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부터 TV에서 자취를 감춘 개그맨 ‘맹구’ 심현섭(38)이 자기의 ‘실종 이유’를 털어놨다. 한마디로 “이회창 후보를 지지했다는 괘씸죄에 그리 되었다”는 것. TV를 떠난 그는 지금 드라마제작자로 변신해 있다.
1994년 강성범, 지상렬, 김준호 등과 함께 SBS 5기 공채 개그맨으로 방송계에 들어온 심현섭은 6년에 달하는 무명생활을 하다 1999년 KBS ‘시사터치 코미디 파일’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방송인 이다도시 등을 흉내내면서 ‘개인기’의 대명사로 부상했다. 이후 김미화·백재현 등과 함께 만든‘개그콘서트’(개콘)에서 ‘봉숭아 학당’ ‘사바나의 아침’등의 코너를 이끌며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그는 지난 2003년 초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웃찾사)로 이적한 후 1년여 만에 자취를 감췄다. 이적 사건을 놓고 ‘SBS가 훨씬 높은 출연료를 제시했다’ ‘소재가 떨어지고 못 웃기니 스스로 떠났다’ ‘KBS연예대상을 못 받은 분풀이다’ ‘(2002년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지지하다 KBS에 찍혔다’는 등 억측이 난무했다.
월간조선이 심현섭과 만나 지난 5년여간의 야인생활을 하게 된 비화를 들었다.
심현섭은 ‘웃찾사’ 이적 이유에 대해 “2002년 대선을 앞두고 이회창 후보 선거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게 문제였다”고 말했다.
심현섭에 따르면 2002년 12월 17일 대선을 사흘 앞두고 KBS 고위 간부가 그를 불러 “연말 KBS 연예대상 코미디 부문 최우수상 수상자로 결정됐다”며 “그 아래로는 후배인 강성범과 박준형이 우수상과 신인상을 받을 거라고도 얘기했다”고 했다. 그러나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가 낙선한 뒤인 21일 누군가가 ‘코미디 최우수상에 박준형이 결정됐다’고 귀띔했다. 설마 하는 마음에 시상식을 지켜봤지만 그의 이름은 불리지 않았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됐습니다. 2002년 한해 동안 개그콘서트를 이끌고 시청률을 획기적으로 높여 온 게 저라는 건 누구라도 다 아는 사실이었어요. 준형이는 ‘갈갈이 삼형제’ 코너 하나로 인기를 얻은, 그야말로 신인이었고요, 단 며칠 사이에 본인한테 통보까지 한 상태에서 수상자를 바꿀 수 있단 말입니까? 대선결과가 저에게 영향을 미쳤다는 게 자명한 사실이었죠”
심현섭은 “예정된 상을 정치적인 이유로 못 받은 것도 화가 났고, 공사라는 KBS의 특성상 앞으로 더욱 힘들어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공사 조직이라는 게 어차피 친정부적 조직인데 이미 ‘괘씸죄’로 찍힌 저로서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막상 SBS로 이적했지만 일은 잘 풀리지 않았다. 심현섭은 “생각지도 않은 사건으로 갑자기 나갔으니 무슨 준비가 돼 있었겠냐”며 “지난주까지는 개그콘서트 녹화를 하고, 이번주에는 ‘웃찾사’ 녹화를 했으니 개그콘서트 시절과 똑같은 것밖에 보여 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웃찾사 시청률을 전혀 올려놓지 못했고, 결국 물러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5년 동안 어떤 지상파 방송 PD도 심현섭을 찾지 않았다.
그는 “‘개콘’ 시절 AD였던 현재 PD가 ‘너는 이회창맨으로 각인돼서 다들 기피한다. 그래서 물먹은 사람을 내가 굳이 나서서 도와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도 어쩔 수 없다’고 했다 ”고 했다.
심현섭은 또 “난 5년간 악플에 시달렸고 지금도 내 기사가 나오면 악플이 달린다”면서 “내가 음주운전,마약, 뺑소니 같은 사고를 낸 것도 아닌데 이렇게 방송계에서 소외 당하면서 악플에 시달려야 하는건지 때론 정말 억울하다. ‘나는 죄인이 아닌데, 설마 정치사범인가’라는 생각도 해봤다”고 했다.
그는 2년 전부터 드라마제작사 스타맥스에서 기획이사로 일하고 있다. 9월11일부터 SBS에서 방영된 주말드라마 ‘가문의 영광’이 그가 제작한 드라마다. ‘내사랑 못난이 ’(2006)와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2007)도 제작했다.
※자세한 기사는 월간조선 11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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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러니까요........아웅산 테러로 당시 아버지까지 잃은 분이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