬을 깔고 그 위에 아스팔트싱글로 깔끔하게 마감할 생각이다. 거의 완벽한 단열일 것이다.
얻은 교훈!
애초에 판넬로 시공했으면 세 번의 시공 품과 자재비를 투입할 필요가 없었다. 잘못된 넥산 선택을 합리화하려다 보니 수고와 자재비를 중복에 중복을 거듭해서 들여가면서 4년여 동안 보다 불쾌한 여름나기를 반복한 것이다.
전원주택 건축의 핵심은 단열이다. 단열은 건축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집장사의 건축은 원가절감형이기 때문에 매력적인 겉모양에 혹하게 할 뿐 속빈강정이다. 분양받은 사람은 그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오랜 세월을 들여 보완1, 보완2, 보완3...을 거듭한다. 결국은 주택 외곽을 단열재로 돌리고 마감한다. 애초 그리하면 될 것을 비용, 품, 불유쾌한 세월을 들인다.
매몰비용. 선택하고 실행한 뒤 발생하는 비용 중 회수할 수 없는 비용이다. 문제는 매몰비용이 아까워 이를 합리화하는 선택이 이어진다는 점이다. 자신의 선택을 합리화하려는 심리 때문일 것이다.
20년 전 일부 여유자금으로 주식투자를 한 적이 있다. 주식투자 요령 중 하나는 비인기주 손절매하고 인기주 팔자마라인데 나는 비인기주 원금보전 때까지 붙들고있고 인기주 얼른 팔아 이익실현했으니 결과는? OTL!
내가 매몰비용으로터 자유로워질 수만 있다면 성인 반열에 이를 것 같은데 죽기 전에 그럴 수 있을까? 에효~! 죽기 직전에 깨달으면 다행일 것이다.
첫댓글 앗! 좋은 정보입니다. 저도 렉산으로 돌리려고 했는데...다시 생각해야 겠네요.
복사열 고려하셔야 하지요.
그렇다고 판넬로 하면 집안이 꽤 어두워질 수 있고요.
결국 선택일 듯.
단열이 잘되어 있다면 렉산이 가장 무난?^^;
제 친구도 양평에서 집짓고 사는데~~도움이 많이 되겠어요~ 알려줘야겠어요^^
저도 저렇게 예쁜집 짓고 살고 싶은데~~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