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닫으면 발암 물질 라돈 문열면 미세먼지 황사
학생·학부모·교사 불안감 확산
강원일보 2018-4-24 (화) 1면 - 신형철 기자
205개 초·중·고 라돈 검출 … 저감장치 설치 놓고 논란
도교육청 “예산 배정 물량 파악중 … 문제점 보완 할 것”
속보=“문을 닫아 놓으면 라돈, 환기를 위해 문을 열면 미세먼지와 황사가 걱정입니다.”
도내 671개 초·중·고교 가운데 205개교에서 폐암 발병의 주요 원인 물질로 알려진 `라돈(RADON)' 농도가 기준치 이상 검출(본보 지난 10·11일자 각 1·4면 보도)된 이후 학생 학부모 교직원들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가장 좋은 라돈 저감 방안은 잦은 환기다. 하지만 일선 학교에서는 미세먼지와 황사 때문에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도내 한 초등학교 학부모는 “학교가 발암물질로 알려진 라돈 범벅이라는데 누가 아이를 보내고 싶겠냐,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인근 학교로 전학시킬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출산을 앞둔 교사들은 혹여나 태아에 영향을 미칠까 전전긍긍하면서도 차마 말조차 못 꺼내고 있다.
상황이 이런 데도 일선 학교가 할 수 있는 일은 아침시간 때 전체 교실 환기와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라돈 관리 안내 가정통신문 발송이 전부다. 도교육청은 언론에 전수조사 결과가 보도된 이후 우선 사후조치가 시급한 도내 21개교 1층 177개 교실에 모두 2억6,000만여원을 들여 라돈 저감 공기청정기를 설치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설치할지 여부와 기기 결정 등은 일선 학교에 떠넘겼다.
모 학교 관계자는 “기기 성능을 알 수 없는데 무조건 구입과 설치만 촉구하고 있다”며 “아무것도 모르는 학교가 어떻게 적합한 기기를 설치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도교육청과 지역교육지원청이 학교에만 맡기지 말고 보다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학교 관계자는 “저감 장치가 설치된 기존 학교의 경우 기기 가동 시 소음과 설치 공간 부족이 지적됐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며 “기계 1대당 필터 교체만 연간 40만~50만원이 필요한데 누가 부담할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도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서재철)는 현장 교사와 학부모 등의 불안감 증폭을 감안해 빠른 시일 내에 일선 학교의 의견을 듣기로 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신속한 설치를 위해 일선 학교에 예산을 배정했고 현재 물량을 파악 중”이라며 “교사와 교직원들의 불만을 아는 만큼 문제점은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신형철기자 chiwoo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