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이래 미술가들의 드로잉 바이블로 자리 잡아온 샤를 바르그의 『드로잉 강좌Cours de dessin』를 한국에 처음으로 소개한다. 아카데미 교재이자 미술가들의 필독서였던 샤를 바르그(Charles Bargue, 1826/27~1883)의 『드로잉 강좌Cours de dessin』를 소개하고, 당대의 정황과 교수법을 충실히 안내하여 그에 따라 그리는 방법을 알려준다. 197점의 석판화 작품이 실린 바르그의 『드로잉 강좌』는 출간 당시부터 미술 입문자뿐 아니라 전문 화가들에게 매우 인기가 높았으며, 빈센트 반 고흐가 한때 몸담았던 구필 화랑(Goupil&Cie)에서 1868년부터 판매되었다. 반 고흐는 〈손으로 얼굴을 감싼 노인〉, 〈슬픔〉 등에서 보이듯 바르그의 드로잉을 아껴 참고했다. 파블로 피카소 역시 바르셀로나 아카데미 재학 시절에 그린 토르소 습작을 비롯한 여러 작품에서 바르그의 드로잉을 모사했다.
바르그의 『드로잉 강좌』는 총 3부로 구성되었다. 제1부는 석고상 그리기, 제2부는 대가의 드로잉을 모사하기, 제3부는 남성 누드 모델을 모사하기이다. 이러한 3부 구성은 19세기 아카데미의 교수 방식을 따른 것으로, 당시에는 도판에 설명을 덧붙이는 대신 최소한의 정보만 제시했다. 『반 고흐가 사랑한 드로잉: 샤를 바르그의 드로잉 강좌』에서는 구필 화랑의 브로셔 등을 참고하여, 당대에 통용되던 내용을 재구성해서 전한다. 드로잉의 기본을 다지고 실력을 키우려는 사람들, 프랑스 아카데미의 학습법이 궁금한 사람들과 미술사 연구자들, 그리고 고전 탐독가들에게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