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기경 성립된 불교 경전인 < 금광명최승왕경 > 제24 < 제병품 > 에는 '봄에는 가래 심화병이 나고 여름에는 풍병, 가을에는 황열, 겨울이면 세 가지 병이 한꺼번에 나니 봄에 나는 식품으로 떫고 뜨겁고 매운 음식을 먹고, 여름에는 미끈미끈하고 뜨겁고 짜고 신 것을 먹으며, 가을에는 차고 달고 미끈미끈한 것을 먹고, 겨울에는 시고 떫고 단것을 먹어라' 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이렇듯 건강을 위해 반드시 제철 음식을 먹으라고 강조하셨습니다.
사찰의 봄 음식을 배우기 위해
선재 스님을 찾았습니다. 스님은 주변에 만발한 봄 식재료로 몸과 마음을 건강하고 편안하게 해주는 음식을 선보여 주셨습니다.
◆ 선재 스님의 사찰음식 지상 강의사찰 음식은 마음을 다스리는 도구입니다일반적으로 음식이란 생명을 유지시켜 주는 것을 의미하는데, 자연식이나 채식은 생명 유지는 물론이고 건강까지 더해주는 음식입니다. 사찰음식은 자연식 기능에 정신까지 건강하고 맑게 성장시키는 기능을 수행하지요. 사찰음식을 '선식禪食'이라고 부르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풀어 말하자면 경상도 음식은 짜고 맵지요? 흔히 경상도 사람은 괄괄하고 급하다고 말합니다. 또 충청도 음식은 담담하고 간이 세지 않습니다. 충청도 사람은 말투에서 느낄 수 있듯 느릿하고 여유롭습니다. 지역에 따른 음식의 특징과 사람의 인격은 닮아 있습니다. 사찰에서는 오신채(마늘, 파, 달래, 부추, 흥거)를 금기하는 이유도 이런 음식이 자극적인 것을 쫓던 중생 시절의 탐욕과 비슷해, 수행 중에 먹으면 마음을 흩트려 번뇌망상을 일으키기 때문이죠. 다시 말해서 사찰음식은 채식, 자연식의 기능을 해주는 동시에 정신까지 건강하고 맑게 성장시키는 음식입니다. 즉 음식의 맛, 기쁨의 맛, 기의 맛 세 가지를 충족시켜주는 음식이죠.
자연의 리듬에 맞춘 제철 음식을 드세요사계절은 12달이며 한 달을 15일 간격으로 등분해 24절기가 만들어집니다. 15일 동안 날씨와 자연의 변화로 인해 식물과 과일, 곡식 등이 여물고 익는 시간이 달라지기 마련이어서 절기식이 생겼지요. 사람의 몸도 자연의 걸음걸이에 따라가기 마련인데,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면 병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이때 자연과 가까운 제철 음식을 먹으면 큰 도움이 됩니다. 봄이 되면 춘곤증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겨울 동안 활동을 줄였던 인체의 신진대사 기능이 봄을 맞아 활발해지면서 생기는 현상입니다. 봄나물에는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는 성분이 가득 들어 있어
춘곤증 예방에 좋지요.
이처럼 봄이 되면 사찰에서는 산과 들에서 캔 나물로 봄나물 밥을 하고 나물을 무쳐 반찬으로 만들어 먹죠. 또 지금이 아니면 구하지 못하는 나물을 캐서 장아찌를 만들어 두고 1년 내내 먹습니다. 초파일이 되면 각종 봄나물을 올려낸 비빔밥을 먹는데, 이는 봄나물이 지닌 땅의 기운을 받고 한데 비벼 먹음으로써 화합하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땅의 기운이 담긴 버섯과 햇살에 잘 여물은 대추를 미나리로 돌돌 말은 미나리초대를 함께 내기도 하지요. 또한 초파일에 먹는 볶은 콩은 콩의 양만큼이나 불법이 커지고 부귀영화를 누리기를 바라는 의미도 있답니다.
◆ 사찰의 봄 음식
모듬봄나물밥재료: 세발나물 70g, 취나물·
원추리 50g씩, 방풍나물·잔대순 40g씩, 쌀 3컵, 좁쌀 ½컵
양념장: 풋고추 2개, 홍고추 1개, 집간장 2큰술, 통깨 1큰술, 참기름 ½큰술
1 봄나물은 각각 다듬어서 깨끗하게 씻는다.
2 물이 끓으면 소금을 약간 넣고 향과 맛이 강하지 않은 나물부터 데쳐 찬물에 헹궈 물기를 짜고 나물이 길면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3 쌀에 좁쌀을 섞어 씻은 뒤 물을 부어 밥을 짓는다.
4 밥이 고슬고슬하게 지어졌으면 준비한 나물을 얹고 뚜껑을 덮어 살짝 뜸을 들인다.
5 다진 풋고추와 홍고추에 집간장, 통깨, 참기름을 넣어 양념장을 만든다.
6 나물을 밥과 골고루 섞어 밥을 푸고 양념장과 함께 낸다.
머위두부무침재료: 머위 200g, 두부 ½모, 고추장·된장 1큰술씩, 참기름·통깨 ½큰술씩, 소금 약간
1 머위는 줄기가 굵으면 껍질을 벗긴 뒤 깨끗이 씻고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데친 뒤 찬물에 헹구어 살짝 물기를 짠다.
2 두부는 물기를 짜고 칼등으로 곱게 으깬다.
3 두부에 고추장, 된장을 넣어 섞은 뒤 참기름과 통깨를 넣어 한 번 더 섞는다.
4 준비한 두부 양념에 머위를 넣고 두부와 고루 섞어 버무린다.
잔대순잡채재료: 잔대순 200g, 당면 150g, 느타리버섯 100g,
파프리카(초록· 빨강·노랑·주황) ⅓개씩, 마른 표고버섯 3장, 참기름·통깨 1큰술씩, 식용유·들기름·집간장·굵은소금 약간씩
당면 양념: 집간장·물 2큰술씩, 유기농 흑설탕 1큰술, 다시마 1장(5×5cm)
1 당면은 부드러워질 때까지 찬물에 불린다.
2 잔대순은 억센 부분을 떼고 깨끗하게 씻어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삶는다. 찬물에 헹궈 물기를 짜고 집간장 ½큰술을 넣어 무쳐둔다.
3 느타리버섯은 씻어서 먹기 좋게 찢고, 마른 표고버섯은 찬물에 불린 뒤 물기를 짜고 채 썬다. 달궈진 팬에 들기름을 살짝 두르고 느타리버섯과 표고버섯을 볶다가 집간장으로 간한다.
4 파프리카는 채 썰어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살짝 볶아 소금으로 간한다.
5 팬에 물을 붓고 집간장, 유기농 흑설탕, 다시마를 넣어 끓인다. 양념이 끓으면 불린 당면을 넣고 국물이 없어질 때까지 조린 후 준비해둔 잔대순, 버섯, 파프리카를 넣고 잘 섞는다. 마지막에 참기름과 통깨를 넣고 한 번 더 섞는다.
원추리장아찌재료: 원추리 400g, 집간장 1컵, 조청 ⅔컵, 물 1½컵
1 원추리는 어린 것으로 준비해서 깨끗하게 씻어 끓는 물에 소금을 넣어 데친 후 건져 찬물에 헹구지 않고 채반에 꾸덕하게 말린다.
2 간장에 물, 조청을 넣어 간을 맞추고 한소끔 끓인다.
3 꾸덕꾸덕하게 말린 원추리를 유리병에 담고 식힌 간장물을 붓는다. 일주일 후 간장물만 따라 끓이고 식으면 다시 부어준다. 간이 배면 그냥 먹어도 좋고 양념에 무쳐 먹는다.
머위장아찌재료: 머위 400g, 집간장·물 1⅔컵씩, 유기농 설탕·식초 ⅔컵씩
1 머위는 줄기가 자주색을 띠고 너무 굵지 않은 것으로 준비해 깨끗하게 씻어 물기를 빼고 장아찌 용기에 차곡차곡 담아둔다.
2 냄비에 집간장, 물, 설탕, 식초를 넣어 한소끔 끓인다.
3 간장이 식으면 준비해둔 머위에 부어 간이 배면 바로 먹는다. 일주일 후 간장 국물만 따라 한 번 끓여서 식힌 뒤 다시 장아찌 용기에 붓는다.
돌나물연근물김치재료: 돌나물 200g, 연근(中)·배(大) 1개씩, 대추 5개, 홍고추 1개, 고춧가루 2큰술, 소금 1큰술, 물 4컵
1 돌나물은 손질해서 깨끗하게 씻는다.
2 연근은 씻어서 껍질을 벗기고 0.5cm 두께로 썰어 소금 1작은술을 뿌려 버무린다.
3 배는 강판에 갈아서 고춧가루를 조금 넣고 색이 퍼지면 면포로 즙을 짜고, 물을 섞어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4 대추는 돌려 깎아 채 썰고 홍고추는 둥글게 썬다.
5 간을 맞춘 김치 국물을 소금에 버무려둔 연근에 붓고 잘 섞은 뒤 돌나물을 넣고 대추와 홍고추를 띄운다.
◆ 초파일 음식
미나리버섯강회재료: 미나리 20줄기, 느타리버섯(小) 20개, 대추(中) 5개 초고추장 고추장 2큰술, 식초 1큰술, 유기농 설탕 ½큰술
1 미나리는 잎을 떼고 줄기만 씻어 끓는 소금물에 데친 뒤 찬물에 헹궈 물기를 짠다.
2 느타리버섯은 씻어서 끓는 소금물에 데친 뒤 식힌다.
3 대추는 씻어서 돌려 깍은 뒤 4등분한다.
4 느타리버섯의 기둥을 약간 잘라내고 대추를 얹어 미나리줄기로 돌려 묶는다.
5 고추장에 설탕, 식초를 넣어 초고추장을 만들어 같이 낸다.
비빔밥재료: 밥 4공기, 도라지·느타리버섯 100g씩, 취나물 60g, 마른 표고버섯 6장, 새송이버섯 1개, 당근·애호박 ½개씩, 들기름·집간장·식용유·소금 약간씩
고추장: 양념장 고추장 6큰술, 조청 2큰술, 통깨 1큰술
1 고슬고슬하게 지은 밥을 준비한다.
2 도라지는 껍질을 벗기고 곱게 갈라서 소금에 주물러 쓴맛을 뺀다. 식용유를 약간 두른 팬에 볶아 소금으로 간을 한다.
3 느타리버섯은 먹기 좋게 찢는다. 불린 표고버섯, 새송이버섯, 당근, 애호박은 채 썬다. 팬에 기름을 두른 뒤 각각의 채소를 볶아 소금으로 간한다.
4 취나물은 끓는 소금물에 데친 뒤 찬물에 식혀 물기를 꽉 짜고 먹기 좋게 썰어 집간장, 들기름에 무친다.
5 고추장에 조청과 통깨를 넣어 잘 섞는다.
6 그릇에 밥을 담고 준비한 채소를 보기 좋게 돌려 담고 고추장과 함께 낸다.
에디터: 양연주 | 어시스트: 이원지 | 포토그래퍼: 권용상 | 요리: 선재스님(선재사찰음식문화연구원 cafe.daum.net/20060314)
첫댓글 감사합니다!좋은 글 잘보고갑니다
나무관세음보살 나무관세음보살 나무관세음보살_()_
항상 부처님께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