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요즘은 보고싶지 않은 뉴스를 자주 접하며 삽니다.
은퇴한 교직 종사자로서 마음 아픈 사건사고가 잦아졌으니 자꾸 눈길이 쏠려서 그렇습니다.
어제는 어느 교사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의심을 받는 이의 댓글이 구설에 올랐습니다.
유독 정치인의 일거수 일투족이 구설에 오르거나 구설수에 휘말리는 경우가 잦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어처구니 없는 언행이 더 눈길에 잡히네요.
' 내 아이 손이 다른 아이 뺨에 맞았다'는 말을 어떻게 해석할 수 있나요?
구설에 올랐지만 얼른 잘못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하면 대부분 용서 받습니다.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기에 그런 게지요.
아시는 바와 같이 구설과 구설수는 엄연히 다릅니다.
구설(口舌)은 "시비하거나 헐뜯는 말."로
'남의 구설에 오르다', '괜한 구설을 들을지도 모른다'처럼 씁니다.
구설수(口舌數)는
"남에게 시비하거나 헐뜯는 말을 듣게 될 신수."입니다.
'신문에 난 오늘의 운수를 보니 구설수가 있더라'처럼 씁니다.
이렇게 구설과 구설수는 다릅니다.
구설은 좋지 않은 말이고, 구설수는 그런 말을 들을 운수입니다.
이렇게 구설과 구설수는 분명히 다른데도 사전을 보면 엉뚱하게 풀어놨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보면
'구설수'의 보기에
'구설수에 오르다, 구설수에 휘말리다, 시빗거리로 되어 구설수에 오르는 것이다'라는 보기를 들었습니다.
우리말 큰사전에도 '구설수에 오르다'를 보기로 들었습니다.
'구설'에 오르는 것이지, '구설수'에 오르는 게 아닌데 말입니다.
'수'가 운수를 나타내는 것인데, 어떻게 '나쁜 말을 들을 운수'에 오른다는 거죠?
사전이 엉터리라고 말하면 욕을 바가지로 먹겠지요?
그렇지만 '입방아에 오르내리다.'라는 멋진 우리말이 분명히 있음을 알리고 싶네요.
'새벽' 아시죠? 먼동이 트려 할 무렵입니다. 다들 그렇게 알고 계십니다.
그러나 사전에 보면
"(이른 시간을 나타내는 시간 단위 앞에 쓰여) '오전'의 뜻을 이르는 말."이라 풀어놓고,
새벽 한 시, 나는 새벽 세 시경에 병원에서 태어났다를 보기로 들어놨습니다.
날이 막 밝을 무렵이 아니라 밤 12시가 넘으면 바로 새벽인 겁니다.
새벽 12시 1분...이라 써도 틀렸다고 볼 수 없습니다.
어제 저녁때는 자기가 승인한 문서를 제대로 알지 못했다고 부정하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부시장이 시행한 일을 시장이 몰랐다고 하면 그게 말이 됩니까?
그러면서 검찰독재라고 하니 조작수사라고 하니 고개가 갸웃할 수 밖에요.
이런 것을 두고 우리말의 쓰임이 너무 여러가지여서
제대로 알고 쓰기가 참 어렵다는 말을 듣습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세요?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