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허허..30대게시판에 이런 내용있는 글을 올리는 건 처음인 거 같네요..^^;
아래의 귀여니 이야기와 최근의 세태를 생각하며..
그리고, 나도 글 하나 올리는데 너무 간단히 생각하며 올리는 건 아닌지 반성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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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요즘같은 세상에 텔넷 기반의 PC통신이 여전히 서비스되고 있다는 것은
신기한 일이다. PC통신 시절을 호령했던 천리안, 하이텔, 나우누리 모두 지금도 텔넷
접속이 가능하다. 물론 그곳은 젊은이들이 몽땅 빠져나간 농촌마냥
황량하지만.
10여년 전의 터미널 모드와 다름없는 이 텔넷이 왜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일까? 화려
한 멀티미디어를 기반으로 한 '월드와이드웹'이 판을 치는 지금 시대에도 텔넷 창에
일일이 go, w, q, x 등의 명령어를 입력하는 사람들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조
회수 두 자리를 넘기기 힘들어도 또박또박 정성들여 글을 쓰고 텅 빈
채팅방에 몇몇
이 모여 밤새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게시판을 통해 인사라도 할라치면 한 달 후에
나 답글이 올라오는 경우도 있지만 아무도 탓하지 않는다. 심지어 1,2년 자리를 비워
도 서로를 기억하고 반겨준다.
혹시 당신도 그들 '구닥다리'중 한명은 아닌지?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미디어가 태어난 것은 불과 10년 남짓이다. 기존 매스
미디어의 일방적인 정보전달과는 확실히 다른 온라인 미디어의 양방향성은 새로운 문
화를 만들어냈고 사람들 삶의 방식을 바꿨다. 초창기 그 중심에 있었던 것이 텔넷,
혹은 VT모드라고 불렸던 텍스트 기반의 PC통신이다.
지금은 모든 것이 클릭으로 해결되지만 당시 텔넷에서는 매뉴 사이를
이동하려면 'go
' 명령어를 직접 쳐야했고
게시판에서 글을 읽으려 해도 일일이 번호를 입력해야 했
다. 소위 말하는 네비게이션 측면에서는 정말 원시적인 수준이었던
것이다. 최신 56k
bps 모뎀에서도 동영상은 언감생심, 그림 파일도 겨우겨우 받아봤으며 전화비가 수십
만원씩 나오기도 했다.
이와 비교하면 지금의 웹 기반 환경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이젠 멀티미디어가 기본
이다. 정보의 양은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게다가 그 모든 혜택을 비교적 저렴한 정
액으로 즐길 수 있다. 부모님이 가위로 전화선을 잘랐다는 비화는 다시 들을 일이 없
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현재의 모습이 텔넷 기반의 PC통신보다 과연 진보된 것인지에 대해 확
신할 수는 없다. 더 빠르고 더 화려하지만 무언가 빠져나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마치 비디오세대의 가수들이 득세하면서 노래 그 자체에만 열중했던 가수들이
구석으로 밀려난 것처럼 말이다.
커뮤니티의 핵심인 인터넷 포탈들은 그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매스컴화 하려는 움직임
을 보이고 있다. 돈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은 머릿수를 늘리는게 최우선 정책
이고 당연히 커뮤니티를 만드는 데 거의 제약을 두지 않는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커뮤니티 하나 만드는데 10분도 걸리지 않는다. 여기서 시작한
세대들은 그래서 커뮤
니티를 장난감처럼 여긴다. 불쑥 생각나면 만들고, 생각처럼 되지 않으면 손바닥 뒤
집듯이 폐쇄시켜 버린다.
게시판 역시 낭비되고 있다. ID가 곧 자기 자신을 대변했던 텔넷에서 사람들은 ‘w(w
rite)’ 명령어를 치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 의미없는 한 문장
. 심지어 감탄사 하나로 이뤄진 글들이 수없이 넘쳐난다. ID가 자신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익명성의 무기가 돼버렸기 때문이다. 무의미한 글의 홍수 속에 정성을 담은
글은 점점 자취를 감추고, 가끔 나타났다가도 이내 묻혀버린다.
텔넷에서는 이슈에
대해 아마추어 논객들의 화려한 필전이 벌어지곤 했다. 옆에서
지켜보는 것 만으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디서 이슈를 건드렸다가는 논리적인 반
론이 아니라 폭포처럼 쏟아지는 욕설 '리플'을 감내해야 한다.
커뮤니티의 또다른 모습인 채팅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극단적으로 보면 주요 인터넷
채팅사이트는 남녀간의 1회성 만남을 위한 도구로 스스로 자리매김하려는 것 같다.
처음 접하는 필자같은 사람은 뭣도 모르고 이곳저곳 기웃거리지만 할 말도 없을 뿐더
러 강퇴당하기 일쑤이다. 간혹 말이 통하는 사람과 만나 즐거운
대화를 나누기도 하
지만 그뿐이다. 다음날이면 서로 잊고 새로운 대화상대를 찾아
나선다.
물론 앞으로도 인터넷을 이용한 인간적인 만남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매스컴화되고 대량생산 체제가 돼버린 인터넷 속에서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사람들을 만날 가능성은 점점 좁아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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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적어도 우리 까페만큼은...오래가고...또 마음의 문을 활짝 열열고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첫댓글 '텔넷'이 뭔가?하고 들어왔다가................동감~!! 여긴 이미 다르죠..주욱 다르길 바랍니다..
하아..텔넷..시작은 에듀넷..유니텔을 거쳐 지금은 인터피아....따뜻하죠..얼굴한번 못봐도 서로를 챙겨줄줄 아는 여유와 매너가 있는 텔넷..이글도 좋다..ㅠㅁ ㅠ..아아..애잔한~두마안강~~♬(응?..;)
01410부터 생각이 쭈~욱~ 나는건.. 정말 좋았었는데..ㅋㅋ 타자방..-_-)=b 동호회 하나 만드는데도 1주일은 걸렸던거같고.. 회원가입하는데도 이틀은 걸렸던거같고.. realplayer 파일받는데 1시간은 걸렸던거같고..ㅋ
01410은 느리지요.(14.4k용) 보통 01411(28.8k이상)을 썼드랬드랬다눙-_-...(인포샵에서 간호사 갤러리 몇번 들락거렸다가 한달뒤 물방망이로 후들겨 맞았던..웃핫핫!-_-)v
홀리햏.. 햏햏햏햏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