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각경 제9장. 정제업장보살장 - 3
선남자야,
어떤 것이 인상(人相)인가?
이른바
중생들이 (망령된) 마음으로 일으킨 것을 깨닫는 것이니라.
선남자야,
나[我]가 있다고 깨달은 이는
다시는 나를 인정하여 집착하지 않거니와
나가 아니라고 깨달았을 때의 깨달음도 그와 같으니라.
깨달음이
일체 증득한 것을 초월했다 하더라도
모두가 인상일 뿐이니라.
선남자야,
그 마음이 내지 열반을 원만하게 깨쳤다 하더라도
그것은 다 아상(我相)이요
조금이라도 깨달았다는 생각이 마음속에 남아있으면
진리를 증득했다는 생각을 모두 없앴다 하더라도
인상(人相)이라 하느니라.
선남자야,
어떤 것이 중생상(衆生相)인가?
이른바
중생들의 마음에 스스로 증득하거나
깨달음으로 미치지 못하는 것이니라.
선남자야,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나는 중생이다’라고 한다면
곧 그 사람이 중생이라 말한 것은
나[我]도 아니요, 남도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나니
어째서 나가 아니냐 하면
‘나는 중생이다’라고 했기 때문에 곧 나가 아니요
어째서 남이 아닌가 하면
‘나는 중생이다’라고 했기 때문에
남의 대상인 나가 아니니라.
선남자야,
다만 중생들의 증득함과 깨달음은
모두 아상(我相)이요 인상(人相)이니
아상과 인상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
조금이라도 알았다는 생각이 있으면 중생상(衆生相)이니라.
선남자야,
어떤 것이 수명상(壽命相)인가?
이른바
중생들 마음의 비춤이 청정해졌을 때
각(覺)으로써 알게 된 것이니
일체 업의 지혜[業知]로는 볼 수 없는 것이
마치 목숨과 같으니라.
선남자야,
만일 마음으로 일체 깨달음을 비추어 보는 것은
모두가 번뇌[塵垢]일 뿐이니
깨달은 이와 깨달은 것이
번뇌를 여의지 못하였기 때문이니라.
마치 끓는 물로 얼음을 녹였을 적에
얼음이 다 녹은 줄로 알 만한 얼음이
따로 있지 않은 것과 같나니
나를 남겨 두고서 나를 깨닫는 것도 그와 같으니라.
출처 : 동국역경원
출처 : 다음카페 『가장 행복한 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