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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을 준비하면서 >
"내가 걷는 이 길이 뒤에 오는 사람에게 이정표가 될지어니 함부로 걷지 마라."
나는 여행을 떠나기 전에 여행계획을 세우면서 먼저 여행을 다녀온 분들의
후기와 사진을 검색하여 꼼꼼히 읽어보는 습관이 있다. 이번 여행도 개인 블로그와
께페에 올려진 사진과 후기를 읽어보며 많은 정보를 얻었다.
사람마다 여행지에 대한 선입견이 있다. 그 선입견이란게 그 동안에 보아온 사진과
후기, 동영상, 그리고 전해들은 이야기로 나름 판단을 하고 상상의 그림을 그리게 된다.
나 역시 울릉도에 대한 나만의 그림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여행을 떠나 실제로 현지에
가서 보면 내가 그동안 알고 있는 정보로 그린 상상의 그림이 얼마나 터무니 없고
실제와 얼마나 다른가를 실감하게 된다.
그래서 "백문이 불여일견"이란 말을 다녀온 분들이 자주 쓰는 것 같다.
아마 이번 울릉도 여행도 내가 그동안 생각해 왔던 모습과 전혀 다른 모습이
될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여행지에 대한 공부를 했다.
울릉도는 1개읍(울릉읍)과 2개의 면(서면과 북면)으로 되어 있고 인구는 2012년 말 기준
1만 1천명 정도 된다. 면적은 76만 평방키로미터, 남북의 길이는 약 9km, 동서의 길이는
11km이다.
울릉도로 이번 하계여행을 가겠다고 생각한건 7월 10일 경이다. 지도를 펼쳐들고
내가 가보고 싶은 곳이 어디일까 하고 생각하다 울릉도가 눈에 번쩍 거렸다.
사실 그동안 나는 섬 여행을 많이 다녔다. 서해안 섬들은 물론이고 남해안의 많은
섬들도 두루두루 여행을 했다. 한 때는 한 달에 한 개 섬 가기로 계획을 세우고
열심히 다녔으나 마라톤에 푹 빠지고 부터는 섬 여행도 차츰 시들해졌다.
사실 울릉도는 여타섬에 비해 접근하기가 쉽지가 않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또 동해의
풍랑에 의해 배가 결항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웬만한 파도는 헤치고
다닐수 있는 쾌속석이 취항을 하고, 또 그전에 포항의 후포와 동해의 묵호항 두군데에서만
출항을 했던 노선이 올 초 강릉항에서 출항하는 노선이 생겨 여행하기가 더 쉬워졌다는
생각이 든다.
여행을 가겠다는 마음이 생기면 일사천리로 준비를 하게 된다. 이번 여행도 먼저 휴가를 얻고
함께 갈 아내에게 동의를 구하고, 배편을 예약하고 그리고 울릉도 여행 정보를 공부했다.
그러나 문제는 휴가철 성수기라서 숙박이 이미 예약이 완료됐다는 것이다. 인터넷에
올려있는 70여곳의 울릉도 모텔, 펜션, 민박집에 전화를 했건만 비어있는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숙박을 예약하지 못해 약간 불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비 피할 곳만 있으면
아무 곳에서라도 자자는 생각을 하고 느긋한 마음으로 여행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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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1일 차 >
1, 울릉도 배에 오르다.
7월 31일 집에서 아침 7시 30분에 출발하여 춘천고속도로와 영동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강릉항에 도착하니 11시가 조금 넘었다. 12시 30분에 배가 출발하여 시간적 여유가 충분했다.
무료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미리 점심식사를 했다. 아내는 배멀미를 대비해 멀미약을
먹었지만 나는 그동안의 경험으로 멀미약을 먹지 않았다.
12시 20분쯤 승선을 하여 배는 12시 30분에 출항을 했다. 강릉에서 울릉도까지는
178km. 우리가 승선한 시스타 1호는 43노트(시속79km)로 달렸다. 30분쯤 지나니
망망대해인 먼바다에 이르고 수평선을 따라 한 바퀴 눈을 돌려보니 원이 그려져 있다.
마치 하늘에서 보면 원 안에 우리 배가 점처럼 떠 있을 것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의 속도가 빨라서인지 배의 출렁임 또한 롤러 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상하의 진폭이
무척 컸다. 배는 그렇게 2시간 40분을 달려 오후 3시 20분쯤 울릉도 저동항에
입항을 했다.
2, 저동항에 입항을 하다.
저동항에 입항하여 승객이 한꺼번에 내리니 항구가 북새통이 된다.
수많은 여행사에서 관광버스를 대기시켜 놓고 여행객들을 기다리는 안내원들,
숙박집에서 픽업을 하러나온 차들, 또 렌터카들, 택시들...갑지가 정신이 멍해진다.
숙박을 정하지 못해 어디로 가야할지 막막했다. 혹 빈 숙박집을 채우려고
호객하는 사람이 있나 두리번 거려 봤지만 그렇게 천사처럼 웃음띤 얼굴로
나를 기다려주는 사람은 없었다.
베낭을 메고, 가방을 어께에 걸치고 아내와 함께 항구를 벗어나 버스정류장으로
갔다. 일단 저동항을 빠져 나가기로 했다. 울릉도에는 저동항과 도동항 두 군데가
주민이 가장 많이 살며 육지의 모든 배들이 이 두 항구를 통해 들어온다.
그러나 항구는 울릉도의 지형을 반영이라도 하듯이 계곡속에, 산과 산 사이의 폭이
몇백미터도 되지 않는 곳에 빽빽이 주거시설과 상없시설이 혼재해 있어
어찌보면 신비스럽게도 보이지만 어찌보면 무척 답답하게 보인다.
울릉도 입항의 첫 느낌은 그렇게 답답함으로 다가왔다.
3, 울릉도 버스에 오르다.
일단 저동에서 버스를 탔다. 내가 울릉도에 대해서 공부해본 결과 번잡한
저동과 도동을 피해 서면이나 북면쪽에 숙박을 잡는게 더 저렴하고 더 한적한
느낌이 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서면의 남양, 태하, 그리고 북면의 현포,
천부중 한곳에서 숙박을 찾아보기로 했다.
울릉도 버스는 대부분 24인용이다. 도로가 좁아서 큰 버스가 다닐수가 없고
도로의 형태도 해안도로를 제외하곤 대부분 경사가 가파르고 굴곡이 심한
험로이다. 이곳에서 버스 운전을 하는 분들은 운전에 달인 같아 보였다.
저동에서 도동으로 가는 길 역시 만만찮았다. 오르막길과 내리막길, 그리고
가파른 험로. 창밖의 신비한 풍경보다는 아찔한 절벽과 구릉이 육지손님을
쉽게 적응하지 못하게 했다. 버스는 도동에서 30분간 쉬었다 간다고 했다.
차안에서 30분간 기다리기가 뭐해 도동항을 구경하기로 하고 차에서 내렸다.
도동항 역시 저동항처럼 계곡으로 도시가 형성되어 있었고 상업시설과 주거시설이
한뼘 여유없이 빽빽히 들어서 있었다. 이런걸 입추의 여지가 없다고 해야 하나.
그래도 육지의 풍경과 전혀 다른 모습이 신비스럽기만 하다.
4, 태하에 둥지를 틀다.
30분간 쉬었던 버스는 손님을 태우고 다시 출발을 했다.
차안은 손님들로 가득차 있다. 자리 한쪽에 가방과 베낭을 놓았는데
할머니 한 분이 서 계서서 짐을 무릎 위에 올리고 앉으시라고 했다.
도동에서 사동으로 넘어가는 길도 오르막과 내리막, 험로로 이어졌다.
그리고 사동에 이르니 해변이 펼쳐졌다. 이제부터는 해안선을 따라
차가 움직인다.
확 트인 해변, 해안선을 수놓은 기암 절벽들, 그 절벽들 사이로 난 도로.
그 도로를 곡예하듯 버스는 달리고 낯선 여행자는 울릉도 해변의
신비로움에 가슴이 울렁거리고 얼굴이 상기된다. 감탄의 탄성마져
부족할 것 같은 아름다움에 한참 정신을 놓고 있다가 머리에서
떠오르는 한가지. 숙박~~숙박을 정해야 한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옆자리에 계신 할머니에게 이곳 울릉도에 사시냐고 물어보니 그렇다고
했다. 내가 남양에서 내려 숙박을 구하려고 한다니까 남양보다는 태하가
더 숙박 구하기도 쉽고 또 주변환경도 좋고, 관광지도 많다고 태하에서
머물것을 권하였다. 할머니 자신도 태하에서 거주하시며 숙박을 운영하신
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할머니 댁에서 숙박을 하고 싶다고 하니까
자신의 집보다 더 좋은 언니집을 연결해 소개해 주겠다고 했다.
내가 한사코 시설이 좋지 않아도 괜찮으니 할머니 댁에서 머물고 싶다고
하니 그럼 언니집을 먼저 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자기 집으로 오라고
했다. 나도 더이상 할머니의 제안을 따르지 않을 수가 없어 그렇게 하기로
했다.
사동을 지나 남양 해변 그리고 태하령을 지나 태하로 들어 섰다.
태하에서 할머니와 함께 내려 언니네 민박집으로 갔다. 민박집은
식당을 겸하고 있는 해변가에 위치하고 있었다. 그렇게 썩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이것 저것 가릴 형편이 아니었다. 그래서 일단 짐을
풀고 휴식을 취했다. 10분쯤 있다가 주변을 살펴보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5, 폐교된 섬마을 학교들.
몽돌 해수욕장을 둘러보고, 인근 성하신당, 그리고 마을 곳곳을 둘러보았다.
섬에 가면 내가 꼭 둘러보는 곳이 있다. 그곳은 다름 아닌 초등학교다.
섬에 가서 초등학교의 운동장 벤치에 앉아 있으면 마음이 포근해지고
기분이 무척 좋아진다. 그리고 이곳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의
모습과 아이들의 모습을 떠올리면 미소가 살짝 지어지기고 한다.
호젓한 분위기의 섬마을 학교. 그래서 나는 늘 섬에 가면 섬마을 학교를
찾아 간다.
먼저 찾아간 곳은 울릉서중 태하분교. 그런데 운동장엔 잡풀이 가득하다.
안내문을 읽어보니 2011년에 폐교가 되었다고 써있다. 커튼이 드리워진
창문 사이로 교실 안을 들어다 보니 잘 정돈된 책상과 의자. 그리고 교실
뒤쪽 알림판에 붙여진 학생들의 그림과 문예작품들이 학생들의 솜씨를
그대로 담고 있었다. 그러나 나를 슬프게 한건 마지막 이 교실을 사용했던
학생들이 쓴 칠판의 낙서다.
"학교는 없어지지만, 우리들의 우정과 추억은 늘 이곳에 있을 것이다."
마을 위쪽으로 올라가니 태하에서 가장 터가 좋은 곳에 태하 초등학교가
자리잡고 있었다. 학교 앞으로는 개울이 흐르고, 학교 뒤로는 병풍처럼
우뚝선 산이 자리잡고 있고... 이렇게 아름다운 초등학교의 모습이
또 있을까 싶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작년에 마지막 3명이 남은 학생을
인근 남양초등학교로 전학을 시키고 학교는 폐교되었다고 한다.
나날이 늘어가는 폐교~~폐교. 학교가 생명을 잃으면 고장이 쇠퇴하고
주민이 힘을 잃듯이 나라의 국운과 흥망도 학교와 함께 한다는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보았다.
6, 좋은 숙소는 여행을 더 즐겁게 한다.
학교에서 개울을 따라 100미터쯤 내려오니 성하신당이 있었고 그곳에
빽빽한 송림이 우거져 있으며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잘 조성이 되어
있었다. 그 옆에 자리잡은 최근 한 달 전에 오픈한 "솔향기 팬션".
너무 아름다운 팬션의 모습이 눈에 번쩍거렸다.
생각컨데 이미 손님이 다 찾겠지만 혹시 가격이라도 물어보자는 생각으로
팬션에 들어가 주인에게 물으니 놀랍게도 방들이 텅텅 피어 있었다.
이렇게 좋은 시설에 빈방이 있다니, 게다가 가격도 저렴한 단돈 5만원.
이런 팬션이 다른 곳에서는 15만-20만원 정도 하며, 깨끗하지도 않고,
또 주변 환경도 좋지 않는데, 이렇게 좋은 곳에 좋은 시설이 된 팬션이 있다니
나에게 정말 행운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고민할 것도 없이 방을 옮기기로 했다. 그래도 민박집 주인에게
미안해서 1시간 정도 짐을 맡겨둔 보관료라고 생각을 하고 약간의 사례비를
지불하고 방을 옮겼다. 좋은 숙소로 옮기니 아내도 너무 좋아한다.
창을 열고 있으면 그윽한 솔향기가 방안으로 들어와 기분이 너무 좋아지는
"솔향기 팬션" 정말 못 잊을 것 같다. 본래 태하에서 1박을 하고 북면의
현포나 천부에서 1박을 하려고 했는데, 현포나 천부에도 이 보다 더 좋은
팬션이 없어 이곳에서 2박을 했다.
7, 아내와 함께 오붓한 저녁식사를...
이번 여행은 아침 저녁은 직접 취사를 하고, 점심만 현지 식으로 하기로 했다.
그래서 미리 버너와 코펠도 준비를 하고 음식재료들도 시장을 봐서 준비해 갔다.
팬션에 짐을 풀고 조금 쉬었다가 저녁을 준비하기 위해 버너를 꺼네 불을 붙이는데
너무 오래되어서인지 불의 세기가 적당하지 않고 빨간 불꽃만 일어 사용할 수가
없었다. 급기야 주인에게 가스버너를 빌려 취사를 했다.
오랜만에 아내와 함께 직접 식사를 준비하여 식사를 하니 식사도 너무 맛있고
분위기도 너무 좋았다. 아내도 만족한 얼굴이었다. 저녁에는 밤 바다를 즐기며
몽돌 해수욕장 해변에서 아내와 이야기를 나누며 맥주를 마셨다.
여행의 또다른 재미는 함께한 사람과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다.
아내와 진지하게 앞으로의 인생에 이야기하기도 하고, 또 가벼운 농을 주고
받으며 여행지에서의 즐거움을 한껏 누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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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2일 차 >
1, 달리기로 아침을 시작하다.
청정한 지역이라서 그런지 아침 5시에 눈이 떠졌다.
여명이 밝아오는 동해, 일렁이는 물결 위로 밝은 빛이 조금씩 비쳐오기
시작했다. 마라톤 복장으로 갈아입고 태하 해변길을 달렸다.
태하 해변의 비경은 국내 10대 비경중의 하나라고 한다.
해변길이 너무 아름다웠다. 각종 기암으로 이루어진 해변에
길을 만들어 산책길을 만들어 놓았다. 어느 지점에서는 위험하여
걷기도 어려웠지만 어느 지점에서는 동해 바람을 온몸에 안으며
힘차게 달려보기도 했다.
해변길을 한참 달리다 보니 길이 산위로 나 있었다. 그래서 산길을 따라
계속해서 올라갔다. 육지에서 볼 수 없는 휘귀한 식물들, 그리고 울창한 숲.
숲도 비경이고 해변 경치도 비경이었다.
20분쯤 올라갔을까 태하 등대로 올라가는 길이 이어졌다. 10분을 더 올라
등대에 오르니 울릉도 북쪽 해안선이 한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멀리 이어지는
북쪽의 바다-- 시원스레 펼쳐진 바다가 나를 껴안는다.
울릉도 향나무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특히 바위 틈에서 자라는
향나무를 석향이라고 하는데 이곳 태하 전망대에서 부근의 바위에서 자라는
석향이 최고라고 한다.
2, 벼스를 타고 육로 관광
오늘은 울릉도에서 운행하는 버스를 타고 육로 관광에 나섰다.
울릉도는 섬 전체 한 바퀴가 약 56km에 달한다. 그중에서 내수전에서
석포까지 약 51km가 도로가 개설되어 있고, 동쪽 구간 석포에서
내수전까지 5km가 아직 연결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이 구간은 지금도
배로 이동을 하고 있다. 물론 왔던길을 되돌아 가는 버스를 이용해도
되지만 버스로 1시간 20분 정도 걸리기 때문에 배로 20분이면 갈수 있는
코스를 많이 이용하는 것 같았다. 이 구간은 지금 공사가 한참 진행중이었다.
2011년에 착공을 하여 2016년에 완공한다고 하니 2017년에는 버스로
섬 전체를 돌아볼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울릉도 버스 여행은 불편함이 전혀 없었다. 버스 간격도 40-50분 간격으로
운행이 되기 때문에 한 곳에 내려 관광을 하고 다시 다음 버스를 이용하여
다음 여행지를 관광하면 되기 때문이다.
먼저 현포항에서 내렸다. 현포는 아담한 항구였다. 차에서 내리니 제일 먼저
현포 테마 박물관이 눈에 들어왔다. 들어가 구경을 하니 박물관이 아니고
지역 특산물을 파는 곳이었다. 울릉도에서 나는 더덕, 각종 나물 등등..
잠깐 구경을 하고 바로 나와 주변을 둘러보았다.
나는 섬에가면 섬을 여행하는 나만의 취향이 있다. 그것은 다름아닌
그 곳 섬사람들이 무엇을 해서 먹고 사는지, 그리고 내가 이곳에서 살게 된다면
어떤 곳에서 사는 게 가장 좋은 지를 생각하며 여행을 한다.
그런 점에서 지금까지 둘러본 울릉도의 여러 곳 중에서 그래도 태하가 가장
마음에 드는 것 같다. 경관도 아름답고, 주거 환경도 너무 좋고~~~
현포에서 여행을 하고 나서 다음 버스를 이용하여 천부로 이동을 했다.
천부는 북면의 소재지 답게 조금 번잡함이 느껴졌다. 그러나 도동이나
저동처럼 도시 느낌은 들지 않고 시골 면소재지보다도 더 한적한 느낌이
들었다. 집들은 대략 200-300호 정도 되는 것 같았다. 해변도 둘러보고
마을길도 꼼꼼히 둘러보고 다시 차를 타고 석포로 향했다.
3, 석포와 관음도.
천부에서 버스를 타고 20분 정도 가니 석포항에 이른다.
석포항은 울릉도에서도 청정하기로 이름이 높다. 그 물빛이 얼마나 맑은지
중국의 구체구의 파란 물빛 같았다. 차에서 내린 관광객들이 그 물빛을
보고 탄성을 지른다.
울등도에는 부속섬으로 두개의 큰 섬이 있다. 그 하나가 죽도이고 또 하나가
관음도 이다. 죽도는 울릉도에서 4km가 떨어져 있어 배를 타고 가야 하지만
관음도는 석포항에서 300미터 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그래서 최근
관음도와 석포를 있는 다리가 놓여졌다.
관음도로 들어가는 다리로 가기까지 엘리베이터를 타고 7층 높이까지 올라가야
한다. 그리고 다시 조금 더 올라가니 관음도로 건너가는 다리가 보였다.
관음도 다리에서 보는 전망도 일품이다. 바로 가까이에 죽도가 보이고 멀리
푸른 바다에 수평선이 길게 펼쳐져 있다. 다리 아래로 내려다보니 번지점프장
처럼 아찔하다. 그러나 투명한 비취빛의 물빛이 너무 아름다워 잠시
넋을 잃게 한다.
4, 나리 분지를 여행하다.
다시 천부로 돌아와 나리행 버스를 타고 나리 분지로 향했다.
천부에서 나리까지는 5km 정도. 해안선을 700미터쯤 달리다가 산길로 접어들어
가파른 절벽을 구불구불 버스가 올라간다. 해발 500여미터쯤 올라갔을까.
버스가 정상을 확인하고 내리막길을 달린다. 그리고 눈앞에 벌판이 펼쳐진다.
황홀한 절경. 울릉도에 이런곳이 있다니. 울릉도는 이름그대로 빽빽한
구릉숲이다. 수많은 암벽과 봉우리들. 칼데라 화구 화산답게 어느곳에서나
우뚝솟은 기암괴석과 봉우리들이 즐비하다. 이런 곳에 이런 아름다운
평지가 있다니.. 나리 분지는 가로 세로 1.5km, 2km 정도 되고 면적은 3평방
키로미터가된다. 마을은 동북쪽에 나리마을, 남서쪽에 알봉마을이 있다.
나리 분지를 보면서 사람들이 찾는 천국이 있다면 이런 곳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병풍처럼 둘러쌓인 봉우리들로 천혜의 자연 환경을
만들어 주고 곡식을 풍요롭게 경작할수 있는 이런 너른 토지가 있으니 말이다.
나리분지에 가면 꼭 보고 와야될 것이 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너와집과
투막집. 옛날 지리시간에 사진만 보고 모양과 형태를 달달 외웠던 기억이
나는데 실제로 집에 들어가보니 옛사람들의 지혜와 슬기가 그대로 느껴졌다.
나리분지에서 성인봉을 올라가 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으나 다음 기회로
미루고 대신 버스를 타고 올라왔던 길을 내려갈 때는 걸어서 내려가기로 했다.
약 5km 정도 되는데, 보행로는 버스길과 달리 울창한 숲속으로 나 있었다.
내려오면서 울릉도의 숲속 중간 중간에 집을 짓고 사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고 또 그들의 여유있는 삶을 살짝 엿보기도 했다.
해변 가까이 왔을 때 숲속에서 내려다 보이는 울릉도 해변의 절경이
더 아름답게 느껴졌다.
5, 남양 해변의 절경을 즐기다.
남양은 서면의 면 소재지다. 인구는 대략 400~~500명 정도.
해안풍경이 너무 아름다운 곳이다. 남양은 깊은 계곡에서 발원하여
흘러나오는 남양천이 두개가 마을을 관통하여 흐른다. 그리고 그 하천을
따라 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마을을 감싸고 있는 웅대한 봉우리들이
하늘을 찌르고 그렇게 마을은 어머님의 품에 안긴 아이처럼 아늑하게
자리를 하고 있다.
해변도로의 절경중에서 으뜸은 남양에서 통구미, 사동을 이어주는
길이다. 이곳을 지나면서 느낀 것은 대만의 화련 타이루거 협곡이 연상되었다.
차가 바위틈으로 계속 비집고 들어가는 모습이 참으로 신기할 따름이다.
아무튼 울릉도는 참으로 멋진 환상의 섬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느것 하나 아름답지 않는 것이 없고, 어느 곳으로 카메라를 들이대도
아름다운 절경이 눈에 들어오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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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3일 차 >
1, 울릉 공설운동장에서 아침운동을 하다.
오늘도 일어나니 아침 5시 20분쯤 됐다.
마라톤 복으로 갈아 입고 아침 산책 겸 운동에 나섰다.
어제부터 궁금했던 곳이 한 곳 있었는데 산비탈에 펼쳐진 농장이다.
올라가보니 약초를 재배하는 밭이 있고 새로 집을 짓는 중이었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정말 경치가 아름다웠다. 이런 곳에서 이렇게 약초를
재배하면서 절경에 취해 지내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다.
언덕을 내려와 공설운동장으로 갔다. 울릉 공설운동장은 태하 부근에 있다.
운동장을 만든지가 얼마되지 않았는지 우레탄 트랙이 깔끔하다. 축구장의
잔디도 파릇파릇하여 운동장이 마치 새옷을 갈아입은 듯 보였다.
이런 곳에 살면서 이 운동장에서 운동을 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와 함께 둘이서 운동장을 독차지하며 즐겁게 달렸다. 운동을 마치고
태하 팬션으로 내려오는 길로 너무 아름다웠다.
2, 향남 산책로를 걷다.
아침 식사를 간단히 하고 도동으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오늘은 오전에 향남 산책로를 걷고, 오후에는 독도를 가고 저녁시간에는
배를 타고 울릉도를 떠난다.
태하에서 아침 7시 55분 버스를 타고 도동항에 도착하니 9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다. 도동항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산책로 입구로 갔다.
행남 산책로는 울릉로 산책로 중에서 가장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거리는 약 2.8km. 소요시간은 1시간 남짓.
도동항에서 출발하여 해변을 따라 이어지는 아기자기한 산책로는
해변의 절경과 바다를 그대로 느낄 수 있어 무척 좋았다.
바위 사이로 난 구멍을 통과하기도 하고, 또 연도교를 건너기도하고
또 원통형 계단을 오르고 내리기도 한다. 참으로 멋진 곳이다.
너무 아름다운 곳이 많이 산책을 하기 보다는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다.
1.5km 쯤 지나니 해변도로가 끊기고 행남 등대로 이어지는 곳에
휴식장소가 있어 그곳에 앉아 휴식을 취하면서 팥빙수를 먹었는데,
그 달콤하고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다.
등대로 올라가는 산등성이를 넘어가니 아득한 절벽이 나타난다.
그 곳에 원통형 계단이 아래로 설치되어 있었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아찔했다. 너무 높아 현기증이 났다. 100여미터는 될 것 같은데
기둥에 설치된 계단만 있었다. 안되겠다 싶어 카메라를 베낭에 집어 넣고
손으로 기둥을 꽉 잡고 아래로 내려갔다.
이후 저동항까지 이어지는 산책길도 너무 아름다웠다. 산책길 끝에는
촛대바위가 있었다. 울릉도에도 유명한 바위들이 많다. 동물의 형상을
닮은, 사자바위, 거북바뒤, 코끼리 바위, 그리고 여타 삼선바위. 가위바위
장군바위등등... 수많은 바위가 있다. 하나 하나 절묘하고 기이한 모습들이다.
그리고 각각의 바위에 얽힌 전설들도 절절한 사연들로 가득하다.
저동항 앞에 있은 촛대바위도 고기를 잡으로 간 아버지를 마중하기 위해
딸이 바다로 들어갔다가 바위가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누가 처음에 지었는지 모르지만 참으로 그럴 듯 하다는 생각이 든다.
저동항에 들러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버스를 타고 내수전으로 갔다.
내수전에는 몽돌 해수욕장과 일출전망대가 유명하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동해의 풍광은 참으로 매력적이다. 그 아름다움에 홀리어 사진 몇컷을 찍고
돌아왔다.
3, 독도에 가다.
오전에 행남 산책로와 내수전을 관광하고 오후 1시 40분 배변으로
독도로 향했다. 마음이 설레었다. 사진으로, 그리고 영상으로 본 독도의
실제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가 궁금했고, 또 독도에 입도할 수 있을까도
의문이었다. 독도까지는 87km, 35노트(시속 64km)의 시스타 3호로
1시간 반이 걸린다.
출발하여 1시간이 조금 넘었을때 멀리서 한개의 섬이 보였다. 배안이
갑자기 웅성거렸다. 나도 설레는 마음이 전정이 되지 않았다.
점으로 시작된 독도는 점차 그 모습을 확대하며 내 눈속으로 들어왔다.
카메라에 독도의 모습이 들어오기 시작했을 때부터 계속해서 셔터를
눌러댔다. 그러길 20여분. 선실안에 방송이 울려퍼졌다.
"여러분은 축복받은 사람입니다. 일주일만에 처음으로 독도에 입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축하합니다." 멘트가 흘러나오자 선설에서 승객들끼리
얼싸안고 환호성을 질렀다.
잠시 후 배가 접안이 되고 독도에 내렸다. 독도는 생각했던 것보다 더 웅장하고
위용이 있었다. 그리고 동도와 서도 이외도 많은 섬들이 있었다.
물빛도 맑았고 섬의 모습도 아름다웠다. 독도에 내려서 다시 승선하기까지
허용된 시간은 30분. 이 시간 안에 섬 주변도 열심히 감상하고 찍고 싶은
사진도 다 찍어야 된다. 500여명이 한꺼번에 좁은 부두에 내리니 인산인해다.
서둘러 사진을 찍고 이곳 저곳 빙 둘러 감상을 하다보니 뱃 고동 소리가 울린다.
빨리 승선하라는 신호다. 동해로 부터 4시간 30분 배를 타고 와서 고작 30분만에
떠나려고 하니 아쉬움이 크다.
울릉도 동남쪽 뱃길따라 이백리~~외로운 섬 하나 새들의 고향~~
일본의 우경화로 인해 게속이어지는 국토분쟁의 중심에 서 있는 독도~~
신라시대 이사부로부터 조선시대 안정복, 그리고 50년대 독도수비대까지~~
독도를 지키고자 하는 수많은 선조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 독도가
건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상징이 되어 온 국민의
가슴속에 늘 외로운 섬이 아닌 아름다운 섬으로 남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독도에서 배를 타고 울릉도로 다시 돌아와 강릉행 시스타호 3호를 탔다.
배편을 예매할 때 표가 없어 어쩔수 없이 우등실을 예약했는데 운임은
조금 비싸지만 쾌적한 선실과 편한한 의자, 그리고 앞에 놓인 탁자가
편안함을 느끼게 한다. 이번 울릉도와 독도의 2박 3일 여행.
나름 재미있었고 유익한 여행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아내도 무척 즐거워해서 기분이 좋았다.
4, 여행을 마치면서.
울릉도 하면 성인봉을 떠올린다. 성인봉은 986미터다.
그러나 천두봉 978미터, 간두산 968미터, 또 미륵산 905미터가 있다.
울릉도에 900미터 이상 되는 봉우리가 4개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수많은 600, 700미터, 800미터급 산들이 즐비해 있다.
성인봉이 있을 수 있는 건 이런 많은 산들이 있어, 그걸 토대로
흙더미가 조금 더 올려져 성인봉이라는 봉우리가 생긴 것이다.
세계 최고의 에베레스트 산도 마찬가지다. 8000미터 급 10여개의
산이 있고 그 산들을 있게한 수많은 암벽과 흙들, 나무들을 토대로
하여 우뚝 선 최고봉인 에베레스트 산을 만든 것이다.
세상사 제 아무리 잘났다고 해도 저 혼자 이룬 것이라고는 미미하기
이를데 없고 주변환경과 주변 사람들의 정성과 땀이 아니고는 이룰 수
없다는 것이다. 즉 누구라도 혼자서 잘날 수 없다는 거다.
그래서 더불어 살고 자신이 드러날수록 겸손해야 된다는 것이다.
이번 여행도 많은 것을 얻고 느끼고 배우고, 그렇게 하여 심신을 정화하고
스스로를 뒤돌아 보고, 그리고 미레를 꿈꾸어 보는 그런 값진 시간이
되었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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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4일 김순홍
첫댓글 좋은 기록 남기셨네요.근데..사진은 안찍으셨어요? 지난번 유럽여행때는 많이 찍으셨던데..
이번에는 사진은 사진대로, 후기는 후기대로 올려보려고~~ㅎㅎ
여행 잘하셨구만 독도를 밟은것에 큰의미가 있겠는걸...
생각보다 많은 것 얻은 여행이었다는 생각이 드네. 전설힘
역시 여행에도 철두철미한 천리마님 한층 더 새로워진 심신으로 일상이 활기찰 것 같습니다. 저도 성인봉은 꼭 가보려고 합니다. 힘!!!
울릉도 섬에서 눌러안고 싶은 마음 간절했습니다. 나이가 좀더 들면 섬으로
이사를 갈까 생각중입니다. ㅎㅎ 힘
그저 부럽습니다. 좋은 경험하셨네요 ^^ 천리마형님 힘!~
미스터투도 시우 데리고 여행 많이 다녀~~여행만큼 좋은 교육도 없으니까..ㅎㅎ
부럽부럽~다음에 기회가 되면 지도 갈 계획인데....천리마님의 여행후기 참조하면 되겠군요. 세상과 사람을 알고 싶으면 여행을 하라. 좋습니다.독도도 보시고 ...
맛집도 소개해 주시고요.비용 결산 함 해보세요..다른분 여행 계획에 보텀이되게.솔향기팬션 정보는 넘 땃끈땃끈한 고급정보입니다,
형님도 형수님과 함께 다녀오세요. 여행을 젊었을때 다녀야 해요. ㅎㅎ
덕분에 울릉도에 대한 좋은 정보를 얻었어..
잘 다녀 오셨어요..
울릉도 또 가고 싶은 섬입니다. ㅎㅎ
멋진 휴가를 울릉도에서 보내셨군요~
소나무 형님도 좋은데 다녀오셨네요.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