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옥주사’는 국내 특정 연예인이 주사를 맞고 얼굴이 하얘졌다는 루머 등으로 이름 붙은 수액주사다. 수액주사는 본래 정상적인 식사가 불가능한 환자에게 영양을 공급하기 위해 사용한다. 그러나 시중에는 피부과를 중심으로 여러 종류의 비타민‧미네랄 등을 함유한 정맥 또는 수액주사가 ‘백옥주사‧마늘주사‧감초주사’ 등의 이름으로 상업적 광고와 함께 판매되고 있다. 연예인들이 꼭 맞는 필수시술이라며 광고되는 백옥주사의 성분과 실제효과를 살펴본다.
일명 ‘백옥주사’는 생체 내의 산화환원반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항산화 물질인 ‘글루타티온(Glutathione‧글루타치온)’을 주성분으로 한다. 의약품으로는 ▲약물중독 ▲알코올중독 ▲간염 치료 보조제 ▲시스플라틴과 같은 일부 항암화학요법 시 신경성질환 예방에 사용한다.
대한약사회에서 운영하는 약학정보원 관계자는 “의료계 일부에서 글루타티온의 미용효과를 강조하며 일명 ‘백옥주사’로도 사용되고 있지만, 글루타티온이 피부미백에 효과가 있다는 과학적인 근거는 충분하지 않다”며 “피부미백을 목적으로 주사하면 백반증이나 피부위축과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으니, 신중히 고려해 사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글루타티온의 기본적인 효과는 활성산소에 의해 발생하는 각종 산화 스트레스로부터 세포를 보호하는 항산화 작용이다.
사람을 비롯해 모든 생물들이 호흡해 몸에 들어온 산소의 90~95%는 에너지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쓰이고 1~2%의 활성산소가 만들어진다. 활성산소는 반응성이 높아 신체의 다른 분자와 쉽게 산화반응을 일으켜 세포나 조직, DNA 손상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어느 정도의 활성산소는 우리 몸에 필요하지만, 과도하게 생성된 활성산소는 세포의 노화를 촉진시키고 여러 질환을 유발하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이와 함께 글루타티온은 간에서 약물‧알코올‧중금속 등 각종 독성물질과 결합해 독성을 없애고 체내에서 제거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먹는 글루타티온이 급‧만성 간염의 치료보조제, 약물중독이나 알코올중독의 보조요법을 위한 의약품으로 허가를 받은 건 이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글루타티온 주사는 약물이나 알코올 중독, 만성 간질환 환자의 간 기능을 개선하기 위한 용도로만 사용해야 한다는 안전사용 매뉴얼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글루타티온 주사는 부작용으로 얼굴이 창백해지며 혈압이 떨어지거나 온 몸에 발진이 생기는 아나필락시스(과민반응)가 나타날 수 있고, 드물게 구역이나 구토 같은 소화기 계통의 이상증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식약처 관계자는 "허가된 효능·효과를 벗어난 의약품 사용은 학문적·임상적 근거에 기초해야 하며 미용 목적으로 해당 주사제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것을 지양하도록 의료계가 솔선수범하는 자정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