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고급 인재의 유출이 계속되고… 매월 11명이 한국을 떠난다 / 8월 6일(목) / 중앙일보 일본어판
[일러스트 챗GPT]
매월 11명씩, 13년 동안 약 1,716명이 한국을 떠났다. 세계은행이 집계한 한국 최고 인구 기반 인공지능(AI) 인재의 출국 현황이다. 세계은행은 4일에 발표한 AI 관련 연례 보고서에서, 2011년 12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한국에서 해외로 순유출된 최상위 AI 연구자·발명자가 월 평균 11명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한국은 세계은행이 비교한 21개국 중 인도의 월 평균 200명, 브라질 19명, 이탈리아 17명, 프랑스 12명에 이어 AI 인재 순유출 규모가 다섯 번째로 큰 국가였다.
세계은행은 영국 AI 전문 데이터 분석 기업 제키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AI 논문과 특허, 코드 저장소, 신규 모델 개발 기록 등을 분석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 세계 AI 연구·개발에 기여한 상위 1%의 연구자와 발명가 약 658,000명을 최상위 인재로 분류한 뒤, 이들의 이동을 추적했다. 선문대학 경영학과 김영희 교수는 “제키는 실제 성과를 바탕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AI 인재를 추적하는 대표적인 기관”이라고 말했다.
인재를 가장 많이 흡수한 나라는 미국이었다. 미국에는 월 평균 197명의 AI 인재가 순유입되었다. 영국 20명, 독일 17명 등이 뒤를 이었다. 세계은행은 “미국 실리콘밸리가 전 세계 AI 인재를 끌어들이는 핵심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분석은 기존의 국내외 조사와도 같은 흐름을 보였다. 스탠포드 대학 인간 중심 AI 연구소의 AI 지수에 따르면, 한국의 AI 인재 순이동 지수는 2023년 마이너스 0.3(인구 10만 명당 0.3명의 순유출)에서 2024년에는 마이너스 0.36으로 유출 폭이 확대되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의 AI 지수 2026에서도 2025년까지 4년 연속으로 한국의 AI 인재 순유출이 확인되었다. 낮은 보수와 연구 인프라 부족 등이 주요 원인이었다.
최근 Moonshot AI인 Kimi K3와 DeepSeek의 V4 플래시 등 저가 AI 모델 덕분에 AI 생태계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중국은 자료 확보의 한계로 이번 분석에서 제외되었다. AI 업계 관계자는 “중국까지 포함한다면 한국의 AI 인재 순유출 규모가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에는 한국 AI 생태계의 역설적인 구조도 드러났다. 세계은행이 2011년부터 2025년까지 세계 최대의 오픈소스 코드 공유 플랫폼인 GitHub의 코드 업로드량을 분석한 결과, 한국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 대비 개발 활동이 세계 최상위권에 속했다. 현장 실무 개발자의 개발 참여도는 매우 높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자는 해외로 빠져나갈 시점이다. 중앙대 가상융합학부의 위정현 총장은 “한국 대기업과 학계의 연구 환경 및 포상 체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지 않으면 인재 유출이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개발도상국에 AI가 위기보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했다. AI가 대체될 가능성이 큰 고용 비율이 선진국보다 낮고, 막대한 자본이 필요한 초대형 AI를 대신해 저비용 AI를 적극 활용하면 생산성을 높여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뜻이다. 세계은행의 경제학자 인다밋 길 씨는 “개발도상국은 산업혁명을 놓친 대가를 2세기 동안 치러 왔다. 이번 AI 혁명을 놓친다면 그 대가는 역시 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