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03. 18
제50회 영남불교문화연구원 삼국유사유적답사회 창원지역답사
일정 : 봉림사지 석탑→봉림사지→성산패총→성주사→주남저수지
→ 봉림사지 3층 석탑(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26호)
음력 2월은 바람이 부는 달이라고 할머니들 입에 오르내린다.
그런 까닭인지 오늘도 바람은 햇살을 교묘하게 안고서 우리를 농락한다.
상북초등학교 운동장 한켠에 자리잡은 군데군데 상처를 꿰맨(?!) 흔적을 보이며 본분을 지키고 있었다.
약간 찌푸린 잿빛하늘은 나처럼 눈작은 사람에겐 눈을 찌푸리지 않아도 되는,
문화재를 관람하기엔 오히려 안성맞춤이다^^
봉림사 3층석탑을 본 후 봉림사지를 향하여 발걸음을 옮긴다.
봉림사지를 향하는 길에는 매화가 부끄러운듯 봉오리들로 수줍게 자태를 드러내고...
청매화랑 동백의 봉오리들까지... 모두가 만개를 하였다면? 그런 상상으로 걸음을 옮기다 만난 입간판^^
우린 이렇게 숲속 나들이를 하고 있엇던거다 ㅎㅎ~
한참을 그렇게 걸어가다 드디어 봉림사지의 입간판도 눈에 들어오고...
봉림사지는 이렇듯 대숲들이 도열하여 길손들을 맞이한다.
선비의 곧은 절개를 나타내는 대나무들에게도 유연성을 자랑하는 변절자(?!)도 있고(왼쪽사진 속, 왼쪽의 곡선^^)
대나무 통로 밖... 바깥 세상에 서있는 대나무가 마치 꿈과 희망을 나타내는 듯 환~한 햇살아래 눈부신 모습으로 서있다.

→봉림사 진경대사 보월능공탑비지 - 원래 비가 서있던 자리인데 조선총독부가 세운 표석이다.

봉림사지에서 개인이 농사짓고 있는....
그물망에 매달려 있는건 사람 머리카락이라고 한다.
멧돼지를 쫓기 위해 사람 냄새를 풍기고자 요런 방책^^
봉림사지에서 흔적 2집 발간 기념회를 하는 동안
또 가만히 있지 못하고
원점회귀형으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그것이 4,50대 미아상태가 되리라곤...ㅉㅉ
그러나 그런 불상사가 오히려 여행의 백미가 되기도^^
훼미리마트 출입문 위에 걸린 미니 현수막에 새겨진 "힘내세요~ 고객님!"을 잊을 순 없게 된ㅋㅋ
덕분에 창원 시내의 특징을 섬세하게 관찰할 수 있었다.
계획도시다운 특징... 한결같은 모양새의 주택들이 즐비해 있어, 왔던 길을 계속 맴도는 듯한 착각과
반지하를 이용한 구조와 더불어 모든 상점들 조차 주택의 원형을 이용하고 있었다.
서울의 북촌처럼 그 동네 특유의 가옥구조를 최대한 살린 것 때문인지
창원이 내게 준 느낌은 지방도시라는 편견보다 편안한 세련됨이었다.
길촌이라는 한정식집에서 깔끔하고 맛깔스런 점심으로 몸과 마음의 허기를 채운뒤 버스로 향하다 만난 카페
카페의 마당은 일본사람들의 미니어쳐 형식과도 같은 조그만 석등과 앙증맞은 구름다리가...
성산패총을 가며 만난 작은 들꽃...
야철지에서 나오다 어떤 남의 몸에 뿌리를 내려 크게 자란 백일홍을 보고 깜짝 놀랬다^^
뭐지? 식물들도 인간의 국제결혼처럼?ㅋㅋ 아래 오른쪽 사진은 용화전 석조여래좌상


야철지...(쇠를 단련했던 자리)와
패각층(선조들이 먹고 버린 조개껍질등이 무더기로 쌓여 생긴 유적으로 조개무덤이나 조개무지로 불림)

창원사람들은 곰절이라 부르는 성주사(聖住寺)에 가면서 무슨 마음이었는지...
시주돈만 챙기고 카메라를 깜빡ㅠㅠ
대웅전의 아름다운 창살과 낡은 단청무늬,
지장전 쪽에서 나그네의 타는 목마름을 해결해 주는 감로수의 모습을 담지 못한것이 너무 아쉽다.
성주사33계단을 오르면 그 끝에 언제 만들어 놓았는지를 알 수 없다는 돼지 2마리가 중생들을 맞이하고 있다.
돼지가 바라보는 맞은편 산의 형세가 뱀의 머리와 같아서
뱀의 천적인 돼지를 두어 절에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했다고 하는데...
지장전의 초석에 (앞쪽 두군데만) 해태가 새겨져 있기에
화재에 대한 방편임을 느낄 수 있었다.
줏어들은 풍월이 적중한^^
이 절터가 火의 기운을 갖고 있기에 돼지도 물의 기운을 의미하는 동물이라 화재예방과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성인이 머물다 간 절 성주사를 뒤로하고 철새 도래지 주남 저수지를 향하며 잠시 떠오른 생각하나...
조금 있으면 4월인데 여태 못가고 남아있는 철새들은 부실한 놈들이라던 수정원님의 말씀^^
주남저수지 속의 나무
↓

저수지를 벗어나 버스를 바람막이 삼고, 의자를 식탁삼아 먹던 과일과 김밥...
함께했던 이들께 감사드립니다... 함께여서 즐거웠다고...행복했다고...
모두 수고많으셨습니다 (--)(__)(--)
대구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하루를 마무리 하던 일부분의 멘트...
봉림산에 다녀온 것으로...
봉림사지를 다녀온 것이 아니라 봉림산 속에 봉림사지가 있고
봉림사지에서 봉림산의 정기를 받으며 살아있음에 포커스를~
첫댓글 눈여겨 보이는 곳들을 담아 잘라내고 뽑아내어 톡톡튀는 글로 재미나게 꾸며 부지런하게 글을 쓰신 분께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남녁의 따사로운 기운이 식을새라 얼릉 이곳까지 옮겨주신 문원장님께 감사드립니다.
자살도 하셔라.
재미나게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