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만하다.
물론
누구나 전부 그런 것도 아니고
아무하고나 편하고 부대낄 일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러저러한 인연들의 조합체로 보아선
그중 가장 편편하다 뭐 그 말씀이다.
암튼
이유야 어쨋거나
일년의 한 번 쯤,
그것도 연말이라는 핑계를 달고서야 만날 수 있는 모임이 반드시 있으니
이름하여 총 동문회 내지는 동창 송년회.
이제 웬만한 만남의 자리, 모임의 자리엔 선뜻 나가지지 않는
무설재 쥔장으로서는
역시 갈까 말까 망서려지는 마음이 오락가락이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까이 자리한 안성댁 친구 김순희 여사의 자청한 기사 역할에
미안한 마음을 담고
늦은 발걸음으로 길을 나선다.
그 밤 마실의 짧은 스케치...그러나
무설재 쥔장은 분명히 안성댁 맞다.
그 혼란스런 서울길을 나돌고 왔더니
기운의 파열음이 여기 저기서 아우성이다.
그러니까 이제 무설재 쥔장은
촌 아줌마, 안성댁이 정답이다.
굳이
워커 장군의 이름을 들먹거리지 않아도
언제나 유명세를 치르는 워커힐...그곁의 W호텔.
그 입구의 천사가 들어서는 마음을 자꾸 유혹한다.
어쩐지 천사인양 뒤돌아 봐지는 자신이다.
호텔 입구 역시 송년 분위기가 무르익고
안성댁들은 자꾸 이 춥고도 추운 날씨 속의
주차요원들의 불량 복장이 신경이 쓰이고 맘이 쓰여
눈길을 주고 따스한 인사 한마디 건네는 것을 잊지 않는다.
잠시
입구에서 만난 천사가 다녀간 듯
우리네 마음도 그렇게 열린다.
늘 있어왔던 행사이고 계속 진행될 행사이건만
매번 다른 느낌이 아닌
늘상의 기분....
어찌 새롭게 변신 모드 안될까나?
언제나 한결같음으로 무대를 장악하는 이주실 선배.
한 때
유방암으로 인생의 마무리 순간까지 임박했나 싶었으나
절대 절명의 순간에도 자신의 의지를 놓지 않은 강한 여인 그 자체...
그녀의 파리하던 몸과 마음에 새로운 기운이 돋는다.
게다가
그 와중에도 자신을 중심으로 세상 돌리기를 망서리지 않는
당당한 그녀를 만나니
새삼 그녀의 후배임이 자랑스러울 뿐이다.
어느 곳에서나
자신의 입지를 드러내지 않으며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조용한 경청자가 있음이니
한동안 여성부 장관을 지낸 이연숙님이 그러하다.
물론
수도 여고의 대선배님이기도 하고
우먼 파워의 세상 중심이기도 한 그녀지만
선배를 예우하는 아름다운 모습이 더욱 빛이 난다.
당연히 순서에 빠지면 섭섭할 성우 고은정 선배.
반가운 마음 조차 유머로 장악하니
그녀의 매력적인 목소리가 여전함이다.
한때
그녀의 이름 석자 박계형은 몰라도
"머무르고 싶었던 순간들" 이라는 소설을 모르면 간첩일 때가 있었다.
그 야들야들의 원조
세간의 입방아질을 무사히 넘나들던 그녀 박계형 선배님 역시
타국에서 부터 날아와 축사를 아끼지 않으니
도대체 동창이 뭔 일이요
동문의 힘이란 또 무엇인가 싶다.
하지만
너무 많은 세월의 흔적 앞에
마음이 뜨거워짐을 느끼겠다.
............그렇게 많은 동문들의 노력과 힘들이 모여
하나하나 인연을 엮어가니
그 힘이 실로 대단하다.
게다가
잊지 않고 찾아주는 이웃집 남정네
용산고등학교 선배님들의 아름다운 우정 또한
넘치고 넘쳐나니
우정이 애정인가 싶도록이다.
암튼
세얼이 흐르거나 말거나
여전히 변하지 않은 소녀시대를 간직하는 그녀들을 보노라니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삶의 한 단면 속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 고등학교 시절이 아닐까 한다.
늦은 발걸음 덕에 앞 부분의 많은 장면을 놓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인 시간
오를대로 물이 오른 흥, 엔돌핀 팍팍 도는 시간은 놓치지 않았음이니
그나마 다행이다.
24기 선배들의 흥겨운 댄스 댄스 파티...
그 힘에 이끌려 27기 친구들이 흥을 돋우고
재롱을 벌이는 와중...절대 빠지면 안되는 감초들이다.
다함께 그야말로 차차차...춤춤춤을 배우는 시간.
잠시라도 엉덩이에 바람이 들어가야 한다굽쇼?
모든 일정이 끝나고
각 기 별로 조촐한 모임을 진행 중이니
27기 역시 빠질 수 없음이다.
그리하여
분위기 있는 bar 입성하여 나름대로 무드 팍팍 올리고 올리고
취향껏 노래 부르고 댄스 댄스...
그 순간에도 잠시 잠깐 패션쇼...
손수 퀼트 솜씨를 뽐내며 만들어 입고 온 옷을 선보이는 그녀 전영숙.
그녀의 솜씨에 다들 혀를 내둘렀음은 말할 것도 없고
탐심이 저절로 상승기류를 타니
그 가방은 무사히 들고 갔을래나?
반드시 단체 사진은 필요하다?
뭐 그렇다고 뽀샾 처리도
크게 내보내주는 것도 아닌데
좌우지간 사진 찍는 것은 무지 좋아하는 대한의 아줌마들...
그래도 귀엽다.
다른 것은 몰라도
오늘이 있기까지 늘 앞뒤에서, 소리소문 없이
친구들의 진두지휘를 마다 않는 27기 대표 김영득 친구.
그 친구의 넘치는 에너지와
재치와 만발한 끼와 늘상의 애정이
덕분에
세상사는 맛의 진수를 느끼게 함이니
이제로 부터 그녀의 남은 날들이
더욱 맑고 푸르고 행복이 넘치는 날들이 되소서...
그리고...
무설재 쥔장에게 남겨진 것은
선배들로 부터 하사받은
아름다운 옷 두벌....
작은 일 하나 치르는 동안에도 시달리는 일은 천지간이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다란 행사를 아무런 사고 없이 무사히 잘 지뤄낸
선후배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면서
오늘의 찍사...여기까지.
첫댓글 에제 조신하게 있었더니 표가 나네 그려~! 피곤한데 수고가 많으셨소~! ^ ^
오늘은 조금 나아졌는감요?
오늘은 정상 회복이네엽~!
혹시~~ 댄스를 허하라~~!던 학교 인감요??~~ 참좋은 학교였던거 같네요~~ 어릴적 그책보고 글작가가 되겠다 생각했던 분이 이집 출신이군요 박계형 여사..서울서 시집오신 당숙모가 쬐끄만 조카에게 선물 했주었던 책이었는데요~~여기서 뵌다
그 당숙모 와우, 멋쟁이신가...아님 넘쳐남이던가? 댄스를 허하라....뭐 정답입니다. 그 댄스 덕분에 여러모로 흥이 났던 것은 사실이니까 말이죠. 역시 목소리 합창보다 위력은 강풍이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