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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건강한 학교운동장 조성을 위한 수원시민연대 원문보기 글쓴이: 수원시민연대
인조잔디에 무슨일이 벌어졌는가?
박종아(건강한 학교운동장 조성을 위한 수원시민연대 집행위원장)
사건의 발단
2006년 12월 10일 당시 KBS는 취재파일 4321을 통해 인조잔디 고무분말의 인체유해 가능성을 보도한다. 그 이후 당시 교육인적자원부는 2007년 6월부터 7월까지 인조잔디가 조성된 전국 176개 학교를 대상으로 “고무분말 안전 적합성 여부 실태조사”에 들어간다.
결과는 끔찍했다. 176개 인조잔디 조상대상학교에서 무려 43개학교 24.4%가 안전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안전기준”이란 당시 교육인적자원부가 산업자원부를 통해 2007년 4월에 마련한 “고무분말 안전기준 권고안”을 말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2000년부터 시작된 정부의 인조잔디 조성공사사업이 안전기준과 검사표준, 시설기준도 없이 시작되었고 2006년에 언론에서 문제가 되자 정부는 7년이 지난 2007년 6월에 드디어 실태조사에 들어간 것이다. 문제는 조사대상중 대략 4분지 1이 정부가 만든 고무분말 최소안전기준에 저촉되었다는 것이다.
정부는 7년동안 중금속을 먹어왔던 청소년들과 선생님들, 주변 이용주민들에 대한 피해조사는 전혀 하지 않았다. 또한 납, 카드뮴 등의 중금속 뿐만 아니라 휘발성유기화학물질(T-VOC)와 다핵방향족탄화수소(PAHs) 등도 검출되었다. 이는 유전자 변형을 일을킬수 있는 유해물질이자 발암물질이고 상당한 시간이 경과되어 신체증상이 나타나는 매우 위험한 유해물질이다. 미국에서는 인조잔디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되자 정부와 학교를 상대로 학부모들과 소비자 단체들이 손해배상을 신청하는 법정싸움으로 전화되고 있는 마당에 한국의 학부모들은 온순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어쨌든 이러한 사건의 발단이후 지난달 2008년 12월에도 인조잔디 고문분말 뿐만 아니라 인조잔디 파일에서도 납과 유해화학물질이 계속 검출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정부 들어와서 인조잔디 조성사업은 약5천억으로 증액되어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도대체 인조잔디에 무슨 마법이 있길래 이런 일이 벌어지는것일까?
학교 인조잔디 운동장 조성사업의 역사
2000년 당시 문화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운동장 생활체육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우레탄시설과 천연잔디운동장 조성사업을 시작한다. 그러다가 2002년 노무현 대통령공약사항이라는 미명하에 2005년 당시 국무총리는 갑자기 인조잔디운동장 조성을 지시한다. 2005년부터 인조잔디운동장으로 방향을 잡은 문광부의 국민체육진흥공단은 그해에만 총 34개학교 인조잔디운동장 조성사업을 완료한다. 이후 2006년부터는 교육인적자원부가 합류하고 각 지방자치단체까지 합류하여 2010년까지 443개학교에 1,772억원의 예산을 배정하여 진행한다. 사업예산 배정은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가 특별교부금으로 840억원(약47%), 문화부의 체육공단기금 400억원(약22%), 지자체가 532억원(30%)으로 구성집행하였고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비율은 7:3투자로 확정된다. 여기서 지자체가 들어간것은 학교운동장조성이 지역주민들의 부족한 생활체육시설을 학교운동장으로 보충한다는 조건으로 매치된 것이다. 또한 시군구협의체, 시도협의체, 중앙협의체로 구분되어 있는 관련기관 협의체인 “잔디운동장 사업추진단”을 구성한다.
초중고 학교장이 학교구성원들의 의견수렴과 학교체육시설 중장기 계획을 포함하여 시군구협의체에 신청을 하면 시도협의체에서 당해 연도 조성학교를 선정하여 중앙협의체에 보고하고 중앙협의체는 최종확정한다. 선정기준은 주로 학생수, 인구수, 거주밀도와 함께 지자체의 분담율이 높은 지역학교를 우선한다. 또한 학교 구성원 및 지역주민의 공사관련 민원발생이 우려되는 경우에는 추천제외 대상으로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후 2008년 이명박정부가 들어서자 인조잔디운동장 조성사업은 조금 다른 명칭으로 바뀌어 진행된다. 지난 2008년 9월 “문화예술체육 교육 활성화를 위한 교과부. 문화부 공동협력 사업보고”와 이후 10월 15일, 교과부가 펴낸 보도자료에 따르면 인조잔디운동장 조성사업은 “다양한 학교운동장 조성”이라는 구호로 변경된다. 이에 따라 인조잔디와 우레탄 다목적 구장 조성사업으로 명칭되었던 학교운동장 체육활동 여건조성사업에 천연잔디가 포함된다.
또한 2010년까지 443개 학교로 진행 예정되어있던 인조잔디 운동장조성사업이 2009년부터 2012년까지 1,000개 학교로 확대되고 예산은 5,000억으로 증액된다. 이에 따라 매년 200개에서 300개 학교가 천연잔디를 포함한 잔디운동장 조성대상학교로 선정해 사업을 진행하게 된다고 발표하였다. 학교선정은 교육청, 지자체가 추천하고 사업선정심의위원회에서 한다. 이에 대해 필자가 인조잔디시설업체인 00업체 대표에게 천연잔디공사가 포함된 사실에 대해 묻자 업체대표는 단호하게 이런 말을 하였다. “천연잔디가 포함된 것은 구색에 불과하다. 1,000여개 학교운동장은 그냥 인조잔디로 조성된다고 보면 된다”고 그래서 “왜 그런가?”하며 이유를 묻자, 00업체대표는 “이유는 말할수 없다”.고 한다. 대체 무슨 흑막이 있는 것일까?
인조잔디는 어떻게 만들어 질까?
초중고 운동장에 조성되고 있는 있는 인조잔디는 일반적으로 3가지 부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잔디파일, 2)고무분말(고무칩), 그리고 3)규사(인조모래)가 그것이다. 여기서 유해성과 관려되어 문제가 되는 부문은 잔디파일과 고무분말이라고 할수 있다.
먼저보통 폴리에틸렌 합성수지로 만들어지는 잔디파일은 교과부가 인체에 무해하다고 공식발표하였으나 최근 잔디파일을 만드는 과정에서 들어가는 녹색안료에서 납이 포함된다는 주장에 따라 “한국화학시험연구소”에서 시험결과 납이 다량 발견되어 교과부의 안정성 주장에 신빙성을 잃게 하였다. 그리고 교과부는 안정성검사기준과 대상에 인조잔디 파일은 아예 검사대상에서 제외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 안전성기준조차 마련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 수원의 천천초등학교 인조잔디파일에서 2차례에 걸친 유해물질 검사 결과 납이 고무분말 안정성기준대비 40배와 44배나 검출되었다. 이는 잔디파일이 사용시간에 따라 가루로 마모되어 아이들의 입으로 흡수될수 있는 가능성이 높고 납이 특히 청소년들에게 매우 유해하다는 의미에서도 매우 어처구니 없는 현실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가장 문제가 되고있는 고무분말은 크게 4가지 종류가 있다.
첫째는 전에 주로 사용되었던 SBR(타이어재활용고무칩)이다. SBR은 여러 가지 공업용 잡고무를 섞어 만든 제품들이 중국에서 매우 저렴하게 수입되어 2005년이후 업체들에게 매우 사랑(?!)받던 제품이다. 보통 SBR을 깔았던 인조잔디 운동장들은 엄청난 유해화학물질이 발견되어 2007년 교과부에 의해 교체대상운동장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둘째는 EPDM(재생고무칩)이다. EPDM도 국내업체수요과다로 중국산이 수입되고 있고 매우 저렴해 업자들이 주로 사용하고 있다.
셋째는 칼라EPDM(신재품생활고무사출칩)이 있고 네번째로는 신소재 합성수지, 천연소재칩, 코르크 등도 사용되고 있으나 단가가 매우 비싸 업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최근 칼라고무사출칩과 천연소재칩을 쓰는 업체가 드물게 발견되고 있으나 공사마진율 때문에 사실상 외면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문제는 그나마 덜 유해한 충진재를 선별해서 받아들여야 할 학교운영위원회가 입찰과정에서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고 있고 학교장의 인조잔디조성사업에 거수기로 전락한것이 아닌가하는 의심을 받고 있을 정도이다.
조성업자들은 교과부가 현실적인 가격정책을 내놓아야 한다며 실재 유해물질이 발견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교과부의 비현실적인 가격정책 때문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다. 이러한 마진율하에서는 중국산 저가고무칩을 사올 수밖에 없고 제품의 질저하를 결과한다고 말한다.
현재 교과부는 2006년 12월부터 고무칩에 한정해서 납품시 중금속 시험성적서를 첨부토록 했으며 “인조잔디 고무분말 안전기준”에 맞는 조달청 등록제품을 사용하도록 의무화 했다. 또한 고무분말의 납품포설과정에서 “검수”를 받도록 했다 .이러한 조치를 마련했기 때문에 친환경 인조잔디운동장 조성에 대한 제도적 방화벽을 완벽하게 이루었다고 자랑하면서 교과부와 지역교육청, 지자체는 인조잔디조성사업의 친환경조건을 마련했다고 자부하고 있다.
초중고 인조잔디 조성사업의 문제점
인조잔디 운동장 조성공사 사업에 어떤 시각적인 차이가 있길래 학부모들과 시민단체, 언론에서 문제를 끊임없이 제기하는 것일까? 단지 유해성여부를 떠나서 인조잔디 운동장에 대한 시각차이는 학교환경에 대한 어떤 차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여기서는 다섯가지의 이유를 들어 자세한 설명을 하고자 한다.
첫째는 관주도의 일방적인 사업추진상의 문제이다. 최근 수원에 위치한 00중학교는 갑자기 인조잔디운동장 조성공사 대상학교에 선정되어 교과부와 수원시의 인조잔디 예산을 배정받게 되었다. 그 이유는 인근의 배정된 중학교가 인조잔디 공사를 포기 반려함으로써 차순위학교였던 이학교가 받게 된것이다. 00중학교는 성급히 학부모들에게 인조잔디 설문에 관한 가정통신문을 보내 이미 결정된 사업에 대한 형식적인 의견수렴절차를 받고 있었다. 수원지역의 시민단체들은 학부모들의 민주적 의겸 수렴없는 학교장의 일방적인 인조잔디 조성공사를 반대했기 때문이었다. 이처럼 1)지역주민과 학교구성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인 교과부의 사업선정과 일방진행을 들수있으며 2)학교구성원을 대상으로 단한번의 공청회도 없이 강행되는 비민주적인 의겸수렴과 형식적인 여론조성, 3)교과부의 획일화된 탁상행정과 보여주기식 학교전시행정의 만남 등을 인조잔디운동장 조성공사의 문제점으로 들수 있다.
둘째는 청소년과 지역주민들에 미치는 인조잔디의 인체유해성 문제이다. 1)고무분말과 인조잔디 파일에서 납과 카드뮴, 수은, 6가크롬 등의 중금속물질이 검출되고 있다. 특히 납은 중추신경계 장애를 일으키는 물질로 어린이의 경우 비록 소량일지라도 지능지수 및 주의력저하, 읽기와 배우기 장애, 성장지연, 성격포악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미국에서는 초등학교의 경우 인조잔디구장을 절대 조성하지 못하도록 하는 지방정부가 늘어나고 있다. 이외에 유전자 변이물질과 발암물질 등을 포함하는 유해화학물질이 검출되고 있으며 최근 교과부와 지자체의 확신에 찬 주장에도 불구하고 고양시, 화성시, 평택시, 수원시의 인조잔디 운동장에서 교과부의 안전기준을 초과하는 유해물질이 여전히 발견되고 있다. 더구나 인조잔디는 이러한 유해물질 말고도 2)한여름 온도상승에 따른 화상위험이 존재한다. 인조잔디에 이용되는 고무와 플라스틱은 열에너지를 흡수하여 한여름에 엄청난 고온을 발생시킨다. 대기온도 37도에서 인조잔디는 무려 78도까지 상승되는 것으로 측정되었다. 실재로 인조잔디 운동장이 조성된 수원지역 학교들을 조사한 결과 체육선생님들이 여름에는 학생들의 운동장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밖에 3)인조잔디 운동장은 치명적인 부상의 위험성을 안고있다. 즉 인조잔디구장에서 턴동작이 부자유스러워 무릎, 발목 등 부상위험이 큰 것으로 야구선수와 축구선수 등의 주장이 잇다르고 있다. 4)인조잔디의 냄새 방향성 때문에 여름에는 창문을 못열고 수업을 하는 등의 문제뿐만 아니라 알레르기와 아토피 등 유독성 피부염을 앓고 있다는 이야기가 학교선생님들과 학생들로부터 제기되고 있다.
세번째, 교육철학상의 시각차가 보인다. 학교운동장을 인조잔디라는 관리적 평의성, 경제적 효용성측면에서만 볼것이냐 아니면 교육철학과 생태주의가 전제된 학생들의 정서적인 측면을 고려할것인가의 문제이다. 인조잔디 숲속학교와 맨땅운동장 등 자연친화적 조건이 충만한 아이들의 교육환경적 정서와 석유화학물질로 이루어진 인조잔디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의 정서와 심리적 조건은 실재적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 이는 기능적으로 오직 구기종목만을 이용할수 있는 인조잔디 운동장과 맨땅운동장에서의 다양성이 존재하는 체육활동이라는 차이에서도 보이고 있다. 더구나 관리상의 문제를 들어 감옥소 같은 철망으로 인조잔디구장을 이용통제하고 있고 놀이와 교육활동의 제한를 가하고 있는 현실 앞에 체육교사들은 인조잔디가 그저 보여주기만을 위한 운동장으로 전락한 현실을 개탄하고 있는 것이다.
네번째, 공공기관에서 탈석유화학물질 사용, 피크오일에 대한 시대적 조치에도 배치되는 문제성이 존재한다. 인조잔디는 석유에서 추출한 화학물질이다. 이는 1)피크오일에 대한 대비부재 2)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는 세계적 추세에도 반한다. 외국은 이미 학교탄소중립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청소년이 이용하는 공공기관에 천연제품이 아닌 석유화학제품을 사용한다는 자체가 공공기관의 탈석유화학물질 추세에도 역행하고 있지 않은가하는 문제제기를 받고 있는것이다.
다섯째, 경제성의 문제, 과연 저비용, 고효율의 운동장인가? 정부는 인조잔디의 최대장점을 유지 관리상의 경제적 저비용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실재로 1)인조잔디 운동장 사후 관리상의 고비용문제가 제기되고 있으며 2)인조잔디 내구성의 문제가 매우 취약함을 보여주는 경험적 자료가 계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실재로 수원시민연대의 실태조사에 의하면 2006년말에 조성된 수원지역의 인조잔디 운동장의 상태를 보면 2년이 지난 인조잔디운동장의 잔디상태가 매우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겉표면의 잔디파일은 거의 사라지고 고무칩이 표면으로 노출되어 운동장이 사실상 검은 고무분말 운동장으로 변질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찟어진 인조잔디가 이곳저곳 나타났고 이에 대한 수선비용을 학교측에서 도저히 해결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교과부는 학교운동장 이용료를 주민들에게 받아서 해결하라고 하거나 매년 수선비용을 적금을 들어 해결하라고 하지만 이러한 재정적 여유와 이용료를 안정적으로 받고 있는 학교는 없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우리가 바라는 학교운동장은 있는가?
자연친화적인 학교공간 조성사례와 대안은 많다. 흙과 천연잔디, 숲과 놀이공간이 어울어진 다양한 운동장 조성의 시도는 현재 시도되고 있으며 진행되고 있다. 안양 신기초등학교가 그렇고 일본, 독일 등 선진국의 사례가 다큐멘터리((예)학교숲에 미래가 있다(다큐))로 방영되고 있다. 수원시민연대는 현재와 같은 중앙 사열식 운동장과 학교공간구조는 일제시대의 잔재라고 비판하고 있으며 숲에 둘러싸여 있는 학교 공간구조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기한다.
인조잔디보다는 도리어 소규모 맨땅운동장과 정글화된 숲속학교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며 체육활동을 위해서라면 동네 체육관 건설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지구온난화가 엄습하는 생태위기의 시대에 자연친화적 학교공간의 대안을 새롭게 마련해야 한다. 그것은 이미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안되어 있고 존재하고 있다. 중앙정부와 지역사회의 새로운 사고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