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6일 재의 예식 다음 목요일
인생에서 원하는 것이 있다면 이를 얻기 위한 노력은 필수입니다. 바다에서 물고기를 원한다면 그물이나 낚싯대로 잡아야 합니다. 공부를 잘하고 싶으면 공부해야 하고, 성공하고 싶다면 그에 걸맞게 노력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 노력이 고되고 힘들기만 할까요? 그 과정에서 얻는 행복의 크기는 절대로 작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저를 두고 강의 잘하는 신부라고, 강론 잘하는 신부라고 치켜세우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아직 미완성입니다. 미완성이라는 생각이 지금보다 더 나아지게 합니다. 그래서 기도와 묵상을 소홀히 하지 않게 되고, 매일 책을 읽고 또 매일 글을 쓰게 됩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아직도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과정이 행복합니다. 조금씩 나아지는 저 자신을 보면서, 그 과정에서 얻게 되는 경험도 행복의 한 부분이 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원하는 것이 참 많습니다. 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십니까? 아무 노력도 하지 않고 저절로 되기를 바라는 도둑놈 심보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그 노력 역시 행복의 일부분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노력하는 사람이 행복에 가까이에 있는 사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하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병에 걸렸는데, 3년 묵힌 쑥을 먹으면 낫는다는 것입니다. 이 사람은 전국을 돌아다니다가 드디어 3년 묵힌 쑥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그 찾은 시간이 7년 뒤였습니다. 애초에 쑥을 묵혀놨다면 3년이면 원하는 쑥을 얻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생각 없이 목적하는 바만 쫓다 보니 7년을 소비한 것입니다. 어리석음을 쫓는 우리가 아닌 지혜로움을 쫓아야 합니다.
우리는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것을 지향합니다. 그러나 그 어떤 노력도 하지 않고 당연하게 얻을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요? 나의 노력에 고통과 시련도 분명히 따라옵니다. 이를 무조건 피해야 할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그 과정 역시 행복으로 나아가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의 수난과 죽음을 예고하시지요. 하느님이신 예수님도 고통과 시련이라는 과정을 겪으신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습니다. 분명 사흘만에 되살아나는 부활의 영광이 따릅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이 말씀을 늘 기억해야 합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이 모습이 참으로 지혜로운 신앙인이 갖춰야 할 덕목입니다. 우리가 얻어야 할 영원한 생명이 확실히 보장되는 길입니다.
오늘의 명언: 누군가를 미워하고 있다면, 그 사람의 모습 속에 보이는 자신의 일부분을 미워하는 것이다(헤르만 헤세).
사진설명: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