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8일 우리 강릉에 참 귀한 손님 한 분이 오셨습니다. 수행원들까지 여러 명이 왔으니까 한 분이 아니군요. 평소 우리나라의 전통문화에 대해 깊은 관심을 거지고 있는 성김 주한 미국대사가(미국대사인데, 한국사람이랍니다.) 6월 8일 모처럼 시간을 내 우리 강릉을 방문해 최명희 강릉시장님과 함께 선교장에서 강릉관노가면극을 관람하고, 또 강릉의 문화계 분들을 만나 우리나의 전통문화를 새롭게 체험하고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관노가면극을 관람한 다음 초당수라간으로 자리를 옮겨 전방욱 강릉원주대 총장님, 조규돈 (사)강릉단오제보존회장님, 황루시 관동대 박물관장님, 그리고 바우길 이사장인 저와 함께 점심을 함께 먹으며 강릉의 문화적 긍지와도 같은 단오축제와 걷는 길의 새 명소가 된 바우길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먼저 선교장에서 보고 온 무언극 관노가면극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나 봅니다.
관노가면극 중간에 양반탈의 이끔에 따라 관람자가 자연스럽게 연극에 참여하는 부분이 있는데 강릉원주대 전방욱 총장님이 '거기에 참여 해야 제대로 관노가면극을 즐긴 것'이라고 하자 수행원들에게 그렇다면 오늘 강릉 관노가면극을 제대로 즐긴 사람은 나뿐이다, 하고 자랑도 하며 아무튼 시작부터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습니다.
높낮이가 조금 다른 통나무 테이블 두 개를 맞붙인 자리 중간에 앉아 거기에 놓은 접시가 조금 기울어지자 총장님이 대사님을 중심자리로 모셨는데 불편한 자리가 되었다고 농담하시자 "우리 스탭들이 저를 위하는 것처럼 하면서 이렇게 골탕을 먹입니다." 하고 한국사람이 한국말 하듯 농담하고(서울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를 다니던 중간에 미국으로 간 한국사람입니다.)...
두부요리 중심으로 한국식으로 아주 거하게 차려진 점심을 먹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했는데 성김 대사가 애초 바탕이 한국 사람이라 한국말로 농담도 잘하고, 고춧가루를 푼 순두부전골도 잘 먹고, 어린시절 서울 얘기며 자신이 본 강릉인상 얘기를 한국사람처럼 말해서 점심 먹는 분위기가 미국대사와 밥을 먹는 게 아니라 어릴 때 헤어졌던 친구를 다시 만나 얘기하는 듯한 분위기였습니다.
전방욱 강릉원주대 총장님께서 평소 소탈하신 성품대로 분위기를 격의없이 부드럽게 이끄시며 미국대사님께 학교 초청강연도 부탁하시고, 강릉원주대학교와 바우길이 공동으로 탐사한 ‘학이시습지길’에 대해서도 설명하시고 다음에 초청강연 때 오시면 한번 걸으시자고 말씀도 하시고, 또 제가 바우길 지도를 선물할 때 총장님께서 ‘학이시습지 길’지도가 담긴 손수건도 함께 전달했습니다.
저는 바우길을 탐사하기 전에 제 발걸음이 아니라 글로 길을 만든 은비령 책과 동인문학상을 받은 다음 미국에서 출판된 ‘수색 그 물빛무늬’ 영문판 책을 선물로 전달했습니다. 그리고 함께 온 수행원들께는 16년 전 대관령 옛길을 우리 아들과 함께 걸어서 쓴 ‘아들과 함께 걷는 길’ 책을 드렸는데, 이 책을 아는 참석자들이 더 좋아했습니다.
저만 드린 게 아니라 저도 선물을 받았습니다. 'U.S. Embassy Seoul'이 새겨진 고급 볼펜인데, 이 볼펜은 저보다는 아무래도 이 길을 위해 애써주시는 우리 바우길 탐사대장님께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이날 제가 만난 성김 미국대사님, 참 재미있는 분이었습니다. 초당수라간 식당주인에게도 꼭 한국손님들처럼하고 음식 칭찬하고, 제가 사인북을 처음에 대사님이 아니라 수행원에게 건네자, “제 선물은 저를 줘야합니다. 스탭들에게 주면 나 안주고 대신 가진다.”고 농담도 하고, 전방욱 총장님이 우리 어머니가 학교에 가지 않는 저 때문에 제 학교길 이슬 털은 얘기를 듣고 감동하고... 제가 그때 어머니가 이슬을 털었던 길을 걷는 마음으로 바우길을 탐사한다는 얘기를 듣고 재미있어하고....
경호 문제 등으로 함께 실제 바우길로 나가 걷지는 못했지만, 아무튼 바우길 때문에 강릉의 귀한 분들과 또 외국에서 오신 재미있고 귀한 분을 만나 좋은 이야기 많이 나누고 왔습니다.
특히나 바우길에 대해 ‘우리는 함께 길을 만든 길 동업자’라시며 바우길에 진한 우정을 보여주시며 전체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이끌어주신 전방욱 총장님 참 감사합니다. 또 자리에 배석해 강릉의 전통문화와 관광문화, 그리고 새로운 관광상품으로 떠오르는 바우길 설명을 차분하게 해주신 강원일보 조상원 기자님, 경포호수 주변의 여러 정자를 잇는 새 길에 대해 말씀해주신 조규돈 단오제보존회장님, 강릉의 민속과 풍습에 대해 해박하게 말씀해주신 황루시 선생님, 저 개인으로도 참 의미있고 우리 바우길에도 참 의미있고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왼쪽부터 조상원강원일보기자,이부연 알렌 대사관직원님, 조규돈 단오보존회장님, 성김대사님, 전방욱 강릉원주대학총장님, 이수원, 황루시 관동대학교박물관장님
첫댓글 선생님 정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이러시다 각국대사님들이 차례대로
한번씩 다 오실것 같습니다....
강릉의 새명소로 자리잡아가는 바우길을
열심히 소개하고 자랑하고 있답니다.ㅎㅎㅎ
꾸밈없는 모습들이 바우길과 닮은 것 같습니다.^^
선생님 소설 수색 물빛.... 이작품에 반한 이들의 후기를 읽었었어요.. 아직 전 전이라...꼭 읽어보구 싶습니다.
좋은분들이 많이 오셔서 참 좋습니다.
귀한분 오셨었군요
언젠가 나중에라도 좋은 자리 있으면 함께하길...
먼저 듣고.. 글을 읽는 재미도 여간 아닙니다...
학이시습지길을 걷고난뒤 뒤풀이에 처음으로 인사드렸습니다
처음처럼 여일하게 바우길 사랑이 계속되길 빕니다..홧~팅!!!
이수원님은 뉘신지? 어서 본듯한 분인디?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