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와 맞물린 낯설고 후덥지근한 날씨.
열대야로 뒤틀린 생채시계를 온전히 되돌리고 싶
다면 복사골 부천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제4회 부천시장배 전국 바둑대회」가 2018년
9월 2일 송내 사회 체육관에서 열렸다.
전국시니어 +여성부는 오전 10시부터 시작하고 어르신부와 학생부는
개회식이 끝난 오후 1시30분부터 속개됐다.
오후 1시에 거행된 개회식은 정민효 부천바둑협회 사무국장의 사회로
장덕천 부천시장, 윤명철 바둑협회장, 정봉수 경기도 바둑협회장, 안병
학 대학연맹회장, 설훈 의원, 임성환 경기도의회 의원 등이 소개됐다.
대회 심판은 이홍렬, 나종훈 프로기사.
어르신부는 3인 단체전으로 총 16개 팀이 출전 했는데 진행은 일반 성
인과 어르신들을 센터에서 10년째 지도하고 있는 필자와 한면희 (두레
생협 이사, 아마6단) 사범님이 맡았다.
어르신부를 진행하고 있는 필자.
어르신들의 바둑은 성급하게 이기려는 성향이
있다.
躁而求勝者 必多敗 조이구승자 필다패
조급하게 이기려고 하는 자는 실패가 많다
어찌, 어르신들한테만 적용되는 말일 것인가.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나라다.
30여년 뒤에 우리나라가 세계 2위의 고령화 국가가
될 것이라는 전문가의 말을 빌리면 끔찍한 일이다.
어르신들의 건강관리는 점차 의료계에서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건강이든 치매든 예방이 최선인데 그런 면에서 바
둑을 취미로 삼는다는 것은 썩 바람직한 일이다.
100명이 넘는 그 어르신들을 10년째 지도하고 있
는 필자가 선수로 모시고 나와 진행을 맡는다는
건 크나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필자가 부천 중앙 새마을금고 문화센터에서 4년
6개월째 바둑강좌를 이끌고 있는 새마을금고 A팀
對 새마을금고 B팀이 결승전에 대좌한 시각은 오
후 4시.
결승전 : 새마을 금고 A팀(오른쪽) 對 새마을 금고 B팀
누가 이겨도 뿌듯한 장면이었다.
☻ 우승 새마을 금고 A팀
준우승 새마을 금고 B팀
3위 오정 복지관 A팀
율곡 기우회 B팀
우승부터 8위까지 시상식이 끝나고 단체사진으로
다시 못 올 추억을 남겼다.
부천 어르신 바둑강좌를 10년째 지도하고 있는 필자(빨간 모자) 와 선수 어르신들.
원미 복지관 담당 복지사는 끝까지 남아 소속
어르신들에게 빵과 음료수를 나눠 주고 있었다.
원미복지관 어르신들 시상장면을 찍는 최나래 복지사님
근무하지 않는 일요일인데도 나와 챙겨 주는 모습
은, 어르신들에겐 차라리 감동일 터였다.
어르신들이 기념품을 받아 퇴장할 즈음, 전국 시
니어+ 여성부 결승전은 양덕주 선수와 이철주 선
수가 한창 칼을 겨누는 중이었다.
전국시니어+ 여성부 결승전 (양덕주 對 이철주)
이럴 때 구경꾼들은 주위를 빙 둘러 섰게 마련이다.
누가 제4회 부천시장배 전국바둑대회에서 우승
할건가가 초미의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군더더기 없이 꼭 필요한 것만 두는 고수들일지
라도 조그마한 틈은 생겨나기 마련이다.
기다림의 미덕을 찬양한다.
☻ 우승 양덕주
준우승 이철주
3위 권병훈 유경성
바둑대회가 모두 끝나고 선수와 관계자 일행은
제주 애월 식당으로 옮겨가 주최 측에서 마련한
뒷 풀이에 여흥을 나눴다.
게다가,
오전에는 어르신 선수에게까지 점심식사를 대접해
주었으니 여간 고마운 일이 아니다.
부천에서 필자가 진행하는 어르신 바둑강좌가 어
느 도시보다 활발한 것은, 지독한 진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