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의 세조길 입구에서 본 길목)
새 숲과 맑은 공기를 만드는 소나무는 자연의 모든 재해를 막아주기도 하고 동물의 집이 되기도 한다. 작은 곤충들과 땅의 균류까지 생명의 연결통로가 되는 나무이기도 하다. 그래서 늘 나무는 죽어서도 숲의 시작이다.
속리산 세조길을 길을 걷는 대부분의 노인들은 걸음이 느리고 편치 않은 다리였지만, 골짜기 냇가를 따라 산책길에 들어서며 모두 좋아했다. 길 입구부터 아름드리 겨울나무가 말없이 서서 반기는 품이 넉넉하고 평평한 산책길이다.
안내판에 “세조길은 법주사에서 세심정까지 구간으로 남녀노소 쉽게 걸을 수 있고, 특히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한 무장애 탐방로 구간이다. 또한 사계절 특색이 뚜렷한 수변 경관과 음이온, 피톤치드가 풍부한 자연환경을 갖춰 힐링과 건강을 주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걷기 명소 길이다”라 기록되어 있다.
(세조길에서 본 안내 표지판의 글귀)
양승희(법주사 담당) 문화해설사는 “이 세조길은 조선 7대 세조 임금이 몸과 마음을 치유하러 요양 차 속리산으로 순행 왔던 길을 조명하여 만든 길로 2016년 9월에 개통했습니다. 맑고 시원한 계곡과 함께 나란히 걸을 수 있는 길이며, 길 오른쪽은 솔향이 짙어서 천천히 걸어도 지루하지 않고 온갖 나무의 속내를 맡을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속리산 정이품 소나무’를 닮아서인지 걸음을 옮길수록 소나무가 내는 소리가 선연 느낌으로 살아났다. 속이 헐어서 다람쥐가 드나들고 온갖 벌레가 군집하던 몸집이 큰 나무도 죽었는지 살았는지 묘연하여 마음이 아련하다.
「나무는 언제나 가만히 있는 듯해도 분주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잎이 나고 꽃눈을 열고 물을 빨아올리는 등 언제나 분주히 숲에서 살아나고 있습니다. 눈을 감고 가만히 귀를 기울여보세요. 나무가 살아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옵니다」라는 안내판을 읽으며 침묵은 더 뚜렷한 생기가 났다.
(걸어온 한 무리 산책객이 법주사 일주문에 들어섰다)
소나무와 어울린 나무들이 모두 겨울 나목이라 더 고요하고 고즈넉했다. 오늘같이 미세먼지가 많은 날도 이들은 부지런히 공기를 정화하며 살고 있어 숲길을 걸으면 정신이 더 해맑아져 노인들이 걷기 좋은 길임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22개의 국립공원 가운데 약자가 산책을 할 수 있는 가장 편안한 길이다. 또한 아름다운 풍광 100경에 든 경치를 가감 없이 풍미한 다음, 법주사 템플스테이까지 하면서 며칠 동안 이 길을 걸으며 즐기고 갈 겨울 길이기도 하다.
법주사를 거쳐 세심정까지 약 5㎞를 천천히 걸어도 약 두 시간쯤 소요되는 평탄한 산책길이다. 이 길을 벗어났을 때, 기다렸다는 듯 갑자기 눈보라가 휘날려 날씨가 싸늘하게 변했다.
첫댓글 "세조 길!"-낯설지 않은 길 같군요. 언제 다시 한번 가보도록 하십시다. ㄱ ㅅ
우리가 걷기엔 딱 좋은 길... 봄 여릉 가을 겨울 자주 가서 걷고 싶은 길이죠...감사
전 지금도 잊지않는 주차장에서 법주사 간 '오리숲길 ' 정말 마음을 다스리는 명상의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