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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 삼미(三味)’는 장어와 복분자 술, 그리고 녹차다. 선운사와 도솔암을 다녀와서 장어와 선운산 복분자주를 곁들여 마시고 난 후 녹차로 입맛을 개운하게 하면 부러울 것이 없다. 고창 풍천장어는 괭이갈매기 천국인 칠산도 앞 바다에서 새우를 배부르게 먹어서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다. 구시포와 동호 해수욕장에서 해수욕을 마음껏 즐겨 육질이 쫀득쫀득하고, 국내 최대라는 하전리 개펄에서 머드 팩을 하고 올라왔으니 흠집 하나 없는 몸매다. 과연 국내 최고의 장어라 할 만하다. 장어만 먹으면 영양이 너무 많아 느끼하여 많이 먹을 수 없다. 장어에는 선운산 복분자술이 제격이다. 미당 서정주가 말했듯 ‘7할이 바람’인 고창, 그것도 바닷가 자갈밭에서 해풍 맞고 자란 복분자로 빚은 선운산 복분자주가 풍천장어와 찰떡궁합이다. 피아골의 3홍은 단풍과 행락객의 인홍, 그리고 명경지수에 비친 수홍을 들듯, ‘고창의 3홍’으로는 이른 봄 동백꽃, 양념장으로 구운 풍천장어, 그리고 선운산 복분자주의 선홍을 말하고 싶다. 그렇다. 고창 3홍은 웰빙 그 자체이다. 영양 만점의 장어와 혈액순환을 증진시키는 복분자주는 몸을 튼튼하게 하고 선운사와 동백꽃 군락이 만드는 경관은 정신을 맑게 하는 원동력이다.
선운산 복분자주는 발효 탱크에 열매와 효모균을 넣고 장기간 숙성시켜 만든 발효주로서 리큐르주가 아니다. 발효주의 향기 성분은 78종류이고 그 중 메틸 부탄올과 에틸 락테이트가 주성분으로 향기로우면서 진하지 않고 담백한 맛을 풍긴다. 또 발효가 진행될수록 유기산인 숙신산·말산 및 구연산 등이 증가하여 감칠맛을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복분자에 많이 들어 있는 비타민C나 무기물질은 체력을 증진시켜주고 혈액을 맑게 한다. 이런 맛과 향, 그리고 몸에 이로운 성분이 많은 것이 선운산 복분자주이다.
선운산 복분자주의 멋은 첫째, 빛깔이 붉은 장밋빛이고 둘째는 술을 마시고 빈잔에 찌꺼기가 남지 않는 것이다. 셋째 멋은 맥주와 섞는 선운산 복분자주 칵테일이다. 발효 선운산 복분자주는 비중이 낮아서 찬 맥주에 칵테일을 하면 황금빛 맥주는 아래에, 붉은 장밋빛 복분자주는 위에 층을 이루므로 애주가들 사이에 많이 음용되고 있다. 경험하지 못한 분들은 한번 복분자주 칵테일을 만들어 먹어보길 바란다. 선운산 복분자주 칵테일을 마시는 날, 연인이나 사업 파트너와의 대화에서 당신은 승리자가 될 것이다.
〈임동옥/ 호남대 생명과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