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2019년 10월20일 스쿨오브무브먼트 셀프 디펜스 & 파이팅 수업에서 배포된 글이고, 그날 발표했던 내용의 일부분입니다.
셀프 디펜스 & 파이팅 수업 안내
우리가 하는 운동은 이름 그대로 “셀프 디펜스와 파이팅” 입니다. 크라브 마가라는 정통 셀프 디펜스 체계를 중심으로 파이팅 스포츠들의 요소들을 활용합니다. 앞으로 더 많이 파이팅 스포츠들의 요소들을 활용하는 게 저희 계획입니다.
1. 운동 종류는 격투운동입니다. 격할 격激, 싸울 투鬪입니다.
격투운동은 몸에 충격을 가하는 운동입니다. 서로 충격을 입는 것은 정상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서로 다치지 않게 노력해야 합니다.
다치면 운동을 쉬어야 하고 생업이나 일상생활에도 지장을 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운동을 하면서 충격이 없을 것으로 기대하거나 충격이 없어야 한다고 가정한다면, 잘못이고 오히려 더 위험해집니다.
요컨대, 격투운동을 계속 하려면 우리의 뼈와 살과 정신이 어느 정도 터프해져야 합니다.
애초에 이런 운동을 선택했다면, 아마 그런 변화를 원하는 마음이 있을 것입니다.
야구, 축구, 농구도 그렇습니다. 강한 접촉과 충격이 있는 대인운동이기 때문입니다.
2. 우리가 야구나 축구처럼 팀 운동을 하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유도나 레슬링처럼 훈련은 단체운동으로 합니다. 그래서 누군가 통솔하고 지도해야 하고, 지도와 통솔을 잘 따라 주셔야 합니다.
(여러 글에서 밝혔듯이, 단체운동은 장점이 많습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운동의 원형 자체가 단체운동입니다)
3. 그렇다고 단체운동이 획일적인 집체훈련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달리기를 하는데 부상이 있거나 힘들어서 하지 못하면, 스스로 결정해서 (안전한 위치로) 빠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달리기를 지켜보거나 몸을 풀거나 다른 운동을 합니다.
다른 어떤 운동이든 집중하기 어렵거나 무리가 될 때는 (안전한 위치로) 빠져서, 운동을 보면서 휴식하거나 다른 운동을 해도 됩니다.
그러나 파트너 운동 시에는 저희에게 먼저 얘기를 해야 합니다. 이렇게 하지 않고, 자신이 힘들다고 단체운동 중인 운동을 빨리 끝나게 하려고 하거나 축소시키려고 시도해서는 안 됩니다.
4. 과로나 수면부족 등으로 집중력이 크게 떨어질 때는 집에서 쉬는 게 나을 것입니다.
5. 만약 수업에 왔다면, 문제 될 것 같은 부분에서 빠져도 됩니다.
스파링/시뮬레이션 훈련 또는 기술 훈련 때 빠져도 됩니다. 대신 (안전한 위치에서) 훈련을 지켜보거나 몸을 풀거나 복부운동 하거나 거울 앞에서 쉐도우 하거나 샌드백을 칩니다. 그리고 끝날 때 함께 인사합니다.
수업의 시작과 끝을 같이 하되, 컨디션에 따라 조절하는 겁니다. 수업종료 전에 집에 가실 때는 저희에게 꼭 얘기해주십시오. (갑자기 사라지면 어디 쓰러져 있는 건 아닌지 저희가 확인해야 합니다)
정신적 컨디션도 육체적 컨디션에 대한 접근과 똑같이 하길 권합니다. 내가 무릎을 다쳐서 쉬어야 되면 쉬듯이 내가 정신적 어려움 또는 정신적 힘듦으로 쉬어야 되면 역시 쉬는 겁니다. (혹은 운동내용을 조정합니다)
이렇게 하면 단체운동에 적합하면서 서로에게 안전합니다.
많은 도장, 체육관, 생활체육, 선수부, 선수단 등이 이렇게 합니다.
6. 안전장비를 꼭 착용하십시오.
안전장비는 안 하는 것보다 하는 게 불편하지만, 안 하는 것보다 하는 게 안전합니다.
어떤 안전장비도 안전을 백 퍼센트 책임지지 못합니다. 그러나 안 하는 것보다 하는 게 훨씬 안전합니다.
안전수칙과 법규들도 지키는 게 개인적으로는 불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걸 지킨다고 백 퍼센트 안전이 보장된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서로의 안전을 위해 꼭 지켜야 하지 않습니까. (학교 앞 서행, 음주운전 금지, 등산로 금연/취사행위 금지 등)
야구도 안전장비를 합니다. 헬멧, 장갑, 글러브, 손목, 발목, 발등 보호대, 그로인/펠빅 프로텍터. 축구도 정강이 보호대를 합니다. 유니폼 아래 컴프레션 셔츠와 쇼츠도 입습니다. 접촉과 충돌이 많고, 공이나 잔디에 맨몸이 쓸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레슬링은 레슬링 슈즈를 신습니다. 맨발에 비해 매우 불편하지만, 신지 않으면 너무 위험합니다. 유도와 주짓수는 도복을 입습니다. 목깃이 뻣뻣하고 벨트도 자꾸 풀리지만, 반드시 입어야 수업을 들을 수 있습니다. 복서가 하는 벨리 프로텍터는 그로인 프로텍터보다 훨씬 크고 두껍고 불편합니다.
덴마크 KMG 본관에 가면, 교실문 앞에 마우스피스와 그로인 프로텍터를 하지 않은 사람은 출입금지라고 붙어 있습니다.
그로인을 제대로 맞으면 남성은 고환이 파열될 수 있고, 수술해야 합니다. (김민수 선수는 그로인 프로텍터를 착용했는데도 킥을 맞고 고환이 파열돼 수술했습니다) 여성은 치골에 실금이 가거나 골절될 수 있습니다. (치골골절은 여성에게 많이 발생합니다) 치골에 금이 가거나 골절이 나면 깁스를 할 수 없어 뼈가 붙을 때까지 8주 정도 침상 안정해야 합니다.
1) 그로인 프로텍터를 착용하십시오.
체육관에서 구매(남성용 3만원, 여성용 1만5천원)하거나 개인적으로 장만합니다.
2) 정강이 보호대 등을 적절히 착용하십시오.
정강이보호대 없이 글러브만 있다면 킥을 하지 않는 스파링을 하십시오. 글러브도 없다면, 슬로우 파이팅만 하십시오.
3) 여성은 가슴보호대(스포츠브라)를 착용하십시오.
여성의 유방과 유두는 접촉이 강한 대인운동과 격투운동에서 상해를 입거나 충격이 누적되기 쉬운 형태(조직, 인대, 호르몬 주기에 따른 변화 등)입니다. 그래서 거의 모든 사람들이 여성의 가슴에 강한 접촉과 충격을 가하는 것을 꺼립니다. 이것은 적법한 태도입니다.
그러므로 격투운동의 강한 접촉과 충격이 여성의 건강과 안전에 미치는 불이익을 줄이고 대인운동과 단체운동을 보다 적극적으로 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안전장비를 착용합니다.
와이어와 버클이 없는 스포츠브라 형태가 건강과 안전에 적합합니다. 유방통이 심한 분은 강화된 가슴보호대를 착용하거나 훈련내용에 따라 공용으로 비치된 몸통보호대를 덧입는 것이 좋습니다.
4) 마우스피스를 착용하십시오.
마우스피스를 해도 입을 벌리면 턱과 입안을 보호하기 어렵습니다. 펀치가 오갈 때는 (마우스피스가 있든 없든) 입을 벌리지 말고 다물어야 합니다. 물론, 마우스피스를 하고 입을 다무는 게 낫습니다.
훈련동료가 안전장비를 착용하지 않으면, 안전상의 문제뿐 아니라
➀셀프 디펜스 자체에 문제가 생깁니다. 터무니없이 멀리서 때리고 차는 버릇이 생기기 쉽습니다.
➁강한 접촉과 충격을 기피하게 되니, 기술과 감각이 왜곡됩니다.
➂훈련내용이 발전할 수 없습니다.
학생들의 안전을 우려해 지도자는 발전된 훈련을 기피하게 됩니다.
➃훈련이 소극적으로 됩니다.
학생이든 지도자든 이성 간이든 동성 간이든 지극히 사적인 신체부위를 건드리게 될까봐 소극적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예를 들어, 힘내라고 어깨를 두드리면 동성 간이든 이성 간이든 성추행이 될 가능성이 낮습니다. 그러나 신체의 지극히 사적인 부위 즉 성기, 가슴, 엉덩이를 두드리면 퍼스널 바운더리를 침범한 게 됩니다. 동성 간이든 이성 간이든 성추행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것은 저희만의 생각이 아니라 법적인 것입니다.
그래서 이성 간이든 동성 간이든 이 부위에 강한 접촉이나 충격을 주는 것을 극도로 꺼려합니다. 사실상, 접촉 자체를 거의 모든 사람들이 꺼려합니다.
그런데, 이런 태도가 문제일까요? 아니오. 오히려 그 반대가 문제(범죄)일 겁니다.
그로인 프로텍터와 여성가슴보호대(스포츠브라)를 착용하는 것은 그곳에 강한 접촉이나 충격이 가는 것을 완화하려는 안전과 건강상의 고려와 퍼스널 바운더리 침해 문제도 작용합니다.
퍼스널 바운더리를 침해받고 싶지 않은 마음, 침해하고 싶지 않은 마음 둘 다 존중받아야할 선량한 마음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특별히 손으로 성기 부위를 직접 만지는 기술이 매우 많습니다. 상대 가슴에 맨손으로 직접 접촉하거나 충격을 주는 상황과 기술도 많습니다.
다른 거의 모든 격투운동들(레슬링, 유도, 주짓수, 무에타이, MMA 등)도 제대로 한다면 가슴, 그로인 등이 타인의 신체와 밀착됩니다.
그리고 그로인 프로텍터나 스펀지패드가 있는 약식 가슴보호대(흔히 스포츠브라라고 불립니다)를 해도 이성 간이든 동성 간이든 성기 부위와 가슴 부위에 손이나 몸을 대지 못하는 사람들도 꽤 많습니다. 결코 잘못이 아니고, 점차 훈련경력이 쌓이면서 자연스레 덜 신경 쓰게 되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그로인 프로텍터나 스포츠브라가 없다면 성기 부위와 가슴 부위를 맨손으로 강하게 접촉할 때 (혹은 다른 신체부위로 강하게 접촉할 때도) 이성간이든 동성간이든 성추행을 한 느낌, 성추행을 당한 느낌이 들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면 더욱더 접촉을 꺼리게 됩니다.
이것은 대체로 훈련경력이 쌓인다고 달라질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결국 강한 접촉이 필수인 격투훈련의 질이 크게 떨어집니다. 강한 접촉의 대인운동이자 단체운동이며 격투운동인 이 운동을 훈련하는 것 자체가 훨씬 더 어려워집니다. 교육의 질을 지키기 어렵기 때문에 결국 우리는 안전하지도 않습니다.
정리하면,
첫째, 격투운동임을 명심해주십시오.
둘째, 대인운동, 단체운동임을 명심해주십시오.
셋째, 안전장비를 구비하고 착용해주십시오.
2019.10.16. 정건, 최하란
부록2) : 세부사항들
셀프 디펜스와 파이팅 수업 시스템 :
1. 기초 그룹은 매우 기본적인 셀프 디펜스 개념과 기술, 매우 기본적인 자세, 이동, 움직임에 초점을 맞춘다.
2. 스파링 글러브, 씬 가드는 공용을 쓰거나 개인 것을 장만해야 한다.
3. 학생 윤리와 행동 관련 부분은 KMG 학생 윤리와 행동 강령(클릭)으로 대체한다.
KMG 크라브 마가 레벨 시스템에 편입되길 원할 경우 :
(레벨 시스템 편입은 의무사항이 아닌 선택사항임)
1. 레벨 승급 대상자는 지도자가 결정하고, KMG 코리아 대표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2. KMG 해외 세미나, 코스, 캠프, 심사 등 모든 이벤트와 (KMG 패스포트 지참 최대 2주 해외 지회) 무료수업 참가의 경우, KMG 코리아 대표에게 허가받고 서면 승인서를 발급받아야 신청/등록할 수 있다.
3. KMG 학생 윤리와 행동 강령(클릭)을 숙지하고 지켜야 한다.
추가사항 1
KMG 레벨 심사 대상자
● KMG 레벨 시스템 편입은 의무사항이 아니라 선택사항입니다. (2013년 제가 체코에서 수련할 때 5년간 훈련했지만 레벨이 없는 사람을 만났고 그에게 저는 많은 걸 배웠습니다)
● 심사 대상자는 지도자, 스쿨오너, KMG 코리아 대표가 결정합니다. (선택사항이니 원치 않으면 심사 받지 않아도 됩니다. 실력과 안전 등의 문제와 상관없다면 모든 기술들을 레벨에 관계없이 모두에게 교육합니다. 즉 레벨이 없거나 낮아서 기술을 배우지 못할 이유는 없습니다)
● 최소요건은 P1 훈련기간 4개월 45시간 이상, P2~P5 훈련기간 6개월 60시간 이상 G1~G5 훈련기간 8개월 90시간 이상입니다. (12개월이 지났지만, 30시간만 훈련했다면 G1심사를 볼 수 없습니다. 90시간을 훈련했지만, 7개월만 지났다면 역시 G1심사를 볼 수 없습니다)
● 훈련과 스파링을 호혜적으로 소화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우리는 폭력을 다루고 (방어적인) 폭력을 연마합니다. 그러므로 힘과 감정을 올바르게 조절할 수 있어야 합니다. 훈련 동료를 폭력적으로 대하거나 경쟁적이거나 우월적 태도, 적개심 등으로 대하는 사람은 승급 자격이 없습니다. (모든 훈련동료들에 대한 태도를 말합니다. 이런 점이 계속되면 수업 참가도 불가합니다)
● 본부에서 피지컬 파트를 추가했습니다.(테스트 방식은 추후 변경될 수 있습니다)
좋은 실력을 보일수록 가산점이 붙고 최소횟수에 미달인 경우 불합격됩니다.
최소횟수는 다음과 같습니다.
(원투 펀치) 싯업
P1 20, P2 25, P3 30, P4 40, P5 50
G1 60, G2 70, G3 80, G4 90, G5 100
(한 팔 들어) 푸쉬업
P1 10, P2 13, P3 15, P4 20, P5 25
G1 30, G2 35, G3 40, G4 90, G5 50
(레귤러 킥) 스쿼트
P1 10, P2 13, P3 15, P4 20, P5 25
G1 30, G2 35, G3 40, G4 90, G5 50
추가사항 2
규칙과 권위
사람은 사회적 동물입니다. 누구도 혼자 살 수 없고, 사회적 관계 안에서 살아가게 됩니다.
은둔자처럼 산다고 해도 실제로는 그렇습니다.
그러므로 회사든 학교든 지역 사회든 아파트 단지든 사회적 약속, 규칙이 필요해집니다.
그런 규칙들에는 권위도 필요합니다.
‘음주운전 금지’ 와 ‘학교 앞 서행’이란 규칙에 권위가 없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세월호 사건에서도 수많은 사람들이 권위를 잃은 안전규정과 처벌조치 등에 분개했습니다.
‘나는 그 무엇에도 구속되지 않을 거야’ 소위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고 싶은 마음과 구성원으로서 공동의 약속을 지키는 것은 별개입니다.
둘을 혼동하면 곤란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