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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빠알리 삼장의 우리말 역경 불사의 산실인 초기불전연구원(원장 대림스님) 각묵 법사 스님께서 편찬한 「테라가타」(Theragāthā, 長老偈) 가운데, 「앙굿따라 니까야」 제1권 하나의 모음(A1:14)에 실려 있는 80분의 장로(존자)의 행장과 깨달음의 노래 등을 발췌하여 이야기 형식으로 꾸민 것임을 밝힙니다. 【아란나행자 김승석】
라훌라 장로(Rāhula thera)는 세존의 외아들입니다. 세존의 출가하시던 날 아소다라 대비의 모태를 통해 태어났습니다. 그는 많은 끄샤뜨리야 수행원들에 의해서 성장하였습니다.
그의 출가에 대한 이야기는 『마가왁가』에 전승되어 옵니다. 세존께서 깨달음을 증득하신 지 2∼3년 뒤에 부친 숫도다나(Suddhodana, 淨飯) 왕의 간청으로 고향 까삘라왓투를 방문하셨는데 그때 부처님의 아내였던 아소다라(뒤에 출가하여 ‘밧다 깟짜나’ 비구니로 불림)는 라훌라를 세존께 보내어서 상속분을 달라고 시켰습니다.
라훌라의 말을 듣고 세존께서는 사리뿟따 존자에게 라훌라를 출가시키게 하셨습니다. 무소유의 삶을 사시는 부처님이 아들에게 상속으로 줄 것은 출가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라훌라 존자를 출가시키면서 세존께서는 라훌라 존자에게 “다시는 태어나지 말라”라는 간곡한 말씀을 하셨다고 합니다.
부처님께서 라훌라를 가르치신 여러 경들이 니까야(아함)에 전승되어 옵니다. 그 중에서 라훌라 존자를 가르치신 최초의 경은 『맛지마 니까야』의 「암발랏티까에서 라훌라를 교계한 경」(M61)입니다. 그 요지는 이렇습니다.
한때 세존께서는 라자가하에 있는 대나무 숲의 다람쥐 성역(깔란다까니바빠)에 계셨는데 저녁 무렵 암발라티까에 머물고 있는 라훌라 사미에게 가셨습니다. 라훌라 존자는 멀리서 세존께서 오시는 것을 보고 자리를 마련하고 발을 씻을 물을 떠왔습니다. 세존께서는 준비된 자리에 앉아 발을 씻으시고 라훌라는 세존께 절을 올리고 한 편에 앉았습니다. 그러자 세존께서는 물 대야에 물을 조금 남기시고, 라훌라에게 질문하셨습니다.
“라훌라야, 너는 이 물 대야에 물이 조금 남아있는 것이 보이느냐?”
“보입니다. 세존이시여.”
“라훌라야, 고의로 거짓말을 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자의 사문의 덕성은 이 물보다도 적은 것이다.”
그리고는 세존께서 조금 남아 있던 물을 내다버리시고, 라훌라에게 두 번째 질문하셨습니다.
“라훌라야, 너는 조금 남아있던 물을 버리는 것을 보았느냐?”
“보았습니다. 세존이시여.”
“라훌라야, 고의로 거짓말을 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사람들은 그들의 사문의 덕성을 그와 같이 내다버린 것이다.”
이 경의 가르침은 출가사문은 진실을 말하고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세존께서는 ‘세숫대야의 비유’를 통해 라훌라를 엄하게 가르치셨는데, 이 가르침은 아소카 대왕의 칙령에서도 이 경의 일부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라훌라를 교계한 긴 경」(M62)에서 세존께서 라훌라 존자에게 다음과 같이 질문하셨습니다.
“라훌라야, 너는 거울의 목적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
“비춰보기 위한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라훌라야, 그와 마찬가지로, 몸으로 하는 행위는 되풀이해서 비춰본(성찰한) 후에 해야 하고, 말에 의한 행위도 되풀이해서 비춰본(성찰한) 후에 해야 하고, 마음에 의한 행위도 되풀이해서 비춰본(성찰한) 후에 해야 한다.”
주석서에 의하면, 이 경은 라훌라 존자가 18세의 사미 시절에 세존께서 교계하기 위해 설하셨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라훌라 사미가 아침에 탁발을 가기 위해 세존을 뒤따라가면서 발바닥부터 머리털까지 세존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는 세존의 몸에 32대인상이 새겨져 있음을 확인하고 자기의 몸도 살펴보면서 세존의 아들이므로 ‘나도 멋지다.’라고 생각을 하였다고 합니다.
세존께서는 라훌라가 자기 몸과 관련하여 세속적인 열망과 욕망을 일으켜 길[道]이 아닌 곳으로 들어간다고 생각하시고, 오온에 대해서 ‘이것은 내 것이 아니고, 내가 아니고, 나의 자아가 아니다.’라고 통찰하라는 가르침을 설하실 목적으로 ‘거울의 비유’를 든 것으로 해설하고 있습니다.
상좌부불교에서는 이를 “깔라빠에 대한 명상”이라고 부르며, 이런 명상을 시작해야만 위빠사나 수행자의 가문에 입문했다고 봅니다.
초기경전의 여러 곳에 이 몸뚱이는 32가지 부정한 물질로 가득 차 있는 양쪽에 아가리가 있는 자루와 같다고 비유해서 표현하고 있습니다. 즉 머리털 등 32가지 몸 부위는 여러 가지 곡식이 섞여서 자루 안에 들어 있는 것과 같다는 뜻입니다.
「염신경」(M119)에서 세존께서는 본경(M62)에서와 같이 몸에 대한 부정관不淨觀 명상을 반복해서 실천하고 닦고 거듭거듭 행하고 수레로 삼고 토대로 삼고 확립하고 강화하고 노력하라고 설하셨습니다.
몸과 마음이 환상과 같다는 진리를 깨닫기 위해 무상관 수행을 하라는 것이 세존의 가르침입니다. 몸뚱이는 지수화풍의 사대로 이루어져 쉼 없이 변화하고 마음은 이 몸뚱이에 결박돼 온갖 느낌, 생각, 갈망을 일으키니 이 또한 무상하다는 것입니다.
「라훌라 상윳따」(S18)에는 세존께서 라훌자 존자에게 설하신 22개의 경들이 들어 있습니다. 이런 라훌라 존자였기에 『앙굿따라 니까야』의 「으뜸 품」(A1:14)에서 세존께서는 그를 “배우기를 좋아하는 비구 가운데서 으뜸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라훌라 존자는 「라훌라를 교계한 짧은 경」(M147)을 통해서 아라한이 되었고 4개의 게송을 읊으셨는데, 본 게송은 오도송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본경(M147)에서 6근과 6경과 6식과 6촉을 조건으로 하여 일어난 느낌에 포함된 것이나 인식에 포함된 것이나 심리현상들에 포함된 것이나 알음알이에 포함된 것(수·상·행·식)은 항상(恒常)한가?, 무상한가? 하는 선택적 문답을 통해서 이들의 무상·고·무아를 체득하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이들에 대한 염오, 이욕, 해탈, 구경해탈지의 정형구를 말씀하시자 라훌자를 아라한이 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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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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