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주일 예배를 드리고 학교로 달려갔습니다
도와주시는 선교사님께서 7일에 한국에 갈 예정이어서
전기공사를 마치려면 한 시가 아까운 상황이었습니다
전봇대에서부터 오피스까지 땅 속으로 전선을 가져오는 일
먼저 업자가 거미줄처럼 얼기설기 엮어 놓은 전깃줄을 하나 하나 찾아서 확인하고
콘센트와 스위치를 조립해서 제자리에 고정시키는 일
3일을 꼬박 하루 10시간 넘게 일을 했습니다
그 선교사님도 주일 오후 예배까지 드리고 달려와서 일을 하였습니다
이렇게 일을 하면 전기 기술자 인건비 50만원을 아끼는 일이었습니다
해도 다 지고 반딧불 몇개가 날아 다니는 밤
만들어 간 밥과 반찬에 날벌레들이 몰려 들었습니다
"마이 미 끄라둑 꺼 낀 다이"
뼈가 없으니 먹어도 된다고 농담하며 고단백질 벌레들도 반찬 삼아 먹었습니다
주섬주섬 그릇들을 챙겨 집으로 돌아오는 길
김선교사가 손을 잡아 주었습니다
얼굴은 새카맣게 타고 고된 하루였지만 잡은 손끝으로 전해지는 감사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8월 9월 중순까지 지옥 같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제 안에 건축업자를 향한 분노가 넘쳐서 마음도 지치고
건축업자의 빈 집과 오피스를 찾아다니느라 육신도 고단한 나날이었습니다
주변 선교사님들이 오히려 그들이 보복을 할 수 있으니 그만 잊어버리라는 충고를 해줘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적반하장 같은 태국 법도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도저히 기다릴 수 없어서 업자를 바꾸어 공사를 하겠다는 편지를 보내고 15일을 기다리고
그 업자가 도망 다니느라 편지를 받지 못하면 신문 한 구석에 그 내용을 내고 15일을 기다렸다가
공사를 해야 아무 지장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거지같은 태국이라고 수없이 욕했습니다
학교 땅에 머물며 지켜 주던 사람도 다 떠나고
짓다가 만 학교 땅에 앉아 경비를 서던 김선교사의 마음에
정면 담과 교문 공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님을 사랑하는 이들의 손길로 시작은 하였지만 많이 부족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마음에서 감사가 넘쳤습니다
해보지 않았던 육체 노동으로 파김치가 되어서도 기쁨과 기대로 아침을 기다렸습니다
이 거북이 걸음 같은 건축 속도로 보아 아마도 우리 남은 평생 고생이 기약 되어있을 것 사실이
이전에는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솟아나는 기쁨으로 보니 참 감사한 일입니다
한 눈 팔지 않고 주님 나라 확장을 꿈 꾸다 주님 뵈올 생각을 하니 이곳이 감사의 자리였습니다
이 고생을 통해 하나님 닮은 모습되고
그 닮은 모습으로 주님과 날마다 동행하는 삶이 되길 소원합니다
첫댓글 아멘. 선교사님 중심에 가득한 주님께서 부어 주시는
거룩한 기쁨일거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