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히 쌀쌀했던 어제, 경기를 보러갈까 말까 하다가 친구들 몇 명과 함께 경기를 보러 상암으로 갔습니다.
홈플러스에서 치즈 피자를 하나 들고 즐거운 마음으로 경기장에 입장..
같이 간 친구가 지난 주 아챔 결승을 보고 온 이후에 울산의 팬이 되어가고 있어서..
"아아 이근호가 저 우측에 있어야 하는데ㅠㅠ" 라는 소리를 100만번 들으며 경기를 봤습니다.
울산은 이미 김호곤감독이 언급하신대로 거의 2진을 선발 라인업으로 꾸려서 나왔고, 서울의 경우 충격적인 하대성의 선발 출장을 들고 나왔더군요.
(나와도 후반제 잠깐 나오겠지 했는데 선발출장 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리고 아디가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 올라가서 하대성의 뒤를 받치고, 정조국과 데얀이 함께 공격라인을 이끌었죠.
울산은 마라냥이 원톱 자리에 위치하면서 꾸준히 역습을 노리는 모습이었는데,
후방에서 공을 찔러줄 때 마라냥이 공을 떨궈내는 것이 쉽지가 않다보니 무위로 돌아가는 것이 많았습니다.
어제 경기 보면서 "이근호가 만약에라도 나왔으면 정말 현영민 사정없이 털렸겠는데." 생각이 계속 들었는데,
고창현과의 대결에서도 속도에서 상당히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불안한 모습을 초반에 보였습니다.
아디의 경우에도 아무래도 평소에 뛰는 위치가 아니다보니 초반에는 잔실수들이 상당히 나오는 듯 했습니다.
빠르게 올라오는 울산의 공격을 막는 것이 상대적으로 둔한 아디에게 있어서 뒷공간 내주면 따라가기 힘든 모습이었고,
서울의 공격 작업이 초반부터 아주 매끄럽게 진행되는 느낌은 아니었거든요.
헌데 굉장히 이른 시간에 아디의 선제골이 나오면서 경기가 달라집니다.
코너킥에서 몰리나가 반대편 포스트 쪽으로 길게 올린 것이 중앙에 밀집되어있던 선수들을 지나 아디에게 정확하게 갔고,
아디가 침착하게 헤딩을 했죠.
김승규 골리가 막아내는듯 싶었지만 골은 인정이 되었고, 심판한테 "넘어갔다고!!" 하던 아디는 신나서 최용수 감독에게 달려가 세레머니를...ㅎ
두번째 골도 굉장히 이른 시간에 나왔죠.
울산 페널티 박스 바로 앞에서 파울을 얻어내서 현영민과 몰리나가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사실 당연히 몰리나가 찰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현영민이 워낙 잘 감아찬 킥이 수비벽 머리를 맞고 살짝 굴절되면서 그대로 빨려들어가면서 2-0이 되어버렸죠.
사실 그 이후에는 큰 긴장감은 없었습니다.
워낙 서울이 거의 가둬놓고 패는 수준의 경기가 나오면서 김용대를 뺀 21명의 선수가 모두 울산 진영에 있었으니까요;;;
그렇게 계속 서울이 울산의 문을 두드리고, 간간히 울산이 역습을 하려고 시도하는 상황에서 서울의 역습 기회를 에스쿠데로가 홀로 돌파해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정조국과 데얀이 좌우측으로 찢어져서 뛰어가고 있었고, 에스쿠데로가 데얀에게 연결하고 데얀은 너무나도 침착하게 타이밍 빠른 슛팅을 보여주면서 편안한 3-0 리드를 가져갔습니다.
그 이후에는 뭐, 사실 크게 집중이 되는 경기는 아니었어요.
다만 정조국이........ㅠㅅㅜ
ㅅㅂㅈㅈ했던 최씨랑 더불어서 처음 언론과 팬들에게 이슈가 되었던 그 시절부터 워낙 좋아라했던 공격수라서 굉장히 예전부터 응원을 많이 하기도 했었고, 프랑스로 간다고 했을 때도 경기 그래도 찾아보고 응원하고 했었거든요..
그래도 어제 경기에서는 예전보다는 몸상태가 올라와있구나 하는게 좀 보였습니다.
워낙 서울에서 상대 수비진 뒷공간으로 뛰어들어가는 선수가 없는데다 정조국이 그것을 상당히 잘하는 선수니.
끊임없이 상대 뒷공간을 파고들려고 노력을 했고 공을 연결받는 상황들이 나왔는데 이런 )ㄸ*)@#*&%@# 한 마무리......
특히나 후반전 교체되기 직전의 그 기회는...... 아..................
후반들어 양 팀 모두 선수들을 빠른 시간에 교체하면서 주말 경기를 준비하는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울산도 간간히 계속 공격을 시도하였고 골대도 맞추고 하다가 마라냥이 PK까지 얻어내는 모습을 보였죠.
하지만 "될 팀은 되네." 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김용대가 PK 선방까지 하면서 울산 선수들과 팬들을 좌절시켰습니다.
그리고 경기가 이렇게 마무리가 되나- 싶었던 상황에서 어제 시끌시끌했던 백태클이 나왔죠..
공을 가지고 거의 제자리에서 등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대로 뒤에서 태클을 작렬, 결국 바로 이재권이 실려나갑니다.
실려나간 직후에 곧바로 앰뷸런스에 실려 병원으로 갔다고 하는데, 시즌 아웃이라는 이야기가 있더군요..
안타까운 일입니다. 쓰읍..
어쨌든 이재권이 실려나가면서 10-11 의 경기가 되었고 그 상황에서 마라냥이 후방에서 찔러주는 패스를 그대로 달고 들어가며 만회골을 한 골 작렬, 3-1 이 되었죠.
그리고 현영민은 심판에게 계속 강하게 어필하다가 다이렉트 퇴장을 당하는 모습도 나왔습니다.
(바로 빨간 카드가 나온 것으로 봐서는 심판에게 욕을 한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추운 날씨 속에서도 8천여명의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서 경기를 관전하였고,
서포터들이 공 받으려고 자기네 팀 선수들에게 야유하는 모습도 봤고 (고요한...ㅋㅋㅋㅋㅋ)
커플이 중계 카메라에 잡혀서 손 흔들자 열렬한 야유세례가 나왔던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단 한 가지 어제 경기장에서 불쾌했던 일은,
제가 E석 정중앙 쪽에 앉아있었는데, 바로 뒷줄에 아저씨들 6-7분 정도가 경기를 보러 오셨습니다.
워낙 오실 때부터 다들 한 잔씩 하고 오셨는지 좀 술이 올라있는 상태였는데, 맥주를 더 왕창 사오시더니 이미 그 때부터 꽐라.
특히 울산 팬인 한 아저씨는 완전히 술에 취해서 중간중간 계속 욕을 하고.. 난리를 치고... 일어나서 화를 냈다가.. 심판 욕했다가....
그 옆의 아저씨들이 정신이 그래도 멀쩡하셔서 말리고 넘기고 하셨는데, 주위 사람들은 모두 "저 인간 뭐야 도대체." 라는 표정이었죠..
맥주는 딱 한 캔 정도만... 그 이상은 그냥 친구들과 술 마실 때 하시고, 경기장에선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정도까지만!
어쨌든 상당히 재미있었던 어제 경기였습니다. 정조국만 너무 안타까웠던 경기이기도 했구요.. 쓰읍....
첫댓글 재밌는 경기였어요ㅋㅋ
근데 e석에서 그런 일이 있었군요. 도대체 왜 축구장에서 술을 그 정도로 마셔대는지...
후기맛깔납ㄴ다 ㅎㅎ 잘봣어요!!
후반 하대성을 빼면서 공격전개가 다소 단조로워져 버려서.. 가둬놓고 패는데도 효율적이지 못했죠...
결국 윙이나 윙에게 공이 가긴하는데... 불필요한 크로스만......
물론 롱패스에 이은 정조국의 라인돌파가 진짜 몇지게 몇건 있었는데........
우리 조국신께서는 울산에 자비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