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산책..!!
산업화시대와 민주화시대를 거쳐온 지금, 그리고 이제 막 코로나시대를 통과하는 지금, 시대의 주역들이 바뀌었다.
경제권력과 정치권력 또한 시대를 이끈 주역들이었으며, 시대를 통과하며 수많은 희생의 주역들이 또한 있었다.
다행히 우리는 한강의 기적으로, 5.18민주혁명과 촛불혁명으로, 선진국으로의 도약으로, 모두가 자랑할 만큼 전 시대에서 성공적 모델로 우뚝 서게 되었다.
그러나 문제는 그 성공을 누리려는 자들과 그러지 못하는 형편에 처한 사람들로 양분되는 사회적 경제적 계급 현상도 맛봐야 했다.
공도 있었고 과도 있었다면, 골고루 맛보고 골고루 책임져야 하는데, 아무런 기준도 세워지지 못한 채로 끼리끼리만 나눠먹는 풍조로 변질되어, 님비 현상, 갑질 문화, 오징어 게임 같은 풍조들이 생겨났다.
한편 뉴노멀 시대로 들어서면서, MZ세대들은 산업화 주역들을 퇴물로 여기고, 민주화 운동 세력들을 자기 앞길의 걸림돌로 간주하여, 모두까기를 시도했다.
마치 아비 어미 없는 자식인 양, 과거 없는 현재인 양, 현재의 기준과 잣대로서 마구잡이로 재단하려 한 것이다. 그 현재의 기준이 공정이고 성평등 미투다. 공격적이고 배타적인 '공정 생각'과 '미투 생각'은 위험한 수위로까지 이르러 억울한 피해자들을 낳는 정치적 마타도어로까지 이용되기도 한다.
이는 모두 누리려는 태도로서, 산업화 주역들과 민주화 세력들이 저지르는 오류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미래에 대한 준비된 자세라기보다는, 결과를 누리려는 탐욕의 눈길로도 비춰진다.
성장을 일으키지 않고 성장의 결과를 누리려는 태도는 우물가에서 숭늉을 찾는 격이며, 어린 아이가 어른 흉내를 내려는 우스꽝스런 행태로 보여진다.
남의 희생으로 쌓여진 성과물을 내것인 양 행세하려는 것은, 농부의 땀을 더럽다 욕하면서 곡식을 가져가려는 몰염치에 다름없지 않은가.
시대는 주인을 찾고, 주인 자격이 없는 자들이 서로 자기가 주인이라 말하지만, 정작 시대의 주인은 주장하기보다는, 자기 일을 찾아서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이다.
일제 시대에 독립운동가들, 산업화 시대에 낯선 독일로 건너간 간호사들 탄광 광부들, 민주화 시대에 잡혀가 고문당했던 사람들, 코로나 시대에 감염 확산된 대구로 자원해서 달려간 간호사들과, 영업 제한과 정지로 막대한 손실을 입은 사람들, 아무런 자기 내세움 없이 그렇게 서서히 잊혀져가는 사람들.
새 그릇에 새 물이 채워져야는 하겠지만, 자신이 새 물인지는 항상 되새김하듯 되돌아봐야 한다. 남을 탓하고 남을 깎아내리고 주저앉혀서 자기를 세우려 하면, 자기 역시 그렇게 다시 짓밟히는 존재로 추락하게 된다.
여명의 시간에 새벽을 여는 사람들이 있어왔기에 오늘이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ㅡ kjm / 2022.5.3
사진. '봄 이야기' 이대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