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비
오랜만에 단비가 내리는
빗소리가 좋다
타들어가는 가뭄이 해갈되니
농부의 얼굴에도 한숨이
웃음으로 들리는 소리 같다
메말랐던 나무들도
달아오른 시멘트 바닥도
좋아라 소리치며
비를 마신다.
겨울 온실
햇볕이 따듯하게 비치는
온실서 맞는 겨울 정원이 그립다
커피나무에
아열대 분위기 만끽하면서
예쁘고향기 가득한
꽃구경도 하고
커피향이 진한 아메리카노
한 잔 마시면
더욱 행복한 겨울이겠지.
방랑시인 김삿갓
영기도 양주 명문권세가인
인동 김씨 후손으로 내어나
어린 나이에 폐족이 되어
멸족의 해를 피하기 위해
가족과도 헤어져야 했던
운명의 김삿갓
조부가 역적이었다는 사실에
괴로움과 멸시를 견딜 수 없어
김립, 삿갓이라는 이름으로 방방곡곡을 떠돌며서
세상사람들의 삶에 대한
수많은 해학적 시와 일화를 표현하며
많은 글을 남시기고
37년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다가
57세의 나이에 전남 화순에서 생을 다하여
"물 속에 비치는 청산을 내 좋아한다"는
강원도 영월 노루목에 잠들어 계시는 곳
생을 다하고서야 돌아온 노루목
그의 이름은 김 병 연......
동문회
고향산천은 옛브터
흘러 내려온 물처럼
항상 그곳에 있었다
그냥 마차라고
부르며 살아왔다
유일하게 학교 교정에
맑은 샘물이 흘러
쉬는 시간에는 옷이 젖는 줄도 모르고
물장구치면서 놀던 곳에서
나이 70이 되어서도
동심에 젖어 어릴 때 뛰어놀던
운동장에서 백발이 성성한
선후배들의 잔치 한마당은
작은 시골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였다
방금 잘 가라 인사했는데
또 보고 싶다
마차 샘터에서 접산을 바라보면서
내년에도 꼭 오겠다고 다짐하면서
뒤돌아보면서 떠나는
친구들 건강을 기원해본다
접시꽃
예쁜 접시꽃
누구를 기다리며
대문 밖에서 웃고 있을까
삽살개도
꽃향기에 취해
웃음며 낮잠 자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