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자가 걸어가는 길
美共 / 嚴 道 烈
오늘 걷는 길이
어제 걸었던 길이 아니듯
어제의 삶이 다르고
오늘의 삶이 다르건만
사람들은 매일 반복되는 삶이
똑같다고 말을 한다
어제 보았던 자연의 풍경이 다르고
어제 보았던 아내의 얼굴이 다르고
어제 보았던 내 모습이 아닐진대
변한 게 없다고 말을 한다
매일 변화하는 삶 속에 잊혀가는
그리움이 쌓일지라도
오늘이란 현실 앞에
초보자가 걸어가는 길은 언제나
위태위태하다
마음은 우주다
미공/엄 도열
높이 솟은 하늘
까치발을 하고
손을 높이 뻗어 품으려 해도
내 품은 한 평도 안되는데
마음은 모든 것을 지배하려 든다
쾌창한 하늘을 보았을 때
내 가슴은 우주만물을
담을 수 있는
큰 그릇이 되었다가
구름 낀 하늘을 보았을 때는
한 돼도 담을 수 없는
아주 작은 그릇이 되기도 한다
사람의 마음이란 변화무쌍한
우주만물의 이치를 닮은 것 같다.
편곡
美共/ 嚴 道烈
난 모르겠다.
어느 것이 진실인지!
생(生) 과 사(死)
죽음의 갈래 길 앞에서
서(序) 있는 사람 중
진실(眞實)를 말하는
사람 몇이나되겠는가?
진실(眞實)진실 (眞實)
본문에 맥락을 이어온 삶 이런가?
느낄 수 없는 마음
헤아릴 수 없네.
세대(歲代)
美共/ 嚴 道 烈
인생의 참맛은
씨를 뿌리고
피는 꽃을 보고
열매가 익어가는
것을 보고
수확할 때 기쁨을
누린다
술 한잔의 무게
美共/ 엄 도열
가볍게 한 잔 하자던
술 한잔이 두 잔이 되고
석 잔이 되어 쌓여간다
한 잔 술의 기억은 사라지고
어눌한 몸짓이 먼저 반응하여
취기를 전달하고 있다
농익어가는 술잔 속에 피어나는
삶의 이야기가 밤새 이루어져도
모자랄 것 같은 시간은
어느새 술잔 속에 별빛이 내려앉는다
기울어진 술잔이 깊어 갈수록
별빛 무리 사이로 떠있는 달을 보고
하루 밤의 동침을 청하지만
거부하고 돌아선 까닭은
술 한잔의 깊이가 너무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