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광염 등 요로감염은 해로운 대장균(병원성 대장균)에 감염돼 발생한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더위가 계속되면서 방광염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병원을 찾은 방광염 환자 가운데 여성이 90%가 넘는다. 방광염을 일으키는 세균은 대부분 자신의 대장에서 유래한 장내 세균이다. 대장균이 80% 정도로 가장 흔한 원인균이다. 여성들을 괴롭히는 방광염에 대해 알아보자.
한해에 162만명 방광염으로 고생... 7~9월에 환자 많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2년에만 162만 6천명이 방광염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았다. 2019년은 165만 2천명이나 된다. 여성이 대부분으로 93.9%나 된다. 심한 방광염은 입원 치료를 해야 한다. 2022년 기준 평균 입원 일수는 5.9일이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7~8월 환자가 각각 25만명으로 가장 많지만, 9월에도 21만명이 병원 진료를 받았다.
소변 너무 오래 참으면... 방광염 위험 커지는 이유?
방광은 소변을 통해 나쁜 세균을 밖으로 배출하는 방어 작용을 한다. 따라서 소변을 너무 오래 참으면 방광염에 걸릴 확률이 상승한다. 또 소변 속에는 나쁜 세균과 싸우는 자연 면역인자가 있어 유해 세균이 요로상피에 들러 붙는 것을 막아준다. 방광염은 몸의 면역 상태와도 관계가 있다. 몸이 피곤해 이런 면역 인자들이 원활하게 작용하지 못하면 방광염에 걸릴 수 있다. 방광염을 방광에 생기는 감기라고 말하는 이유다.
단순 방광염 환자 대부분 여성인 까닭?
단순 방광염은 남성에게는 거의 없다. 대부분 여성에서 나타난다. 남성은 요도가 길기 때문에 외부 세균이 방광까지 도달하기 어렵다. 또한 요도와 방광 사이에 있는 전립선이 방어 역할을 한다. 반면에 여성은 요도가 4 cm 정도로 짧아 방광 안으로 세균이 쉽게 들어올 수 있다. 특히 성관계는 외부 세균을 요도 안으로 밀어 넣는 것이나 다름 없어 여성 방광염 발생과 관계가 있다.
그러나 여성의 요도는 질 안에 있기 때문에 항문에서 출발한 장내세균이 요도에 도달하려면 질을 거쳐야 한다. 질이 건강하면 방광염 예방의 방어막이 된다. 건강한 질 속에는 유익균인 유산균(Lactobacillus)이 살고 있어 유해 세균을 억제한다. 폐경 후나 질을 너무 자주 씻는 등 질내 유산균이 적어지는 상황에서는 방광염이 잘 생긴다.
증상은?
소변을 볼 때 아프고, 자주 볼 수 있다. 갑자기 소변이 마려울 수도 있다. 소변을 봐도 개운치 않고, 남아 있는 느낌이 든다. 방광이 위치한 아랫배도 아플 수 있다. 심하면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올 수도 있다. 급성 단순 방광염 증상은 갑자기 나타나 일상 생활에 지장을 준다. 방광염 증상에 춥고 떨리고 옆구리 통증이 동반된다면 급성 신우신염을 의심해야 한다.
방광염 예방 위한 생활습관은?... 과도한 질 세정 피해야
규칙적인 배뇨를 위해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 방광 내 유해 세균을 배출한다. 비타민 C가 함유된 오렌지 주스를 마시는 것도 좋다. 소변을 오래 참지 않는다. 성관계 후에는 즉시 소변을 본다. 배뇨나 배변 후 세정은 앞에서 뒤로 한다.
질 내 세정은 필요하지만 너무 자주 씻어내면 질염이나 방광염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과도한 질 세정은 질 상피세포가 파괴되고 유익한 유산균까지 제거할 수 있다. 질 내 산도가 알칼리화 되고 오히려 유해 세균의 질 감염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질염 등의 치료를 위한 질 내 세정은 의사와 상담 후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