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 안에서 온전히 성숙해 가는 은혜
들어가는 말: 완전은 은혜 안에서 자라가는 거룩한 목표입니다
존 웨슬리의 신학과 목회에서 ‘그리스도인의 완전’은 결코 감추거나 피해야 할 교리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성경을 통해 약속하신 은혜이며, 모든 그리스도인이 추구해야 할 거룩한 목표였습니다. 웨슬리는 구원이 죄 사함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우리의 마음과 삶이 변화되는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고 가르쳤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의 완전은 인간적인 완벽함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모든 것을 알고 모든 판단에서 오류가 없으며, 인간의 연약함과 한계가 완전히 사라지는 상태도 아닙니다. 그것은 하나님을 전심으로 사랑하고 이웃을 자기 자신과 같이 사랑하는 마음이 우리 삶을 다스리는 상태입니다.
바울은 빌립보서 3장 12절에서 “내가 이미 얻었다 함도 아니요 온전히 이루었다 함도 아니라”고 고백합니다. 그는 그리스도께 붙들린 사람으로서 더욱 그리스도를 알아가고 닮아가기 위해 달려갔습니다. 이처럼 그리스도인의 완전은 자신의 성취를 자랑하는 자리가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를 의지하며 사랑의 성숙을 향해 나아가는 믿음의 여정입니다.
1. 그리스도인의 완전은 인간적인 완벽함이 아니라 은혜 안에서의 성숙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완전을 오해하면 두 가지 위험에 빠집니다. 하나는 완전이라는 목표가 인간에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여 아예 포기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완전한 신앙을 가졌다는 이유로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나 웨슬리가 가르친 완전은 이 두 가지 태도를 모두 넘어섭니다.
우리는 신앙이 깊어져도 모든 것을 알 수 없으며, 오랜 목회와 신앙생활에도 판단의 실수를 범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이러한 인간의 무지와 실수, 육체적·정신적 한계까지 모두 사라지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완전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부족함을 인정하면서도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계속 변화되기를 소망하는 것입니다. 베드로후서 3장 18절은 “오직 우리 주 곧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그를 아는 지식에서 자라 가라”고 권면합니다. 믿음은 한 번의 체험으로 성장을 마치는 것이 아니라, 날마다 주님을 더 깊이 알아가며 그분의 성품을 닮아가는 과정입니다.
그러므로 완전은 우리를 짓누르는 부담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 안에서 이루어 가시는 은혜의 약속입니다. 자신의 부족함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사람은 절망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부족함을 주님 앞에 내려놓고 다시 은혜를 구합니다. 완전을 향한 첫걸음은 자신의 완벽함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 없이는 살아갈 수 없음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2. 그리스도인의 완전은 하나님과 이웃을 전심으로 사랑하는 삶입니다
그렇다면 웨슬리가 말하는 그리스도인의 완전은 무엇입니까? 그 핵심은 사랑입니다. 하나님을 전심으로 사랑하고 이웃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이 우리 안에 온전히 자리 잡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가장 큰 계명으로 가르치셨습니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의 성숙은 성경 지식이 많아지거나 종교적 활동이 늘어나는 것만으로 판단할 수 없습니다. 우리의 신앙이 깊어질수록 교만은 겸손으로, 미움은 사랑으로, 분노는 온유함으로, 무관심은 섬김으로 변화되어야 합니다.
웨슬리에게 거룩함은 사랑과 분리될 수 없었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고백하면서 이웃의 아픔에 무관심할 수 없으며, 거룩한 삶을 추구하면서 다른 사람을 정죄하고 미워하는 태도에 머물러 있을 수도 없습니다. 하나님을 향한 사랑은 반드시 이웃을 향한 자비와 선행으로 나타나야 합니다.
우리는 자신에게 질문해야 합니다.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을 위해서도 기도할 수 있는가? 다른 사람의 성공을 진심으로 기뻐할 수 있는가? 내 뜻을 관철하기보다 공동체의 유익을 먼저 생각할 수 있는가? 미움과 보복 대신 용서와 화해를 선택할 수 있는가?
물론 이러한 사랑이 하루아침에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성령의 도우심을 구하며 사랑을 선택하는 일이 거듭될 때, 우리의 마음과 삶은 조금씩 그리스도를 닮아갑니다. 가정에서는 이해와 용서로, 교회에서는 섬김과 연합으로, 이웃을 향해서는 나눔과 자비로 그 사랑이 드러납니다.
그리스도인의 완전은 자신만 거룩해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이 자신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흘러가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참된 완전은 자기 의를 드러내는 자랑이 아니라, 하나님과 이웃을 향한 사랑으로 증명되는 거룩함입니다.
3. 그리스도인의 완전은 복음의 은혜 안에서 지금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이렇게 질문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하고 넘어지는데, 어떻게 완전한 삶을 살 수 있습니까?” 이 질문에는 인간의 연약함을 바라보는 현실적인 고민이 담겨 있습니다. 그러나 복음은 우리의 연약함을 인정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 연약함을 새롭게 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을 선포합니다.
웨슬리는 그리스도인의 완전을 인간의 노력만으로 이루는 성취라고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 먼저 은혜를 베푸시고, 성령께서 우리 안에 사랑을 일으키시며, 우리는 믿음과 순종으로 그 은혜에 응답합니다. 말씀과 기도, 성찬과 성도의 교제, 사랑의 실천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거룩하게 빚어 가시는 은혜의 통로입니다.
물론 그리스도인의 완전이 다시는 실수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인간의 한계와 판단의 오류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한계가 죄를 의도적으로 붙들고 살아가는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니 어쩔 수 없다”고 체념하기보다, 성령의 능력으로 변화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바울은 빌립보서 3장 12절에서 자신이 이미 완성되었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리스도 예수께 잡힌 바 된 그것을 잡으려고 달려가노라”고 고백했습니다. 자신을 먼저 붙드신 그리스도의 은혜를 의지하면서, 그 은혜에 응답하여 거룩함을 향해 나아간 것입니다.
이것이 성화의 길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의지하되 우리의 응답과 실천을 외면하지 않는 길입니다. 우리는 날마다 말씀 앞에서 자신을 살피고, 기도로 마음을 새롭게 하며, 성령의 도우심을 받아 사랑과 순종을 선택해야 합니다.
그리스도인의 완전은 죽음 이후에만 기대할 미래의 소망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마음을 다스리시고, 사랑이 삶의 중심이 되며, 죄의 지배를 거부하고 거룩함을 실천하는 은혜는 오늘 우리의 삶에서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완전은 인간의 공로가 아니라 은혜의 열매이며, 그 은혜는 우리를 사랑의 실천으로 이끌어 갑니다.
맺는말: 사랑 안에서 온전히 하나님께 드려진 삶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존 웨슬리가 가르친 그리스도인의 완전은 인간적인 완벽함이 아닙니다. 모든 실수와 한계가 사라지는 상태도 아닙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죄의 지배를 거부하고, 하나님을 전심으로 사랑하며, 이웃을 향한 사랑으로 살아가는 거룩한 삶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완전을 두려워하거나 불가능한 이상으로 치부해서는 안 됩니다. 이미 받은 구원의 은혜에 감사하면서도 아직 변화되어야 할 자신의 모습을 겸손히 인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성령께서 우리 안에 이루어 가시는 사랑의 역사를 신뢰하며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길을 걸어야 합니다.
완전은 모든 것을 이루었다고 선언하는 종착점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은혜에 붙들려 사랑 안에서 성숙해 가는 거룩한 여정입니다. 오늘도 말씀과 기도 가운데 자신을 하나님께 드리고, 미움 대신 사랑을, 정죄 대신 용서를, 무관심 대신 섬김을 선택합시다.
그리스도인의 완전은 완벽함이 아니라 사랑입니다. 자신의 힘으로 완전해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온전한 사랑을 향해 자라가는 삶입니다. 이것이 웨슬리가 우리에게 전해 준 성화의 비전이며, 오늘 한국교회와 감리교회가 다시 붙들어야 할 거룩한 목회의 길입니다.
경기연회 남양지방회 원천교회
곽일석 목사 (iskwa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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