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주간활동보호센터에서 외부로 나가서 비누만들기 수업을 했답니다. 진짜 동백기름을 짜서 비누에 넣었고 비누가운데 동백꽃 한송이가 싱싱하게 살아있습니다. 동백기름의 효능은 옛날부터 다양하게 전해져 오는데 저도 바르고 싶은 마음이 많이 듭니다.
친절이 넘치는 주간보호센터 선생님들이 준이와 태균이가 잘 커준 것같아 보기좋다고 계속 말을 해줍니다. 특히 늘 싱글벙글한 표정의 태균이가 가정에서 사랑을 많이 받은 것 같다고, 그 때문에 선생님들도 태균이보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합니다. 긍정적 분위기에 보탬이 되어서 다행입니다. 알고보면 보충제 덕이 50%쯤 되는데, 다 엄마덕으로 해석하니 좀 송구스럽기는 합니다.
준이도 어서 주민등록등본을 제출해야 하는데 준이집에서 빨리 조치를 해줄지 걱정입니다. 태균이보다 준이에게 더욱 도움을 될 것 같은 상황인데 다시한번 준이 운에 일을 맡겨보아야 되겠습니다.
그럴리는 없겠지만 이런 조치들에 일말의 의심이나 주저할 요소가 있다면 준이를 더이상 돌봐주기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사람관계라는 것이 참으로 묘해서 상대방을 잘 알지 못할 때는 의심이 앞서는 것이 인지상정이라, 이것 역시 준이 운의 향방이 결정해주겠지요.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고, 참으로 태균이와 저는 마음편하게 살아갑니다.
센터 밖 수업이 있었던 날이라 오늘은 4시반에 픽업해서 돌아오니 5시가 다 되었는데도 날씨가 훤합니다. 날씨도 많이 풀렸지만 낮시간도 많이 길어졌습니다. 완이도 기력이 많이 회복되었는지 밖에 나가니 좋아하긴 하는데, 막바지에 대소변 문제가 왜이리 힘들게 느껴지는지... 차 안에 비치된 통에 싸놓기는 하지만 밖에 나가면 유난히 많이 먹으니 싸는 양도 많아서... 이제는 정말 제 자신이 늙었다싶습니다. 소변치우기가 심적으로 너무 힘들어집니다.
초창기 차 안 컵홀더에 그냥 싸놓을 때보다야 엄청 신사가 되긴 했지만 이제는 소변과 더이상 만나고 싶지가 않습니다. 이제는 기본 신변처리까지 교육시켜야 하는 일을 다시 하라고 하면 더이상 못할 것 같습니다. 나이들어간다는 증거입니다.
완이가 이제 가고나면 수 년 전에 거의 몇 년동안 방학 때만 되면 우리집에 와있던 진이가 비록 2주지만 태균이형 너무 보고싶어 제주도 온답니다. 노래를 너무 잘해 우리집에 1년 있을 때 국악창 개별레슨까지 시켰던 아이인데 준이랑 동갑입니다. 마음 속에 영원한 우상, 태균이형 보고싶다고 하도 타령을 해서 엄마가 보내기로 했다합니다. 저도 무척 보고싶네요. 과거 싱가폴 여행갈 때도 데려갔었던 아이입니다.
집에 도착하기 전 수산한못 3바퀴 도는 시간. 어제 느적느적 걷는 태균이를 떼어놓고 우리끼리 집으로 와버렸더니 어제 차 못타고 혼자 걸어온 것이 영 걸리는지, 오늘은 엄마 가까이서 가장 빠른 속도로 따라왔다는 사실! 엄마가 자기 놔두고 쌩하니 가버릴새라 정신 바짝 차리고 쫒아오고 앞서기까지 합니다. 어저께의 조치는 결론적으로 너무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날이 풀려가니 다시 가을하늘입니다. 주말에는 날씨가 우리의 야외활동을 응원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집에 오자 가장 편한 자세로 요즘 너무 좋아하는 노래, '문어의 꿈'을 몇 번씩 듣네요. 문어의 꿈, 참 독창적인 노래인지라 그 맛을 아는걸까요? 아님 문어가 먹고싶은 걸까요?
첫댓글 태균씨 정말 좋죠. 힐링이 되죠. 특히 눈이 좋습니다.
보는 눈들이 비슷하나 봅니다.
준이에게 넘 무관심한 핏줄들, 제발 행운이 따르길 빌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