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의 복잡한 삶을 섬세하게 기록하려는 야심찬 시도
Kirkus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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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빛을 조각한 예술가, 이사무 노구치
에밀리 휴즈 지음 | 윤지원 옮김 | 240*280mm | 88쪽 | 17,500원
발행일 2024. 1. 10 | ISBN 9788983097392
초등 저학년 대상 / 100세 그림책 / 전기 / 예술가 / 예술 / 다문화
현대 조형예술의 선구자, 이사무 노구치,
그의 삶과 예술을 담은 국내 출판계 최초의 전기 그림책
이 그림책 『달팽이-빛을 조각한 예술가, 이사무 노구치』는 현대 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조각가 이사무 노구치의 삶과 예술을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전쟁으로 서로 적이 된 두 나라 사이에서 방황했던 예술가,
자연을 사랑했고, 섬세한 감수성을 지녔지만
상처를 간직한 채 달팽이 껍질 속에서 외톨이로 살았던 예술가!
그러나 끊임없이 세상과 소통을 시도하며 생명의 의미를 탐색했던
그의 조각 작품은 상처의 고통 속에서 피어난 꽃이었습니다.
이 그림책은 노인이 화를 내며 전화를 받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그는 세계적인 조각가 이사무 노구치(1904~1988)였습니다. 1986년 「베니스비엔날레」에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참가해 달라는 제안을 받았으나 처음엔 단호히 거절합니다. 오랫동안 미국과 일본으로부터 거절당했던 경계인으로서의 아픈 기억들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이사무는 솟구치는 분노를 가라앉히고, 자신의 달팽이 껍질 속으로 들어가 대나무 살과 뽕나무 종이를 사용해 조명등 ‘아카리’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아카리를 만들면서 이사무는 외롭고 힘들었던 어린 시절, 포근하게 감싸 주던 어머니 품과 좋아했던 그리스 신화의 낡은 책장들, 창호지 문 틈으로 스며드는 달빛의 편안함을 떠올렸습니다, 이사무는 아카리 불빛으로 어두운 세상을 따뜻하게 밝히고 싶었습니다. 드디어 빛의 조각 작품 아카리를 완성한 이사무는 전화를 걸어 전시회에 미국 대표로 참가하겠다고 말합니다.
이사무 노구치의 삶과 예술을 추적해 나가는 에밀리 휴즈의 글은 의식의 흐름을 따라 현재에서 과거로, 과거에서 현재로 순환하는 완결된 이야기 구성을 이루고 있습니다. 또한 이사무의 조각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에밀리 휴즈의 초현실주의 경향의 그림은 간결한 글의 여백을 채우며 상상의 영역을 확장시켜 줍니다.
에밀리 휴즈는 맥밀란 어워드, 가이젤 어워드 등을 수상하였으며, 소외된 삶과 상처의 아픔을 예술로 승화시킨 위대한 예술가 이사무 노구치에게 시적이고 아름다운 이 그림책을 헌정했습니다.
세상에 빛을 선물한 예술가, 이사무 노구치!
이사무 노구치(Isamu Noguchi)는 1904년 11월 17일 미국 LA에서 일본인 요네지로 노구치(Yonejiro Noguchi)와 미국인 교사 레오니 길모어(Leonie Gilmour)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미국 유학생이던 요네지로는 이사무가 태어나기 전에 일본으로 돌아갔고, 혼자 이사무를 낳은 레오니는 2년 뒤 어린 이사무를 데리고 일본으로 갔습니다. 그러나 요네지로는 이미 다른 여자와 결혼해서 살고 있었습니다. 낯선 땅, 일본에서 이사무는 어머니와 단 둘이 살면서 외로운 유년 시절을 보냈습니다.
10년 뒤, 레오니는 이사무를 미국의 한 고등학교로 유학 보냈습니다. 이사무는 일본식 이름을 버리고, 어머니의 성을 따라 샘 길모어(Sam Gilmour)라는 미국 이름을 사용했습니다. 이사무는 콜럼비아대학교 의예과에 입학했으나, 우연히 접한 조각의 매력에 빠져 예술가가 되기로 결심합니다. 이사무 누구치는 구겐하임 장학금으로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갔고, 모더니즘 조각의 거장 콘스탄틴 브랑쿠시(Constantin Brâncuși)의 제자가 됐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0년대 초는 뉴욕 미술계에서 이사무의 이름이 막 알려지기 시작하던 시기였습니다. 그런데 일본이 진주만을 공격하면서 미국과 일본 사이에 전쟁이 시작됐고, 이사무는 일본인을 향한 미국 사회의 따가운 시선을 피해 스스로 일본인 수용소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수용소의 일본인들은 오히려 그를 미국의 스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평생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해야 했던 이사무는 스스로를 경계인이라고 불렀습니다. 하지만 작품을 만들 때만큼은 자기 자신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치유의 경험은 이사무의 예술의 경계를 확장시켰습니다. 이사무는 주로 돌로 조각 작품을 만들었지만, 대형 빌딩과 공공기관의 정원이나 공원을 디자인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가구나 조명기구 같은 인테리어 제품도 디자인했습니다. 일본의 전통 등에서 영감을 얻어 대나무 살에 뽕나무 종이를 붙여 만든 조명 기구 ‘아카리(Akari)’는 상업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그의 예술 세계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예술에 대한 평생 공헌을 인정받은 그는 1982년 에드워드 맥도웰 메달, 1986년 교토 예술상, 1987년 미국 국민 예술훈장, 1988년 일본 '신성한 보물' 훈장 등을 받았습니다.
미디어 서평
“에밀리 휴즈는 묵직한 나뭇결, 어두운 돌의 광택 등 이사무 노구치 조각 작품의 표면을 섬세하고 주의 깊게 묘사한 삽화를 통해 시각적으로 우아한 이야기를 완성해 냈다” - Publishers Weekly
“예술가의 복잡한 삶을 섬세하게 기록하려는 야심찬 시도” -Kirkus Reviews
“이사무의 삶과 예술의 복잡성을 자신만의 솜씨로 세심하게 설계하고 정교하게 표현한 수작” - Booklist
저자 소개
지은이 에밀리 휴즈(Emily Minako Hughes)는 일본계 어머니를 둔 다문화가정 2세입니다. 미국 하와이에서 나고 자랐고, 영국 런던에 살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림책 『나무 위의 집 사용 설명서』, 『숲에서 온 아이』 등을 썼고, 그림을 그린 『찰리와 생쥐(Charlie & Mouse)』는 맥밀란상, 닥터 수스의 이름을 딴 미국의 가이젤상(Theodor Seuss Geisel Award)을 수상했습니다.
옮긴이 윤지원은 홍익대학교에서 영어영문학을,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영화를 전공했습니다. 그림책 『꽃을 보았니?』, 『빙하기』, 『빼앗긴 사람들』, 『고개를 들면 보이는 것들』, 『새 친구 스누지와 써니 그리고 소소』, 『무지개 마을로 오세요』, 『우체통 토끼 윌로우』 등을 우리말로 옮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