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은교> 를 봤다.
뒷줄에 할아버지들 단체?? 관람...ㅠㅠ
처음 적요가 거울 앞에서 자신의 알몸을 바라볼 때 **까지 보여주는겨?? 하며 잡음 많이 넣으셔서
좀 거슬리고-_- 벨소리 끊임없이 울리고;;;;
조용히 보진 못했다...
적요의 서재...
스크린으로 봤을 때 이 서재와 적요의 모습이 참 멋있었다.
그리고 나중에 이 영화하면 '빛' 의 이미지가 많이 떠오를 것 같다.
음침하게 가라앉은 적요에게 한 줄기 햇살 같았던 은교처럼...
눈부시도록 밝은 빛들이 영화에 많이 나왔던 것 같다.
어디에서 헤매다 왔는지 적요의 의자에 잠들어있던 은교.
다리엔 긁힌 상처도 있고
땀에 헝클어진 모습과 맨발에 신는 낡고 더러운 운동화...
그 순간 이 늙은 시인은 은교에게 무엇을 느낀건지 모르겠지만...
이 때의 은교는 정말 여러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어미 잃은 새 같기도 했고
꾸며지지 않은 원초적 모습은 묘하게 자극적이었고
나이답지 않은 피곤함과 외로움도 있는 것 같았고
은교 입장에선 그냥 잠든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을 수도 있지만...
엄마에게 맞을 때마다 친구집을 전전하던 은교는,
어느 밤... 비를 쫄딱 맞고 적요의 집에 찾아온다.
적요는 자신의 옷을 주고, 교복을 말려준다.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침대에서 뒹굴거리는 은교를 바라보는 적요의 시선이 불안불안하다.
거기다 아침에 깨어보니 은교는 자신의 옆구리쯤에 붙어 웅크려자고 있다.
살금살금 잠든 은교를 보는 적요.
암담하고 우울해보였던 그 노인은 어디로 가고....
적요에게도 뭔가 '욕심' 이 생긴 것 같았다.
은교는 자신의 가슴에 있는 것과 같은 헤나를 적요에게 해준다.
자신의 얼굴에 닿는 은교의 포근한 니트..
잔뜩 긴장을 하다가 어느 순간 꿈을 꾸게 된다.
그건 젊은 시절의 자신이다.
더 이상 은교를 바라보는 게 '죄' 가 아닌 시절.
꼭 세상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처럼
남자와 여자는 각각 하나뿐인 것처럼
적요는 은교를 마음껏 사랑한다.
너무나 젊고 건강한 적요라서.. 더 마음이 이상했다.
너무나 갖고 싶지만 가질 수 없는 것...
이 젊음을 준다면 자신이 가진 돈, 명예... 영혼까지라도 팔 것 같았다.
그런 뜨거운 욕심을 가졌던 적이 언제였던가
은교를 통해 적요는 다시 글을 쓰고
삶에 애착을 보인다.
오래오래 살건데 기념관이니 뭐니 세운다고 설치는 꼴들을 뵈기 싫어한다.
짜증스러운 자리를 파하고, 적요는 은교와 시간을 보낸다.
오랜 시간 적요의 곁에 있었고
자신을 적요의 아들과 다름 아니라고 여기고 있고
적요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안다고 확신하고 있는 지우...
문학적 재능도, 감수성도 없는 공대생 출신에 양심마저 없는 것 같은데
온갖 번뇌는 다 짊어지고 있는 것 같은 인물...
은교가 나타나고
적요가 샌드위치에 감탄했을 때 느낀 건 질투였을까...
나누고, 공유하는 게 너무 싫은
사랑. 관심...
존경하고 사랑해 마지 않는 스승에게 100% 만족감을 주지 못한 자격지심인가...
복잡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데, 왠지 다 이해가 갔던 캐릭터이다.
그리고 제일 안타까운 인물이기도 하고...
자신의 정체성도 못찾고 따지고 보면 무엇하나 이룬것도 없고
깨끗하고 솔직하지도 못했고
끊임없는 방황을 거듭하다
너무나 많은 걸 모른 채 가버렸다.
적요 못지않게 은교라는 인물에 많이 흔들리고 꺾인 것도 같고...
누가.. 적요를 추하고 더럽다고 하는 지 모르겠다.
그가 보기에 아름다웠고, 그 아름다움에 잠시 반했을 뿐인데 -
꿈꾸는 것마저 사치라고 한다면 너무 야박한 거 아닐까.
마지막 적요의 눈물과 인사는...
세상 모든 아름다움과 작별인사를 하는 것만 같아서 쓸쓸하고 슬펐다.
쓸데없는 걸로 너무 시끄러웠고 오해도 많은 영화 같은데
난 공감도 가고 슬프기도 했고 두렵기도 했다...
첫댓글 은교야..............................^^
시간의흐름과는 관계없는듯 무심하게도 홀로 쓸쓸하게 그자리에 서있는 우리의 욕망에 대해 생각할수 있는영화....
욕망과 욕심이 살아있다면 누구에게나 다 있는 거겠죠.
그런걸 자극해주는 존재도.. 살면서 꼭 필요한 것 같고- 그래서 사람은 혼자일 수 없는 건가봐요...
설레임에 머물 정도의 관심이라면 좋았을 거란 생각..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
‘70대 노인과 10대 소녀의 사랑’은 어찌되었건 우리 사회에서는 문제적 사랑 아닌가?" 라는 질문에 박범신작가 답하길,
이적요에 대해서 ‘노욕’이라는 표현을 쓴 글을 보았다. 아름다운 것을 끌어안고 싶은 심리는 그냥 욕망이다. ‘노욕’이라는 말은 용어 자체가 이미 가치판단을 내린 것이다. 노인은 욕망을 가지면 안 된다는 것은 폭력적 시선이다. 늙은이는 왜 욕망을 갑옷 속에 숨기고 살아야 하나? 욕망은 나이가 없다. 가치중립적인 것이다. 아름다움에 홀리는 것은 누구에게나 똑같은 욕망이다.
예.. 고맙습니다.
아직도보지못한영화네요~꼭봐야겠어요^^
이렇게 평을 듣고난 다음 영화를 보면 이해가 빨라 더 재밌겠네요...
사람의 감정은 자연스러운 거라 생각합니다..... 아름다움을 보고 아름답게 느낄 수 있는 것은 오히려 지극히 정상이고 건강한 것이지요....다만 그것을 때와 장소와 여러가지 환경에 알맞게 적절하게 표현하는 것이 필요하겠지요! 은교에 대한 감정을 소설로 승화시킨 것을 보면서 잔잔한 감동과 슬픔을 느꼈습니다~
힐링에 나왔던 작가..멋진 주름 틈새로 고여있던 어떤 슬픔을 보았습니다.어릴적의 그 담장으로부터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한것 같다며 울먹이더군요..제 유년의 상처와 만난 듯 아팠습니다. 어른이 되고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그 담장밑에 있던 아이보다 훌쩍 더 커버린 지금까지도 저 또한 그렇거든요..그 분의 은교는 내가 세월을 마니 보낸 어느 날의 제 모습을 그린듯이...
저도 공감도 가고..슬프기도 한 영화였더랬어요.
젊음이 상이 아니고..늙음이 벌이 아니라하네요.
...여러날 무덥습니다..몸과 마음 건강챙겨야겠어요.
이거 소설로도 봤고, 지난 번에 박범신 선생님께서 저희 학교 오셔서 사인도 받고 했었는데... 하. 전 정말 좋았어요.
아리한 슬픔과 아름다움을 느꼈던 영화였습니다~
보고나서 생각이 많았던 영화였어요..
갠 적으로 별로엿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