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게 들려주는 직업 이야기] ① 상품 네이미스트·카피라이터
상품 돋보이는 이름·광고문구 창작
- 자녀 성향에 따라 권하면 좋을 직업
① 상품 네이미스트·카피라이터
부모들은 자녀가 빨리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기를 바란다. 자녀가 부모로부터 자립하기 위해서는 직업을 선택해야 한다.
생애 진로를 결정하는 직업 선택에는 오랜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 작업 진로 문제를 자녀가 혼자서 풀어내기는 버겁다. 그래서 자녀를 가장 잘 아는 부모가 자녀의 미래 직업 진로를 추천해 주고 직업 카운슬링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러나 이런 일은 생각만큼 쉽진 않다. 우선 어떤 기준으로 자녀에게 직업을 권할 것인가가 문제다.
자녀의 성격과 학업적 적성을 잘 살펴본 후 그에 적합한 직업들을 권할 수 있을 것이다. 적성은 학업성적표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글 잘 쓰고 어휘력 뛰어나면
마케팅 전공·문예창작 부전공
차별화된 아이디어로 승부
글쓰기 역량이 뛰어나고 초·중등 시절에 국어 점수가 항상 우수한 자녀에게 권할 수 있는 직업은 어떤 게 있을까.
먼저 상품 네이미스트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상품 네이미스트는 새로운 상품의 이름을 짓는 사람이다. 상품이름을 짓는 일을 잘해야 각 기업이 고생 끝에 시장에 출시하는 상품들이 잘 팔린다. 그래서 기업의 상품 네이미스트들은 주목의 대상이 되는 직무를 맡고 있는 셈이 된다.
상품마다 시장 사이클이란 게 있다. 시장 사이클은 시장에서 상품이 주로 많이 판매되는 기간을 뜻한다. 요즘은 이런 상품의 시장 사이클이 차츰 짧아지고 있는 추세다. 하나의 기능을 가진 상품이 이전에는 약 3년 동안 잘 팔렸다면 지금은 1년 6개월 정도만 팔려 골칫거리다.
이런 경우 얼마간의 추가 기능이 가미된 신상품을 새로운 이름으로 시장에 출시할 필요성이 커진다. 시장의 수요가 새로운 상품 이름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네이미스트들은 경쟁사의 아이디어와는 차별화되는 상품 이름을 지어야 한다. 아이디어가 많고, 어휘력이 좋은 아이들에게 권할 만한 직업이다. 국어 점수가 좋은 아이라면 이런 분야가 잘 맞을 수 있다.
마케팅학과를 주 전공으로 하고, 문예 창작학과를 부전공으로 선택해서 대학에서 공부하는 것도 상품네이미스트의 길을 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물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사회에 뛰어들어 네이미스트로서 도제형식으로 능력을 갖춰 가면 대학을 졸업하지 않아도 이런 직업으로 가는 것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두 번째로 광고 회사의 카피라이터도 글솜씨가 좋고 국어 성적이 우수한 자녀들에게 권할 만한 직업이다. 카피라이터는 광고에 들어갈 말을 창안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광고 카피라이터는 어휘를 잘 다루고 발상이 좋아야 한다. 이들은 항상 새로운 상업 언어를 창출해서 광고를 발주하는 광고주에게 제시하고 승인을 받아서 일한다.
광고 카피라이터들은 광고 회사에 속해서 일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창업을 희망한다면 10년 정도 광고회사 경험을 축적한 후 자기 이름을 걸고 창업을 할 수도 있다.
자녀들이 창의력을 기를 수 있도록 정성을 기울이자. 자녀는 부모의 정성을 먹고 가능성을 키워 간다.
김준성 직업평론가·연세대 취업담당관 26년 경력. '직업 지능에 인생의 모든 것이 달렸다' '직업 빅뱅' 등 저자 nnguk@yonsei.ac.kr
출처:부산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