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창극단의 유수정 예술감독 안숙선 유수정 도창 손진책 대본 연출의 심청가

[발전기입니다]

국립창극단의 유수정 예술감독 안숙선 유수정 도창 손진책 대본 연출의 심청가

공연명 심청가

공연단체 국립창극단

예술감독 유수정

도창 안숙선 유수정

대본 연출 손진책

공연기간 2019년

공연장소 국립극장 달오름 극장

관람일시 6월 13일 오후 7시 30분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국립창극단의 유수정 예술감독, 안숙선 유수정 도창, 손진책 대본 연출의 <심청가>를 관람했다.

유수정 예술감독은 1987년 국립창극단의 입단한 국립창극단원이다. 가야금 명인 유대봉(1927~1974)의 딸이다.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춘향가' 이수자다. 안숙선 명창과 유수정 예술감독은 故 김소희(1917~1995) 명창의 제자다. 유 감독에게 안 명창은 선배이자 스승이자 멘토다. 김소희 명창 밑에서 동문수학을 한 선후배 사이였는데 스승이 세상을 떠나고, 선배를 스승님으로 모셨다.  

유 감독은 1988년 서울올림픽 문화예술축전 하나로 펼쳐진 창극 '춘향전'에서 당대 톱 소리꾼인 안 명창과 함께 춘향 역에 더블 캐스팅되어 큰 주목을 받았다. 2019년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으로 부임한 유수정(59) 명창은 플레잉 코치이자 미녀명창이다

안숙선(安淑善, 1949~)은 판소리 명창 중 실력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명창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영원한 춘향', '우리시대 최고의 소리꾼', '국악계의 프리마돈나이다. 1979년 국립창극단에 입단 이후 음악적 능력은 물론, 뛰어난 연기력을 바탕으로 대부분의 작품에 주역으로 섰으며, 특히 춘향역은 당대 최고의 평가를 받으며, '영원한 춘향'이라는 수식어를 받기도 하였다. 2001년부터는 한국예술교육의 최고교육기관인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음악과 성악전공 교수로 임용되어 국내 최초의 판소리 전공 교수가 된 후 퇴임한 2013년까지 전통예술 후학양성에 힘썼으며, 현재에도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소리꾼으로 많은 국내외 공연활동으로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손진책(1947~)은 영주중학교, 대광고등학교, 서라벌예술대학 연극과 출신이다. 마당놀이 <춘향이 온다> <심청이 온다> <쾌걸 박씨> <변강쇠> <삼국지> <변강쇠전> <홍길동전> 그 외의 마당놀이 작품을 30년간 연출해 정착시킨 장본인이다.한일 월든컵 개막식, 건국 60년 기념공연, 대통령 취임식, 핵 안보정상회의, 세계군인체육대회 등을 연출하고, 국립극단 예술감독을 역임했다.연출작으로는 <한네의 승천> <죽음과 소녀> <오장군의 발톱> <최승희> <디 아더 사이드> <주공행장> <열하일기만보> <남사당의 하늘> <템페스트> <벽속의 요정> <화선 김홍도> <아시아 온천> <삼월의 눈> 그 외의 다수 작품을 연출했다. 동아연극상, 허규 예술상, 이해랑 연극상, 한국백상예술대상 연출 상을 수상하고 국민훈장 목련장, 문화훈장 보관장을 받았다. 2017년 예술원 회원이 되었다.

심청가(沈淸歌)는 판소리 다섯 마당 중의 하나로서 심청전의 내용을 판소리로 만든 것이다. 주로 애절하고 슬픈 대목이 많아서 골계미가 적다. 과거에는 너무 슬픈 소리라 하여 높게 치지 않았으나 근래에는 《춘향가》 다음으로 예술성이 높은 작품으로 평가된다. 심 봉사의 딸 심청은 어려서 친모를 잃었으나 효성이 지극하여 아버지를 봉양하다 그 눈을 띄우기 위해 스스로 몸이 팔려 인당수에 떨어지나 다시 환생하여 황후가 되고 심 봉사는 그 효성에 눈을 뜨게 된다는 심청전의 줄거리이다.

《심청가》는 판소리 다섯 바탕 가운데 가장 애절한 정서를 바탕에 두고 있는 작품이다. 물론 대목에 따라서 소소한 웃음거리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비장미가 넘치는 작품이다. 때문에 화평한 평조(平調) 보다는 유장한 우조(羽調), 우렁찬 우조보다는 슬픈 계면조(界面調)를 사용한다. 고제(古制)일수록 우조의 비중이 다소 높으며 신제(新制)일수록 계면조와 평조의 비율이 높아진다.

무대는 배경에 돗자리 형태의 발을 드리우고 그 뒤 에 국악관현악단 연주석이 있어 연주자들이 자리를 잡는다. 무대 좌우에 입체로 된 사각의 나무 벽을 여러 개 배치하고 그 양옆으로 드나들거나 벽을 넘어가기도 한다. 평상형태의 구조물과 네다리가 달린 의자형태의 구조물을 여기저기 배치하거나, 가로로 연결 배치하여 징검다리 구실을 하거나 떡방아로 사용하도록 연출되고, 남성출연자들은 백색의 한복과 녹색의 도포형태의 두루마기를 착용하고 망건과 탕건 그리고 갓을 쓰고 등장하고, 여성출연자는 적, 황, 청, 록의 저고리와 백, 적, 황, 록의 치마를 입고 등장한다. 남녀 출연자 모두 접는 부채를 들고 등장하고, 부채 크기가 일반 부채보다 훨씬 크고, 사공의 노 젓는 모습에 사용되기도 한다. 심청은 후반부에 황후 복을 착용하고 관을 쓰고 등장한다. 뺑덕 어미를 비롯한 여성출연자들은 머리를 뒤로 말아 뭉쳐 비녀를 꽂는 등 분장과 의상에 공을 들인 것이 눈에 띈다. 조명효과로 극적 분위기를 창출시키고, 특히 영상으로 인당수의 물결과 백색 포말의 투사는 기억에 남는다. 출연자들은 소리는 평조(平調)에서 유장하고 우렁찬 우조(羽調), 슬픈 계면조(界面調)를 고르게 사용하고 해설자와 도창역할을 한 유수정 명창을 비롯한 단원의 가창력과 열창은 정상급 수준이다.

심청가의 도입을 약술하면, 옛날 옛적 황주 땅 도화동에 한 소경이 살았는데, 성(姓)은 심가(沈哥)요, 이름은 학규(學奎)라. 누대(累代) 명문(名門)거족(巨族)으로 명성(名聲)이 자자 터니, 가운(家運)이 불행(不幸)하여 삼십 전(三十前)에 안맹(眼盲)하니, 뉘라서 받들소냐. 그러나 그의 아내 곽씨 부인(郭氏婦人) 또한 현철(賢哲)하사 모르는 게 전혀 없고, 백집사(百執事) 가감(可堪)이라. 곽씨 부인(郭氏婦人)이 품을 팔아, 봉사 가장(家長)을 받드는데....심청가는 첫째로, 심청이 태어나는 대목부터 심청 어머니 출상하는 대목까지, 둘째로, 심 봉사가 젖을 동냥하러 다니는 대목부터 몽은사 화주승에게 공양미 삼백 석을 바치겠다고 하는 대목까지, 세 째로, 심청이 후원에서 기도하는 대목부터 인당수에 빠지는 대목까지, 네 째로, 심청이 용궁으로 들어가는 대목부터 황후가 되었으나 아버지를 만날 길이 없어서 탄식하는 대목까지, 다섯째로, 심 봉사가 맹인 잔치에 참예하려고 황성으로 가는 대목부터 눈을 뜨는 대목까지의 다섯 부분으로 연출된다. 첫째 부분에서, 앞부분은 곽 씨 부인의 어진 행실을 그린 대목, 명산대찰을 찾아다니면서 기도를 드리는 대목, 갑자 사월 초파일의 현몽, 심 봉사의 기원, 심청 탄생과 같은 대목으로 되어 있어, 신비스러운 대목이 많다. 소리도 우조나 평조로 짜여 있어 유연한 느낌을 준다. 뒷부분은 심청 어머니의 유언, 심 봉사 통곡, 어머니의 출상과 같은, 모두 매우 슬픈 대목들로 되어 있으며 소리도 슬픈 계면조로 짜여 있다. 둘째 부분에서, 앞부분은 심 봉사가 아이를 달래는 대목, 젖동냥하는 대목, 심청이 밥을 빌러 다니는 대목과 같이, 심청이 자라나는 과정이 그려지는 대목들로 되어 있는데, 소리는 상황의 변동에 따라, 슬픈 계면조에서 점차로 밝은 평조로 바뀌어 간다. 뒷부분은 심청이 장 승상 집에 가는 대목, 승상 부인과 심청이 대면하는 대목, 심 봉사의 신세타령, 심 봉사가 물에 빠지는 대목, 중타령 따위로 짜여 있는데, 상황이 극적으로 바뀜에 따라 소리도 급변한다. 장 승상 집으로 가는 유유하고 화평한 우-평조 대목, 심 봉사가 심청을 기다리면서 탄식하는 슬픈 계면조 대목, 심 봉사가 허둥지둥 나가다가 물에 빠지게 되는 잦은 몰이 장단 대목, 몽은사 화주승이 나타나 심 봉사를 건져 주는 엇 몰이 장단의 중 타령 대목들로 이루어져, <심청가>에서 음악적으로 가장 아기자기하게 짜인 부분이 연출된다. 셋 째 부분에서, 앞부분은 심청의 기도, 남경 뱃사람의 등장, 인당수로 떠나기 전날 밤의 심청 탄식, 사실을 알게 된 심 봉사의 통곡, 심청이 뱃사람을 따라가는 대목 들로 되어 있는데, 남경 뱃사람들이 나타나는 대목만 빼고는 모두 슬픈 계면조로 불린다. 뒷부분은 배가 인당수로 가는 범피중류 대목, 물에 들기 전의 심청의 탄식과 인당수 묘사 대목, 고사 지내는 대목, 물에 빠지는 대목 따위로 되어 있는데, 유유한 장면에서 긴박한 장면으로 바뀌면서 소리도 진양 장단에 우조, 진양 장단에 계면조, 잦은 몰이 장단에 우-계면조, 휘몰이 장단에 우-계면조와 같이 변화가 심하게 짜여 있다. 넷 째 부분은 용궁 풍류, 뱃사람들이 심청의 넋에 지내는 고사, 꽃타령, 심 황후의 탄식과 같이 희비가 엇갈려 나오는 부분으로, 소리도 우조와 계면조가 엇갈려 나온다. 다섯 째 부분에서 앞부분은 심 봉사가 망사 대를 찾아가는 대목, 뺑덕 어미의 행실을 그린 대목, 심 봉사가 황성으로 가는 대목, 뺑덕 어미가 도망하는 대목, 심 봉사가 목욕하는 대목, 방아 타령 따위로 이루어졌는데, 이 부분에는 특히 우스운 대목들도 많아서 슬픈 대목이 많은 <심청가>에 울음과 웃음의 대비를 주고 있다. 대단원은 맹인 잔치에서 심 황후가 기다리며 탄식하는 대목, 심 봉사가 눈을 뜨는 대목, 봉사들이 춤추는 대목 따위로 되어 있는데, 심 봉사가 눈을 뜨는 데에는 잦은 몰이 장단으로 짜여 내용이 극적으로 연출된다.

창극 '심청가'는 한국의 미를 극대화시킨 현대적인 무대미학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200편이 넘는 창극·오페라·뮤지컬·연극 등의 무대를 디자인한 이태섭의 무대디자인, 영화 ‘해어화’ ‘조선마술사’, 오페라 ‘동백꽃 아가씨’, 연극 ‘햄릿’ 등에서 젊고 관능적인 한복을 선보여 화제를 모은 한복 패션 브랜드 ‘차이 킴’의 김영진이 의상, 아쟁 명인이자 남도 음악에 능한 목원대학 교수 이태백의 음악감독이 전통 시나위로 심청가를 돋보이게 한다. 안숙선 명창의 작창과 도창,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이자 창악부장인 유수정이 도창으로 더블 캐스팅되어 무대에 오른다. 국립창극단 민은경이 ‘어린심청’, 이소연이 ‘황후심청’을 나누어 연기하며, 김금미는 ‘뺑덕’, 유태평양은 ‘심봉사’ 역으로 발탁되었다. 이 시대 최고의 소리꾼인 국립창극단 배우들과 국보급 제작진들이 힘을 합쳐 우리 소리의 묵직한 감동을 선사한다.

김미진, 김미정, 허애선, 우지용, 김지숙, 조영규, 나윤영, 이시웅, 김유경, 서정금, 이광복, 김준수, 조유아, 최용석, 박성우, 우기영, 조준희, 안미선, 송나영, 강태관, 최광균 등이 출연해 호연과 열창 그리고 춤사위로 공연을 이끌어 가고 우레와 같은 갈채를 받는다.

아쟁 박희정, 피리 이성도, 거문고 최영훈, 고수 조용수, 대감 이원왕, 장고 전계열, 가야금 김민영, 장고 김태영, 해금 원나경, 타악 도경한 등 연주자들의 연주와 기량이 극 분위기 창출을 이끌어 간다.

소리지도 유수정, 안무 고흥균, 협력안무 안은미, 무대디자인 이태섭, 무대협력디자인 박은혜, 조명디자인 김창기, 영상디자인 김장연, 의상 장신구디자인 김영진, 소품디자인 이경표, 음향디자인 지 영, 분장디자인 박효정, 무대감독 양정원, 조연출 연태흠 김수진, 음악조감독 최영훈 등 스텝진의 열정과 기량이 어우러져, 국립창극단의 유수정 예술감독, 안순선 작창 도창, 이태백 음악감독, 손진책 대본 연출의 <심청가>를 세계시장에 내 놓아도 좋을 우수 걸작 공연물로 탄생시켰다.

차제에 국립창극단의 <심청가>가 평양 모란봉극장에서 공연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6월 13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