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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구(推拘)-독음-해석 (오언절구의 한시)
推句는 중국의 名詩와 우리나라 명현들의 주옥 같은 오언절구 및 율시 중에서 뛰어난 시구를 발췌하여 모아 엮은 책입니다. 옛 서당에서 四字小學을 통해 孝와 공손과 충성과 믿음을 공부한 후 학동들이 本書에서 詩文의 심오함을 깨우치도록 했던 책입니다. 모든 구문이 오언절구의 상대구로 되어 있어 한문을 익힘은 물론 한시 감상으로 대자연의 정서를 느끼고 사고력 및 시작문, 정서 개발에 많은 보탬이 될 수 있는 책입니다. 같은 주제별로 엮었기 때문에 이해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天高日月明 이요 地厚草木生이라 月出天開眼이요 山高地擧頭라 |
천고일월명 지후초목생 월출천개안 산고지거두 |
하늘이 높으니 해와 달이 밝고 땅이 두터우니 풀과 나무가 자라도다 달이 나오니 하늘이 눈을 뜬 것이요 산이 높으니 땅이 머리를 든 것이로다 |
東西幾萬里요 南北不能尺이라 天傾西北邊이요 地卑東南界라 |
동서기만리 남북불능척 천경서북변 지비동남계 |
동서는 몇 만리인가? 남북은 자로 잴 수도 없어라. 하늘은 서북쪽 가로 기울어져 있고 땅은 동남쪽 경계가 낮도다. |
春來梨花白이요 夏至樹葉靑이라 秋凉黃菊發이요 冬寒白雪來라 |
춘래이화백 하지수엽청 추양황국발 동한백설래 |
봄이 오니 배꽃은 희고 여름이 다가오니 나뭇잎이 푸르구나. 가을이 서늘하니 노란 국화가 피어나고 겨울이 차가우니 흰 눈이 내리도다. |
日月千年鏡이요 江山萬古屛이라 東西日月門이요 南北鴻雁路라 |
일월천년경 강산망고병 동서일월문 남북홍안로 |
해와 달은 천년의 거울이요. 강산은 만고의 병풍이로다. 동과 서는 해와 달의 문이요 남과 북은 기러기들의 길이로구나 |
春水滿四澤이요 夏雲多奇峯이라 秋月揚明輝요 冬嶺秀孤松이라 |
춘수만사택 하운다기봉 추월양명휘 동령수고송 |
봄 물은 사방의 못에 가득하고 여름 구름은 기이한 봉우리도 많아라. 가을 달은 밝은 빛을 드날리고 겨울 산엔 외로운 소나무가 빼어나도다. |
日月籠中鳥요 乾坤水上萍이라 白雲山上蓋요 明月水中珠라 |
일월농중조 건곤수상평 백운산상개 명월수중주 |
해와 달은 새장 속의 새요 하늘과 땅은 물위의 부평초라네. 흰 구름 산 위의 일산이고요 밝은 달 물 속의 구슬이라네 |
月爲宇宙燭이요 風作山河鼓라 月爲無柄扇이요 星作絶纓珠라 |
월위우주촉 풍작산하고 월위무병선 성작절영주 |
달은 우주의 촛불이 되고 바람은 산과 강의 북이 되네. 달은 자루 없는 부채가 되고 별은 끈 끊어져 흩어진 구슬이 되네. |
雲作千層峰이요 虹爲百尺橋라 秋葉霜前落이요 春花雨後紅이라 |
운작천층봉 홍위백척교 추엽상전락 춘화우후홍 |
구름은 천 층의 봉우리가 되고 무지개는 백척의 다리가 되는구나 가을 잎은 서리 앞에 떨어지고요 봄 꽃은 비 내린 뒤에 붉어진다네. |
春作四時首요 人爲萬物靈이라 水火木金土요 仁義禮智信이라 |
춘작사시수 인위만물영 수화목금토 인의예지신 |
봄은 사 계절의 처음이 되고 사람은 만물의 영장이 되도다 수?화?목?금?토는 오행(五行)이고요 인?의?예?지?신은 오상(五常)이라네. |
天地人三才요 君師父一體라 天地爲父母요 日月似兄弟라 |
천지인삼재 군사부일체 천지위부모 일월사형제 |
하늘?땅?사람은 삼재이고요 임금과 스승과 부모는 한 몸이라네. 하늘과 땅은 부모가 되고 해와 달은 마치 형제 같구나. |
夫婦二姓合이요 兄弟一氣連이라 父慈子當孝요 兄友弟亦恭이라 |
부부이성합 형제일기연 부자자당효 형우제역공 |
부부는 두 성이 합하였고 형제는 한 기운이 이어졌도다. 부모는 사랑하고 자식은 마땅히 효도해야 하며 형은 우애하고 아우 또한 공손해야 한다 |
父母千年壽요 子孫萬世榮이라 愛君希道泰요 憂國願年豊이라 |
부모천년수 자손만세영 애군희도태 우국원년풍 |
부모는 천년의 장수를 누리시기를 기원하고 자손은 만 대의 영화를 누리기를 바란다. 임금을 사랑하여 도가 태평할 것을 바라고 나라를 걱정하여 해마다 풍년들길 원하네. |
妻賢夫禍少요 子孝父心寬이라 子孝雙親樂이요 家和萬事成이라 |
처현부화소 자효부심관 자효쌍친락 가화만사성 |
아내가 어질면 남편의 화가 적고 자식이 효도하면 부모의 마음은 너그럽다. 자식이 효도하면 두 분 어버이가 기뻐하시고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 |
思家淸宵立이요 憶弟白日眠이라 家貧思賢妻요 國亂思良相이라 |
사가청소립 억제백일안 가빈사현처 국난사양상 |
집 그리워 맑은 밤에 서성이다가 아우 생각에 대낮에도 졸고 있다네. 집이 가난하면 어진 아내를 생각하고 나라가 어지러우면 어진 재상을 생각한다. |
宵: 밤 소 | ||
綠竹君子節이요 靑松丈夫心이라 人心朝夕變이요 山色古今同이라 |
녹죽군자절 청송장부심 인심조석변 산색고금동 |
푸른 대나무는 군자의 절개요 푸른 소나무는 장부의 마음이로다. 사람의 마음은 아침저녁으로 변하지만 산색은 예나 지금이나 한가지로구나. |
江山萬古主요 人物百年賓이라 世事琴三尺이요 生涯酒一盃라 |
강산만고주 인물백년빈 세사금삼천 생애주일배 |
강산은 만고의 주인이요 사람은 백년의 손님이로다. 세상일은 석 자 거문고에 실어 보내고 생애는 한 잔 술로 달래네. |
山靜似太古요 日長如少年이라 靜裏乾坤大요 閒中日月長이라 |
산정사태고 일장여소년 정리건곤대 한중일월장 |
산이 고요하니 태고와 같고 해는 길어서 소년과 같구나 고요한 속에서 하늘과 땅의 큼을 알겠고 한가한 가운데 세월의 김을 느끼네. |
耕田埋春色이요 汲水斗月光이라 西亭江上月이요 東閣雪中梅라 |
경전매춘색 급수두월광 서정강상월 동각설중매 |
밭을 갈며 봄빛을 묻고 물을 길으며 달빛을 함께 떠오네. 서쪽 정자에는 강 위로 달이 뜨고 동쪽 누각엔 눈 속에 매화가 피었구나 |
飮酒人顔赤이요 食草馬口靑이라 白酒紅人面이요 黃金黑吏心이라 |
음주인안적 식초마구청 백주홍인면 황금흑리심 |
술을 마시니 사람의 얼굴이 붉어지고요 풀을 뜯으니 말의 입이 파래진다네. 탁주는 사람의 얼굴을 붉게 만들고 황금은 벼슬아치의 마음을 검게 만드네. |
老人扶杖去하고 小兒騎竹來라 男奴負薪去하고 女婢汲水來라 |
노인부장거 소아기죽래 남노부신거 여비급수래 |
노인은 지팡이를 짚고 가고 어린아이는 죽마(竹馬)를 타고 오도다 사내 종은 나무 섶을 지고 가고 여자 종은 물을 길어 오도다. |
洗硯魚呑墨이요 煮茶鶴避煙이라 松作延客蓋요 月爲讀書燈이라 |
세연어탄묵 자다학피연 송작연객개 월위독서등 |
벼루를 씻으니 물고기가 먹물을 삼키고 차를 달이니 학이 연기 피해 날아 가도다 소나무는 손님 맞는 지붕이 되고 달은 글 읽는 등불이 되네 |
呑: 삼킬 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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花落憐不掃요 月明愛無眠이라 月作雲間鏡이요 風爲竹裡琴이라 |
화락연불소 월명애무면 월작운간경 풍위죽이금 |
꽃 떨어져도 애처로워 쓸지 못하고 달 밝으니 사랑스러워 잠 못 이루네 달은 구름 사이의 거울이 되고 바람은 대나무 속의 거문고가 되네 |
掬水月在手요 弄花香滿衣라 五夜燈前晝요 六月亭下秋라 |
국수월재수 농화향만의 오야등전주 유월정하추 |
물을 움켜쥐니 달이 손에 있고 꽃을 희롱하니 향기가 옷에 가득하네 깊은 밤도 등불 앞은 대낮이고요 유월에도 정자 밑은 가을이라네 |
掬: 움켜쥘 국 | ||
歲去人頭白이요 秋來樹葉黃이라 雨後山如沐이요 風前草似醉라 |
세거인두백 추래수엽황 우후산여목 풍전초사취 |
세월 가니 사람 머리 희어지고요 가을 오니 나뭇잎 누래집니다 비 온 뒤의 산은 목욕을 한 것 같고 바람 앞의 풀은 술 취한 것 같네 |
人分千里外요 興在一杯中이라 春意無分別이요 人情有淺深이라 |
인분천리외 흥재일배중 춘의무분별 인정유천심 |
사람은 천리 밖에 떨어져 있고 흥은 한 잔 술 속에 있구나 봄 뜻은 분별이 없지만 인정은 깊고 얕음이 있구나 |
花落以前春이요 山深然後寺라 山外山不盡이요 路中路無窮이라 |
화락이전춘 산심연후사 산외산불진 노중로무궁 |
꽃이 떨어지기 이전이 봄이요 산이 깊어진 뒤에야 절이 있도다 산 밖에 산이 있어 다하지 않고 길 가운데 길이 있어 끝이 없도다 |
日暮蒼山遠이요 天寒白屋貧이라 小園鶯歌歇이요 長門蝶舞多라 |
일모창산원 천한백옥빈 소원앵가헐 장문접무다 |
해 저무니 푸른 산이 멀어 보이고 날씨 차가우니 초가집이 쓸쓸하구나 작은 동산엔 꾀꼬리 노래 그치고 커다란 문엔 나비들 춤만 많구나 |
歇: 쉴 헐 | ||
風窓燈易滅이요 月屋夢難成이라 日暮鷄登塒요 天寒鳥入簷이라 |
풍창등이멸 월옥몽난성 일모계등시 천한조입첨 |
바람 부는 창 등불 꺼지기 쉽고 달빛 드는 집 꿈 이루기 어려워라 해 저무니 닭은 홰 위로 오르고 날씨 차가우니 새가 처마로 드는구나 |
塒: 홰 시 簷: 처마 첨 | ||
野曠天低樹요 江淸月近人이라 風驅群飛雁이요 月送獨去舟라 |
야광천저수 강청월근인 풍구군비안 월송독거주 |
들이 넓으니 하늘이 나무 위로 낮게 드리우고 강물이 맑으니 달이 사람을 가까이 하네 바람은 떼지어 나는 기러기를 몰고 달은 홀로 가는 배를 전송하누나. |
驅: 몰 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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細雨池中看이요 微風木末知라네 花笑聲未聽이요 鳥啼淚難看이라 |
세우지중간 미풍목말지 화소성미청 조제누난간 |
가랑비는 못 가운데서 볼 수가 있고 산들바람은 나무 끝에서 알 수 있다 꽃은 웃어도 소리는 들리지 않고 새는 울어도 눈물은 보기 어려워. |
白鷺千點雪이요 黃鶯一片金이라 桃李千機錦이요 江山一畵屛이라 |
백로천점설 황앵일편금 도이천기금 강산일화병 |
백로는 천 점의 눈이요 누런 꾀꼬리는 한 조각 금이로구나. 복숭아꽃 오얏꽃은 일 천 베틀의 비단이요 강산은 한 폭의 그림 병풍이로다. |
鳥宿池邊樹요 僧敲月下門이라 棹穿波底月이요 船壓水中天이라 |
조숙지변수 승고월하문 도천파저월 선압수중천 |
새는 못 가 나무에서 잠자고 스님은 달빛 아래 문 두드리네 노는 파도 아래 달을 뚫고 배는 물 속의 하늘을 누르네 |
高山白雲起요 平原芳草綠이라 水連天共碧이요 風與月雙淸이라 |
고산백운기 평원방초록 수연천공벽 풍여월쌍청 |
높은 산에는 흰 구름 일고 넓은 들에는 고운 풀이 푸르러! 물은 하늘과 이어져 함께 푸르고 바람은 달과 함께 모두 맑아라! |
山影推不出이요 月光掃還生이라 水鳥浮還沒이요 山雲斷復連이라 |
산영추불출 월광소환생 수조부환몰 산운단부연 |
산 그림자는 밀어내도 나가지 않고 달빛은 쓸어도 다시 생기네 물새는 떴다가 다시 잠기고 산 구름 끊겼다 다시 이어져 |
月移山影改요 日下樓痕消라 天長去無執이요 花老蝶不來라 |
월이산영개 일하루흔소 천장거무집 화노접불래 |
달 옮겨가니 산 그림자 바뀌고 해 저무니 누대 흔적 사라지누나 하늘은 높아서 올라가도 잡을 수 없고 꽃이 시드니 나비조차 오지를 않네 |
初月將軍弓이요 流星壯士矢라 掃地黃金出이요 開門萬福來라 |
초월장군궁 유성장사시 소지황금출 개문만복래 |
초생 달은 장군의 활이요 유성은 장사의 살이로다 땅을 쓰니 황금이 나오고 문을 여니 만복이 오도다 |
鳥逐花間蝶이요 鷄爭草中蟲이라 鳥喧蛇登樹요 犬吠客到門이라 |
조축화간접 계쟁초중충 조훤사등수 견폐객도문 |
새는 꽃 사이의 나비를 쫓고 닭은 풀 속의 벌레를 다투도다 새 지저귀니 뱀이 나무에 오르고 개 짖어대니 길손이 문에 이르렀나 보다 |
喧: 떠들석 훤 | ||
高峯撑天立이요 長江割地去라 碧海黃龍宅이요 靑松白鶴樓라 |
고봉탱천립 장강할지거 벽해황룡택 청송백학루 |
높은 봉우리는 하늘을 버티고 서 있고 긴 강은 땅을 가르며 흘러가는구나 푸른 바다는 황룡의 집이요 푸른 소나무는 흰 학의 누대로다 |
撑: 버틸 탱 | ||
月到梧桐上이요 風來楊柳邊이라 群星陣碧天이요 落葉戰秋山이라 |
월도오동상 풍래양류변 군성진벽천 낙엽전추산 |
달은 오동나무 위에 이르고 바람은 버드나무 가로 불어오누나 뭇 별들은 푸른 하늘에 진을 치고 지는 잎은 가을 산에서 싸움을 하네 |
潛魚躍淸波요 好鳥鳴高枝라 雨後澗生瑟이요 風前松奏琴이라 |
잠어약청파 호조명고지 우후 간생슬 풍전송주금 |
잠긴 물고기는 맑은 물결에서 뛰놀고 예쁜 새는 높은 가지에서 울고 있구나 비온 뒤 시냇물은 비파소리를 내고 바람 앞의 소나무는 거문고를 연주하네 |
馬行千里路요 牛耕百畝田이라 馬行駒隨後요 牛耕犢臥原이라 |
마행천리로 우경백무전 마행구수후 우경독와원 |
말은 천리의 길을 가고 소는 백 이랑의 밭을 가는 구나 말이 길을 가니 망아지가 뒤따르고 소가 밭을 가니 송아지 들판에 누워 있구나 |
畝: 이랑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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狗走梅花落이요 鷄行竹葉成이라 竹筍黃犢角이요 蕨芽小兒拳이라 |
구주매화락 계행죽엽성 죽순황독각 궐아소아권 |
강아지 달려가니 매화 꽃이 떨어지고 닭이 걸어가니 댓닢이 이루어지네 죽순은 누런 송아지 뿔이요 고사리순은 어린아이 주먹이로다 |
天淸一雁遠이요 海闊孤帆遲라 花發文章樹요 月出壯元峰이라 |
천청일안원 해활고범지 화발문장수 월출장원봉 |
하늘 맑은데 한 마리 기러기 멀리 날아가고 바다 너른데 외로운 돛단배 더디 가는구나 꽃은 문장 나무에서 피어나고 달은 장원봉에서 나오는구나 |
柳色黃金嫩이요 梨花白雪香이라 綠水鷗前鏡이요 靑松鶴後屛이라 |
유색황금눈 이화백설향 녹수구전경 청송학후병 |
버드나무 빛깔은 황금 같이 여리고 배꽃은 흰 눈처럼 향기로워라 푸른 물은 갈매기 앞의 거울이고요 푸른 솔은 학 뒤의 병풍이라네 |
雨磨菖蒲刀요 風梳楊柳髮이라 鳧耕蒼海去하고 鷺割靑山來라 |
우마창포도 풍소양류발 부경창해거 노할청산래 |
비는 창포의 칼날 같은 잎을 갈고 바람은 버드나무 머리칼을 빗질하도다 물오리는 푸른 바다를 갈며 떠나가고 백로는 푸른 산을 가르며 오는구나 |
花紅黃蜂鬧요 草錄白馬嘶라 山雨夜鳴竹이요 草蟲秋入牀이라 |
화홍황봉료 초록백마시 산우야명죽초충추입상 |
꽃이 붉으니 누런 벌들이 시끄럽고 풀이 푸르니 백마가 울고 있네 산 비는 밤에 대나무를 울리고 풀벌레는 가을에 평상으로 들어오네 |
鬧:시끄러울 료. [부수]鬥 (싸울투) 嘶: 울 시 | ||
遠水連天碧이요 霜楓向日紅이라 山吐孤輪月이요 江含萬里風이라 |
원수연천벽 상풍향일홍 산토고륜월 강함만리풍 |
아득한 물은 하늘과 이어져 푸르고 서리 맞은 단풍은 해를 향해 붉구나 산은 외로운 둥근 달을 토해내고 강은 만리의 바람을 머금고 있네 |
露凝千片玉이요 菊散一叢金이라 白蝶紛紛雪이요 黃鶯片片金이라 |
노응천편옥 국산일총금 백접분분설 황앵편편금 |
이슬이 맺히니 천 조각 구슬이요 국화가 흩어지니 한 떨기 황금이로다 흰 나비는 이리저리 흩날리는 눈이요 누런 꾀꼬리는 조각조각 금이로다 |
洞深花意懶요 山疊水聲幽라 氷解魚初躍이요 風和雁欲歸라 |
동심화의라 산첩수성유 빙해어초약 풍화안욕귀 |
골 깊으니 꽃 피려는 뜻 게으르고 산 깊으니 물소리도 그윽하여라 얼음이 녹으니 물고기가 처음 뛰어 오르고 바람이 온화하니 기러기 돌아가려 하는구나 |
林風凉不絶이요 山月曉仍明이라 竹筍尖如筆이요 松葉細似針이라 |
입풍양부절 산월효잉명 죽순첨여필 송엽세사침 |
숲의 바람 시원함이 끊이지 않고 산에 걸린 달 새벽에도 여전히 밝아 죽순은 뾰족하여 붓끝과 같고 솔잎은 가늘어 바늘 같구나 |
魚戱新荷動이요 鳥散餘花落이라 琴潤絃猶響이요 爐寒火尙存이라 |
어희신하동 조산여화락 금윤현유향 노한화상존 |
물고기 희롱에 새로 난 연 잎 살랑 이고 새 흩어지니 남은 꽃 떨어지네 거문고 젖었어도 줄은 여전히 소리를 울리고 화로 차가워도 불은 그대로 남아 있네 |
春北秋南雁이요 朝西暮東虹이라 柳幕鶯爲客이요 花房蝶作郞이라 |
춘북추남안 조서모동홍 유막앵위객 화방접작랑 |
봄엔 북, 가을엔 남쪽에 있는 것은 기러기요 아침엔 서쪽, 저녁엔 동쪽인 것은 무지개라네 버들 막엔 꾀꼬리가 손님이 되고 꽃 방엔 나비가 신랑이 된다네 |
日華川上動이요 風光草際浮라 明月松間照요 淸泉石上流라 |
일화천상동 풍광초제부 명월송간조 청천석상류 |
햇빛은 시냇물 위에서 넘실거리고 바람 빛은 풀 사이에 떠 있다네 밝은 달은 소나무 사이로 비추고 맑은 샘은 돌 위를 흐르는구나 |
靑松夾路生이요 白雲宿簷端이라 荷風送香氣요 竹露滴淸響이라 |
청송협로생 백운숙첨단 하풍송향기 죽로적청향 |
푸른 소나무는 길을 끼고 자라고 흰 구름은 처마 끝에 머물고 있네 연꽃 바람은 향기를 보내오고 대나무 이슬 맑은 소리로 떨어지누나 |
滴: 물방울 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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谷直風來急이요 山高月上遲라 蟋蟀鳴洞房이요 梧桐落金井이라 |
곡직풍래급 산고월상지 실솔명동방 오동낙금정 |
골짜기 곧으니 바람 불어옴이 급하고 산 높으니 달 오름도 더디기만 해 귀뚜리는 골방에서 울고 있고요 오동잎은 가을 우물로 떨어집니다 |
蟋蟀: 귀뚜라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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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高松下立이요 江深沙上流라 花開昨夜雨요 花落今朝風이라 |
산고송하립 강심사상류 화개작야우 화락금조풍 |
산 높아도 소나무 아래 서 있고 강 깊어도 모래 위로 흐르네 어젯밤 비에 꽃이 피더니 오늘 아침 바람에 꽃이 지누나 |
大旱得甘雨하고 他鄕逢故人이라 畵虎難畵骨이요 知人未知心이라 |
대한득감우 타향봉고인 화호난화골 지인미지심 |
큰 가뭄에 단비를 얻고 타향에서 옛 친구를 만나네 호랑이를 그려도 뼈는 그리기 어렵고 사람을 알아도 마음은 알 수 없다네 |
水去不復回요 言出難更收라 學文千載寶요 貪物一朝塵이라 |
수거불부회 언출난갱수 학문천재보 탐물일조진 |
물은 흘러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고 말은 한 번 내면 다시 거두기 어렵다네 글을 배우면 천년의 보배요 물건을 탐하면 하루아침의 티끌이라네 |
文章李太白이요 筆法王羲之라 一日不讀書면 口中生荊棘이라 |
문장이태백 필법왕희지 일일불독서 구중생형극 |
문장은 이태백이 으뜸이요 필법은 왕희지라네 하루라도 글을 읽지 않으면 입 안에 가시가 돋는다네 |
花有重開日이나 人無更少年이라 白日莫虛送하라 靑春不再來니라 |
화유중개일 인무갱소년 백일막허송 청춘불재래 |
꽃은 다시 필 날이 있지만 사람은 다시 소년이 될 수 없도다 젊은 날을 헛되이 보내지 말게나 청춘은 다시 오지 아니한다네 |
추구 시문 마침 - 推拘 終 -
- 德田의문화일기에서 -
http://user.chollian.net/%7Ek71421/22001.htm
이상 추구를 완독하고 이를 바탕 삼아 그 외의 한시를 음미하며 즐겨보자
제목: 折花行(사랑싸움) 李奎報 (이 규 보)
牡丹含露眞珠顆 美人折得窓前過 含笑問檀郞 花强妾貌强 檀郞故相戱 强道花枝好 美人妬花勝 踏破花枝道 花若勝於妾 今宵花同宿 |
모란함로진주과 미인절득창전과 함소문단랑 화강첩모강 단랑고상희 강도화지호 미인투화승 답파화지도 화약승어첩 금소화동숙 |
모란꽃 이슬 머금어 진주 같은데 신부가 모란을 꺾어 창가를 지나다 빙긋이 웃으면서 신랑에게 묻기를 "꽃이 예쁜가요 제가 예쁜가요" 신랑이 일부러 장난치느라 "꽃이 당신보다 더 예쁘구려" 신부는 꽃이 예쁘던데 뾰로통해서 꽃 가지를 밟아 짓뭉개고 말하기를 "꽃이 저보다 예쁘시거든 오늘밤은 꽃하고 주무시구려" |
고려의 대문호 이규보가 쓴 이 시는 신혼부부의 사랑 노래이다. 신혼부부에게 흔히 있을 수 있는 사랑싸움을 리얼하게 형상화하여 시를 읽는 즐거움을 느끼게 하고 미소 짓게 한다. 이 시는 장지연이 편집한 [대동시선] 에 실렸으며 金相洪이 지은 [한국 한시의 향기]에 실려 있는 글을 옮겼습니다. | ||
顆: 낱알 과 | ||
제목 : 妾薄命(님 없는 쓸쓸한 방에 달마저 지고) : 이 곡
生不識人面 長年在深屋 一爲色所誤 返遭珉欺玉 憎愛古無常 朝恩慕乃疎 泣泣詠秋扇 望絶登君車 金牀爲誰拂 繡被久已收 奎空寒月落 但見螢火流 沈憂暫成夢 依稀鬪百草 世無相如才 誰令復舊好 |
생불식인면 장년재심옥 일위색소오 반조민기옥 증애고무상 조은모내소 읍읍영추선 망절등군거 금상위수불 수피구이수 규공한월락 단견형화류 심우잠성몽 의희투백초 세무상여재 수령복구호 |
평생에 다른 사람 얼굴 아는 이 없어 오랜 세월 깊은 방에 있었지요 한 번 내 신세가 잘못되어서 옥돌을 옥인 줄 알고 속았지요 미움도 사랑도 부질없어라 아침엔 좋다더니 저녁엔 멀리하네 서글피 가을 부채 같은 신세를 탄식하며 님의 수레 타는 것 단념했지요 누굴 위해 좋은 침대 먼지를 털리오 비단 이불 넣어둔 지 오래 되었다오 님 없는 쓸쓸한 방에 달마저 지고 다만 날아가는 반딧불만 바라본다오 근심에 겨워 잠시 꿈을 꾸면서 어슴푸레 풀 싸움도 해 보았지요 세상에 사마 상여 같은 재주 없거니 뉘라서 옛사랑을 되찾아 주리오 |
이 시는 버림받은 여인의 비극적인 삶을 형상화하였다. 시제 「妾薄命」은 악부잡곡가(樂府雜曲歌)의 이름으로 미인의 운명이 박명함을 탄식한 노래이다. 「妾薄命」은 한나라 성제의 비였던 허황후가 처음에 총애를 독차지 하다가 성제의 노염을 사서 독약을 먹고 자살했는데 죽기 직전 "어찌 할거나 나의 박복함이여" 라고 한탄 한데서 후세의 시인들은 이를 시의 제목으로 삼아 인생사를 다각적으로 노래하였다. 구중궁궐 안의 여인들은 일반적으로 불우했다. 임금의 눈에 들면 무수리도 황후가 될 수가 잇고 반대로 총애를 받다가도 눈에 벗어나면 하루아침에 가을 부채 신세가 되어 차디찬 냉궁에 갇혀 쓸쓸하게 여생을 보내거나 비극적인 삶을 마감했다. | ||
제목 : 春曉閑望(봄날 새벽에 한가히 바라보며): 최치원
山面嫩雲風惱散 岸頭頑雪日欺銷 獨吟光景情何恨 猶賴沙鷗伴寂寥 |
산마루 한가로운 구름을 바람도 흩어 버리기 싫어하고 언덕 위 얼어붙은 눈을 햇볕도 녹이지 않네. 혼자 읊는 봄날의 모습이 어찌 이다지도 한스러울까 바닷가 갈매기만이 쓸쓸한 나를 벗해 주네 |
제목 : 달밤에 매화를 읊는 까닭은 진여의(陳與義)
客行滿山雪 香處是梅花 丁寧明月夜 記取影橫斜 |
나그네 온 산의 눈 밟고 다니는데 향기가 나는 것 바로 매화라네 정녕 밝은 달밤에는 꼭 그림자 빗겨 있는 모습을 보리라. |
陳與義 : 송나라대의 문신. 자는 거비. 호는 간재. 벼슬은 참지정사까지 올랐다. 저서에 간재집이 있다. | |
달밤에 매화를 읊는 까닭은 달 그림자에 비친 매화의 모습 잎도 채 나기 전에 추운 겨울을 무릅쓰고 꽃을 피우는 앙상한 가지가 보는 이에게 감동을 주기 때문이다
제목 :김삿갓이 강원도 어느 산골 서당에 들렀을 때의 일화와 시
김삿갓이 강원도 어느 산골 서당에 들렀을 때의 일화 훈장은 부재중이고 학생들만 칠팔명 앉아 있었는데 덮어놓고 들어가 삿갓을 쓰고 윗목에 앉아 있는 김삿갓을 보고 학동들이 쳐다보며 별별 흉을 보면서 수군대는 것이었다. 아무리 철없는 애들이지만 찾아온 손 님에 대하여 면전에서 입방아를 찧는 것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학동의 무례한 행동의 근저에는 가정 교육은 물론 서당 교육의 잘못이고 선생님과 부모에게 욕을 먹이는 일이다. 김삿갓은 버릇없는 아이들을 탓하지 않고 한참 동안 훈장님을 기다리고 있는데 학생들이 계속해서 자신을 흉보자 분판(粉板)에 다음과 같은 시 한 수를 써 놓고 말없이 서당을 나와 버렸다.
書 堂 乃 早 知 房 中 皆 尊 物 學 生 諸 未 十 先 生 來 不 謁 |
서당을 내 일찍이 알았으니 방안은 존귀한 물건이로다 학생은 모두 열 명이 안 되는데 선생은 와서 뵙지를 않는고 |
시를 차마 입에 담기조차 어려운 혹독한 욕이 아닐 수 없다. 표의문자인 한자의 이중성을 절묘하게 살려서 시원치 않은 서당을 욕하고 버릇없는 학동들과 잘못 가르친 부모와 훈장을 싸잡아서 일갈하였다. | |
제목 : 하루종일 봄을 찾았으나 봄을 찾지 못하고 梅花尼(매화니)
終日尋春不見春 芒鞋踏破嶺頭雲 歸來笑撚梅花臭 春在枝頭已十分 |
종일심춘불견춘 망혜답파령두운 귀래소연매화취 춘재지두이십분 |
하루 종일 봄을 찾았으나 봄을 보지 못하고 짚신으로 동쪽 산 구름 속을 답파하였네 돌아와 향내를 맡고 웃으며 수염을 꼬니 봄이 가지 위에 이미 온통 와 있더라. |
그는 이 시에서 짚신으로 고개의 구름 속을 헤치고 다니며 봄을 찾았으나 봄을 보지 못하였다고 했다. 아직 한 겨울의 추위와 잔 설이 남아 있는 산꼭대기에서 봄이 왔다고 할 만한 징후도 발견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봄을 찾지 못하였다고 했던 것이다. 돌아와 매화를 보니 가지에 봄이 한창이더라고 했다. 다른 어느 곳에서도 찾을 수 없었던 봄의 징후를 매화에서 찾았다는 것은 매화가 어느 사물보다도 빨리 봄을 알리려 했던 점을 말한 것이다. | ||
제목: 술 예찬 게송
간 크기로 따져서 세계에서 제일 크신 분의 시를 감상해 봅니다. 조선조 명종과 인조 시대를 살아간 진묵당 일옥선사(震默堂一玉禪師, 1562~1633)란 스님이자 선각자이신 분께서 남기신 게(偈, 혹은 게송偈頌) 가운데 하나로 술을 예찬한 내용으로 어지간한 크기가 아닙니다. 살려면 저도 이분처럼 하! 저도 너무 간이 부어서 실수를 하고 있습니다.
천금지석 산위침(天衾地席 山爲枕) |
하늘을 이불로, 땅을 자리로, 산을 베개로 삼으며 |
崑崙山: 히말라야 파미르 고원 | |
첫댓글 서당 내조지, 학생 제미십, 선생 내불알. 욕 같은 한시 잘 읽었습니다.
덕분에 한시를 읽어 봅니다 고맙습니다
두고 두고 써 먹어야 될 듯 싶소이다.
참고하기 위해 복사해갑니다. 좋은 자료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