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신체에는 뼈와 살 그리고 근육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어느 것 하나 없다면 아니 부족하다면 여러 힘든 일들이 벌어질 것이다. 조그만 충격에도 큰 부상을 입는다던지 바람이 조금 세게 불어도 넘어진다던지 등산이나 운동 등 조금 힘든 일은 할 수가 없다던지 하는 일들이 일어난다. 이른바 헬스장이라는 곳에 가면 키와 몸무게는 비슷한데 들어올리는 무게가 천차만별이다. 가냘픈 몸매에도 큰 무게를 들어올리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냥말로 등치가 크지만 실제로 작은 무게도 감당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것은 바로 근육이라는 조직이 하중을 버티는 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신체가 작아도 근육이 잘 발달돼 있으면 큰 하중에도 견디지만 등치가 커도 근육이 상대적으로 적으면 제대로 견디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만큼 몸에서 근육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주 높다고 하겠다. 하지만 사람에게는 몸에만 근육이 있는 것이 아니다. 어느 성악가는 말한다. 사람의 성대에도 근육이 있다고 말이다. 무슨 소리냐 하면 어떤 이들은 맘껏 소리를 질러도 성대가 정상적으로 유지되지만 어느 이들은 조그만 크게 강하게 소리를 지르면 금방 목이 쉬는 경우도 많다. 성악가들은 이 성대의 근육을 키우기 위해 이른바 득음이라는 힘든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세계적인 성악가들은 일반인이 상상도 못할 성량을 자랑한다. 그들도 태어나면서부터 그렇게 성량이 대단했던 것은 아닐 것이다. 엄청난 노력과 피나는 연습으로 그런 경지에 도달한 것이다. 우리는 사람들의 성대를 잘 들여다 볼 수 없지만 세계적인 성악가들이나 한국의 명창들의 성대는 일반인들과 달라도 많이 다를 것이다. 그들은 성대의 근육을 키우기 위해 기차길 옆이나 폭포수 아래에서 오랫동안 득음 연습을 했다. 목에서 피를 토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근육은 몸과 성대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바로 마음에도 근육이 존재한다. 아니 실제로 이 근육이야 말로 눈에는 절대 보이지 않지만 사람의 생활을 가늠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어떤 이는 아주 조그만 풍파에도 좌절하고 만다. 하지만 어떤 이는 엄청난 태풍급 재난에도 꿋꿋하게 견딘다. 바로 이것이 마음의 근육 차이때문이다. 신체의 근육과 마찬가지로 누가 어느정도 근육을 키웠는가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천성적으로 마음의 근육이 강한 사람들이 있다. 왠만한 자극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그런 성격의 소유자들이 있다. 세상의 흐름 그리고 병들고 죽는 것과 같은 것에도 담담하게 처신하는 경우이다. 타고난 낙천주의자이자 깊고 넓은 마음의 소유자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그렇게 되기가 쉽지 않다.
마음의 근육도 몸의 근육처럼 계속해서 단련하면 어느정도 상당히 키울 수 있다고 한다. 마음이 심하게 흔들릴 자극에도 긍정적 인 마음과 이겨낼 수 있다는 각오로 그 힘듬을 이겨내면 그 다음에 그 정도의 자극에는 충분히 견딜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산전수전 다 겪은 사람을 당할 수 없다는 것 아니겠는가. 세상풍파에 견디는 마음의 근육이 키워지면 태산이 무너져도 굳굳하게 버티는 거인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는 것이다. 요즘처럼 나라 안팎이 이런 저런 험한 상황속에 휘청거릴 때도 마음의 근육이 단단한 사람들은 별 일 아닌 것처럼 생각하고 살아갈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엄청난 스트레스에 하루하루가 피곤의 연속이자 정말 죽지 못해 사는 그런 생활이 되지 않겠는가.
앞으로 이 나라 한국의 상황이 결코 나아지리라는 보장이 전혀 없다. 미중과 미러 갈등에 남북 갈등으로 긴장은 높아가는 등 국제 정치는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극히 힘든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국내정치는 또 어떤가. 대선이 끝났으니 이제 할 것은 다 했다는 식의 양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여는 여대로 야는 야대로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서로 그릇차지에 몰두하는 등 국내정치는 국내정치대로 갈피를 잡지 못한 채 폭풍우의 회오리속으로 휩쓸리고 있다. 경제는 엄청난 물가고에 시장가기가 무서워졌고 바로 몇달전까지 집값 급등으로 원성이 높더니 지금은 급락으로 또 다른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야기된 이른바 영끌족의 힘듬을 국민들이 같이 공유하자는 정말 요상한 정책이 나오지를 않나 갈수록 태산이다. 그렇다면 힘들게 꼬박꼬박 이자를 갚아오던 일반 서민은 뭐란 말인가. 이제 내배째라는 풍조가 만연될까 정말 두렵지 않은가. 이사철이 다가오지만 집은 팔리지 않고 전세시장의 난기류로 오고가지도 못하게 된 시민들이 부지기수이다.
게다가 잡혀가던 코로나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정부는 과학방역 운운하며 그냥 국민들 알아서 잘 대처하시라는 분위기이다. 전 정권 방역행정에 온갖 훈수에 지적을 일삼더니 이제는 잘 알아서 하라는 형국이다. 괜찮은 상황이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발견하기 힘든 상황이 되고 말았다. 이제 정말 자기 스스로 살 길을 찾아야지 자칫 큰 일 나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갈수록 심해지는 살인적인 폭염까지 겹쳐 각종 스트레스로 인해 몸에 큰 이상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이런 시절일수록 바로 마음의 근육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게 될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마음의 근육을 키우기 위해 힘을 기울여야 한다. 그래야 생존한다. 이 나라 한국은 예전부터 각자도생의 상황 속에 살아왔다. 왜군이 처들어 왔는데 임금은 궁궐과 국민을 버리고 북으로 자기 살겠다고 도망가버리고, 북한군이 쳐들어 왔는데 자기만 살겠다고 서울을 버리고 남으로 도망가는 대통령을 우리는 가진 민족 아니겠는가. 이 나라 정부에게 기댈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각자도생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것임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그래야 생존할 수 있다.
2022년 7월 30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