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특수부대가 인천공항 장악? 미치지 않고서야!
by 주성하기자 2014-01-23 4:40 pm
김정은이 19일 야밤에 방문해서 참관한 북한 항공육전대 훈련이 평양 순안공항에서 벌어진 것이란 보도가 나왔습니다.
지금 순안공항은 확장공사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공사장에서 벌어진 것 같습니다.
군 당국은 태탄 비행장에서 뜬 기습침투용 AN-2기(북한명 우뚜바) 7~8대가 100여명의 낙하산병을 순안공항 상공에서 침투시킨 뒤 항공기와 공항 시설 점거하는 훈련을 벌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20일 김정은의 훈련 참관 사실을 전한 뒤 “항공육전병들이 정확히 착지해 가상 적진을 단숨에 점령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일단 군의 능력으로 100여명의 낙하산병이 순안항공에서 훈련했다는 것 정도는 파악했을 것이라고 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정부는 북한군의 훈련이 우리 인천공항을 겨냥한 것이라 보고 인천공항 군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김장수 청와대 안보실장 주재로 긴급안보조정회의를 개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정은이 오늘도 또 항공육전부대에 갔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요즘 낙하병에 필이 꽂혔나 봅니다.(개인적으론 김정은이 스키 대신 낙하의 매력에 푹 빠져 취미생활로 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아무튼 정부가 북한의 의도가 인천공항이라고 파악하고 있다니 그냥 넘어가려다 글을 쓰지 않을 수가 없네요. 마침 오늘은 이렇게 속보 분석할 시간이 좀 생겼습니다. 계속 이렇게 여유가 있었으면 블로그에 순발력있는 있는 글을 많이 쓸텐데 말입니다.
얼마 전 북한이 새해 들어 김정은 신년사 외우게 하느라 정말 쓸데없는 헛짓거리를 한다는 글을 적었는데, 이번 일은 정말 또 한번 멍청한 짓을 하는 것 같습니다.
특수부대가 한국 군 비행장을 장악하는 훈련을 했다고 하면 그럴 수는 있다고 봅니다. 물론 우리 군 공항들도 바보가 아닌 이상 이런 경우를 가장 경계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에 수백 명이 낙하산을 타고 내려와서 점령한다는 것이 대단히 어려운 미션이긴 합니다.
그런데 민간 공항이라면 저렇게 기습침투를 하는 경우 장악할 가능성이 높기도 합니다.
하지만 김정은이 진짜로 인천공항이나 다른 공항 침투를 생각해 저런 훈련을 조직해 참관했다고 하면 그 멍청함에 혀를 두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왜 그런지 제 생각을 한번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역사상 공항은 테러리스트들에게서 아주 인기 있는 공격대상으로 선호돼 왔습니다.
그 이유는 첫째 점거가 용이하고, 둘째, 다수의 인질을 잡을 수 있으며, 셋째 전 세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널리 알릴 수 있습니다.
또한 진압군의 입장에서 다수의 인질로 하여 반격하기 어렵고, 정 궁지에 몰리면 비행기를 타고 도망치기도 좋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정은 바로 테러리스트들에게 해당되는 사항이고, 정상적인 국가라면 오히려 공항 점거시 위에서 언급한 장점이 거꾸로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가령 북한 특수부대가 침투해서 인천공항을 장악했다고 합시다. 인천공항은 하루 이용자가 10만 명 정도 되는 세계적인 공항입니다. 인천공항을 장악하면 잡은 인질 중 상당수는 전 세계 각국의 외국인이 됩니다.
관련 보도의 파급효과가 상당히 크겠죠. 북한 특수부대가 인천공항을 장악했다고 전 세계 언론이 만사를 제치고 이것을 시시각각 전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러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김정은이 전 세계에 내가 테러리스트라는 것을 선전하는 꼴밖에 안됩니다. 전 세계인들의 화를 돋우는 것이죠.
제 명을 재촉하려 하지 않는다면 이런 멍청한 짓을 왜 합니까. 지가 뭐 오사마 빈 라덴입니까? 전 세계를 상대로 무슨 혁명전쟁을 벌일 일이 있습니까.
그리고 요즘 한국 방문객의 상당수가 중국인입니다. 인천공항 인질 중 상당수도 중국인일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인들을 인질로 잡고 있으면 중국이 어떻게 나올 것 같습니까. 중국마저도 열 받게 하는 꼴이죠.
물론 북한 입장에선 중국인들은 비행기에 태워 보내고 싶겠지만, 점거 과정과 우리의 반격과정에 희생자가 안나온다고 누가 장담합니까. 인명 경시의 북한에서 살인교육을 받은 북한군 특수부대원들이 인명을 중시한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전략적으로 볼 때 우리의 대테러부대가 진입하는 상황이면 북한은 오히려 기습자의 입장에서 중국인들을 보호해야 하는 처지로 거꾸로 바뀌어야 할 겁니다. 정말 코미디 같은 일이 아닐 수 없는 것입니다.
미국인이나 일본인이 죽었다고 해보십시오. 미국이 가만있겠습니까. 전체 미국인들이 분노하게 되는 것이죠. 1994년에 미국이 영변 핵시설을 폭격하려 했다는 사실을 잊고 있나 봅니다. 지금은 미국에 스텔스기가 있습니다.
전 세계 면전에서 미국인들이 많이 희생되면 미국이 체면도 있는데 가만있을 수가 없죠. 김정은 제거의 합당한 사유를 만들어주는 꼴이 됩니다. 그것도 미국에게…
또한 테러리스트들은 공항을 점거하고 자기 요구 사항을 전달합니다. 가령 우리 동지들을 석방하라거나 또는 자기들의 이념을 홍보하기도 하죠
.
그런데 북한이 공항을 점거하고 우리에게 무슨 요구를 할 것이 있겠습니까. 박근혜 대통령 하야하라 요구할까요, 아님 백령도 내달라고 할까요. 아무튼 무슨 요구를 해와도 조롱거리나 분노의 소재로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북한이 홍보할 것이 뭐가 있습니까. 김정은이 위대하다고 홍보할까요, 아님 북한군이 이 정도 능력이 된다고 홍보할까요. 그걸 위해 인천공할 점거한다면 참 할 일도 없는 것이죠.
인천공항을 기습 점령해도 북한이 얻어갈 것이 마땅히 보이지도 않습니다. 물론 이번에 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 때처럼 비행기타고 돌아올 때 급습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래야 뭘 얻겠습니까.
수뇌부 제거 경쟁 벌이면 누가 불리하겠습니까. 우리는 대통령 또 뽑으면 되죠. 북한은 김정은 없어지면 어쩌라고.
김정은의 인천공항 습격은 북한을 확실한 국제적 테러리스트로 전 세계에 각인시키고, 김정은은 오사마 빈 라덴이 되는 길입니다. 저런 인간에게 핵무기까지 있다고 생각해보십시오. 전 세계가 저건 빨리 제거해야 할 대상이다 이렇게 결정이 내려지는 겁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북한의 인천공항 습격은 역사상 가장 멍청한 자살공격이 되는 것이라고 봅니다.
김정은이 한국에 뭔가 보여주기 위해서 저런 훈련을 조직했다고 하면 정말 어리석고 바보 같은 짓을 한 것입니다.
김정일이 미얀마 랑곤 폭파사건과 칼기 폭파 테러를 하고 한 20년 고생했죠. 겨우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벗어났는데, 김정은이 이번엔 그 보다 더 멍청한 자살골을 넣는 셈입니다.
인천공항은 만약 남북한 간에 국지적 무력 충돌이 있었다고 했을 때 북한 입장에선 절대 피해가 가지 않게 지켜줘도 성치 않는 그런 곳입니다.
생각해보니 전쟁이 나면 가장 안전한 곳이 인천공항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드네요. 북한 입장에선 한국하고만 상대해도 거덜 날 형편인데, 자기 주제에 전 세계의 적이 되겠다고 하니 미친 것이죠.
물론 개인적으론 김정은이가 이 정도의 판단도 못할 정도로 미치진 않았다고 봅니다. 아무리 정신 나갔기로서니 자기 목숨이야 감히 걸겠습니까.
그러니까 자기들 딴엔 아마 군 비행장 습격 훈련 했을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고 봅니다. 한미의 공군력이 정말 가장 큰 위협이고, 무섭기 때문에 북한으로썬 얼마든지 택할 수 있는 옵션이라 봅니다.
공중에서 정면 승부를 해봐야 게임이 안 되니, 결국 특수부대 침투시켜서 공항 파괴 쪽으로 선택하는 것이 가장 승산 있는 방식이겠죠.
그렇다고 보면 우리가 북한이 인천공항 기습 훈련을 했다고 해서 인천공항 경계를 강화하는 것은 옳은 판단일까요? 물론 우리 체제에서 사람이 죽으면 안 되니 만전은 기하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실제 속마음은 “그래 공격하려면 이왕이면 인천공항 어디한번 해봐라, 너 딱 걸렸다”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도 언플 하는 것이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인천공항처럼 파급력이 있는 곳을 북한의 공격 대상으로 규정함으로써, 국민들과 전 세계 앞에 쟤네들 저렇게 미친놈들이라니까 이런 것을 홍보하려는 것 아니냐 그런 생각도 살짝 들긴 합니다.
정권에 불리한 일이 있을 때마다 뭔가 사건 터뜨린다는 의혹이 항상 있어왔습니다. 개중에는 물론 터무니없는 음모론도 상당하겠죠.
그런데 북한이 인천공항 점거하려 한다? 이건 뭐 연예인 열애설보다 훨씬 잘 먹히겠죠.
물론 요즘 정국에 뭐가 딱히 덮어야 할 이슈가 있어 보이진 않는데, 정부가 인천공항 기습설을 무슨 목적이 있어서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쪽에서 공항 기습훈련이라는 안하던 짓거리를 하니 논의해보려는 것이겠죠.
하지만 국민 입장에선 너무 걱정은 할 필요가 없습니다. 물론 전면전이 발발하면 인천공항도 장담은 할 수가 없겠지만, 전쟁이 터지면 위험한 곳이 인천공항 정도겠습니까. 하지만, 평화시기엔 걱정할 필요없습니다.
인천공항 기습해 어디 한번 점령해 보라지요. 그럼 우리도 김정은이 무도에 왔을 때 무도를 점령하던지, 아님, 김정은이 마식령 가서 스키 탈 때 급습해 체포해 오던지 하면 좋겠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