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관은 진(秦)나라 때의 요관(嶢關)인 남전관(藍田關)으로, 남전현(藍田縣)에 있다. 시는 당나라의 대문장가인 한유(韓愈)의 조카이자 중국 도가의 8선(八仙) 가운데 한 사람인 한상(韓湘)이 지은 시이다. 그가 젊었을 때 신선술에 빠지자 한유가 학문에 힘쓰라고 권유하였는데, 한상이 웃으면서 “준순주를 만들 줄도 알거니와 경각화도 피울 수가 있습니다.〔解造逡巡酒, 能開頃刻花.〕”라는 시구를 지어 보여 주었다.
한유가 의심하자, 한상이 흙을 모은 다음 동이로 덮어 놓았다가 뒤에 동이를 들어내니, 거기에 벽목단(碧牧丹) 두 송이가 피어 있었고, 그 목단 잎에는 “구름은 진령에 비꼈어라 집은 어디메뇨. 눈은 남관에 가득 쌓여 말이 가지를 못하네.〔雲橫秦嶺家何在? 雪擁藍關馬不前.〕”라는 시구가 작은 금자(金字)로 쓰여 있었다. 한유가 이때 이 시의 뜻을 깨닫지 못하였는데, 뒤에 〈불골표(佛骨表)〉를 올렸다가 헌종(憲宗)의 진노를 사서 조주 자사(潮州刺史)로 좌천되어 가던 도중, 눈을 맞으며 따라오는 한상을 만났는데, 한상이 말하기를 “옛날 목단 잎에 쓰인 시구의 뜻이 바로 오늘의 일을 예언한 것입니다.” 하였다. 한유가 지명(地名)을 물어보니 바로 남관(藍關)이라고 하므로, 마침내 이 시구의 뜻을 깨달았다고 한다. 《太平廣記》
동파(東坡)의 …… 시 :
북송(北宋)의 대문장가인 동파 소식(蘇軾)이 지은 〈왕복수재소거쌍회(王復秀才所居雙檜)〉 시 두 수를 이른다. 이 시에 “회나무 뿌리가 구천에 이르도록 굽은 곳이 없는데 세간에는 오직 숨은 용만이 안다오.〔根到九泉無曲處, 世間唯有蟄龍知.〕”라는 구절이 있다. 신종(神宗) 원풍(元豐) 2년(1079)에 동파가 ‘오대시안(烏臺詩案)’이란 필화에 걸려 어사대(御史臺)에 투옥되었는데, 신종이 죄를 주고자하지 않으니, 소식의 정적(政敵)인 재신(宰臣) 왕규(王珪)가 이 시구를 들어, “현재의 임금인 비룡(飛龍)은 자기를 알아주지 않고 숨은 용〔蟄龍〕만이 자기를 알아준다는 의미이니, 이는 곧 신종의 신하가 아니라는 뜻이 있다.”고 참소하였다. 그러나 신종은 소식을 처형해야 한다는 이들의 주장을 물리치고 황주 단련부사(黃州團練副使)로 좌천 시키는 것으로 옥사를 마무리 지었다. 《宋史全文 卷12下 宋神宗三》
난균회 귀사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