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팔선의 봄 - 최갑석
군시절 훈련이나 회식이 끝날때 꼭 부르는 노래가 있었다
그노래는 삼팔선의 봄으로 당시 우리부대 연병장앞으로 삼팔선이 지나고 있었고
70년대말 전방에서의 외로운 군대시절을 달래주던 노래였다
그런데 제대후에도 삼팔선너머 우리부대앞을 자주 지나게 될일이 생겼다
83년 이산가족 찾기 운동이 벌어졌을때 단신월남하신 아버지는 남한에서 찾을수 있는
가족이 없는줄 알면서도 매일 여의도kbs로 출근하셨다. 그리고 고향사람들과 함께
휴전선이 가까운 한탄강 너머 관인 고남산 자락에 땅을 구입하여 향우회 묘소를 만드셨다
그러다 99년말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그곳에 어머니의 관을 매장할때
아버지는 나도 곧 따라갈께 하시며 관위에 흙을 뿌리셨다
지병이 있으셨던 아버지는 말씀처럼 1년후 5월 어머니 뒤를 따라가셨다
오늘 형과 형수와 함께 한탄강너머 부모님산소에 갔는데
예년같으면 벌써 산소올라가는 길에 벌초를 다했을텐데
산소가는 길전체가 잡초와 가시덩굴로 뒤덮혀 있었다
간신히 풀숲을 헤치고 산소에 도착해보니
우리산소를 제외하곤 모두 벌초가 안되있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지 23년이 지났는데도 우리 산소아래
세곳만 추가로 산소가 생겼고 그후는 산소를 쓰는 사람이 없었다
이제 1세대들은 거의 모두 돌아가셨을테고 그후손들은 더이상
이먼곳까지 산소를 안쓰니 관리도 부실해지는것 같았다
형님부부와 나는 부모님산소앞 웃자란 회양목 가지를 치고 술한잔 올리며 절을 했다
산을 내려와 지장산 막국수로 점심을 먹으며 부모님산소 이장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아버지는 6.25참전용사이기에 사실 오래전에 이천호국원에
안장자격을 얻었지만 이장을 미루다 이천호국원이 만장되어 이장할수 없게 되었다
오늘 다시 보니 2024년말 이천이 확장재개관한다는 공고가 떴기에
형과 나는 부모님묘소를 이천호국원으로 이장하기로 하였지만
아버지의 유언이 마음에 걸리었다
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직전 세가지의 유언을 남기셨다
화장하지 마라
니에미와 합장하지 마라
통일되면 할아버지의 산소를 찾아가 내대신 꼭 술한잔 올려라
그러고 보니 결국 아버지의 첫째와 둘째유언을 우리 스스로 어기는 상황이 될것 같고
세째유언도 우리 생전에 지켜드릴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지는것 같다
첫댓글 저도 내일 예배당 가기전에 벌초하려 했는데.......
매일 비가 내립니다~~
저도 몇해전 고향에 계시던 아버님을 모셔와서 어머님과 합장을 했습니다
옛날엔 개 , 닭 소리 안들리는곳을 찾아 묘지를 쓰다보니 너무멀고
산이 우거져서 이젠 너무 힘도들고 내아들에게 물려줄 일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차이 모시니 1년에 두번씩 벌초 할수도 있구요~~
반갑습니다. 아버님의 산소를 어머님과 합장하셔서 가까운데로 모셨나 봅니다
이제 우리형제가 떠나면 할아버지 할머니의 산소를 지킬 사람이 없습니다
결국 더 나이들기 전에 부모님의 산소를 호국원으로 이장해야 될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유언을 어기는
것이지만 뒷세대는 아마 제대로
관리도 못하고 자연으로 그냥
돌아가게 하는 결과를 초래하니
호국원에 모시는게 제일 현명한
판단 같습니다.
전에는 저도 통일을 기원했는데요 가뜩이나
좌우로 갈라져 정치이념차이로
늘 시끄러운데 남북마저 또
갈라져 나라가 더욱 더 혼란
해질거 같아 통일을 반기기만
할수 없는 여건으로 되어 가는것 같습니다.
저는 인제 아프다 보니 벌초
성묘던 가정사에서 완전 손을
놓게 됐습니다.그러니 제 이후에 위함한 벌초 같은관리
하지 않게 했음 좋겠단 생각
입니다.
옳으신 말씀입니다
1세대들은 고향을 그리워하며 휴전선가까운 곳에 묘소를 만들었지만
그분들은 다돌아가시고 후손들은 부모세대의 망향에 별로 관심이 없는듯 합니다
결국 저희도 호국원으로 이장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오라버니들도 해마다
분당 묘원에 벌초하기를
사십여년간 하시다가 뒷세대들에
물려줄일이 아니라
몇 년전 일가족 다 모여
제사하고 산골하였습니다
40여년간이나 벌초를 하셨군요
저희도 24년간 벌초를 했지만 이제 옮겨야 할것 같은 상황이 왔습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님이 아시면 많이 슬퍼하실것 같습니다
옮긴다해도 아버님의 망향의 한은 잊지 않으려 합니다
벌초와 이장 우리 나라만의 아름다운 풍습이지요
벌초 다니시는 분들 거의 70대 가까운 분들 다음 자식들이 못하지요 납골당에 모시는 걸로 윤달이 바쁘지요 제 아버지는 고향 청송 선산에 묻혀계십니다
두 오빠들이 매년 다녀오는데
전 한 번도 못가게 되네요 노래 잘 들었습니다.
반갑습니다. 저에겐 한탄강너머 부모님이 계신 곳은 단순한 산소가 아니라 봅니다
죽어서라도 고향에 가까운 곳에 묻히고 싶어하셨던 아버지는 그땅을 직접 고르셨고 두분이서 다녀오시기도
하셨으며 네어머니옆에 묻어달라고까지 하셨던 곳이라 이장을 결심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즐거운 일요일 되시기 바랍니다 !
아니요
당연히 호국원에 모셔야 합니다
이름없는 무명용사로 남기지 마세요
반갑습니다. 그렇잖아도 오늘 이천 호국원을 가보니 생각보다 시설이 좋고
정문옆으로 추가확장하니 입구에서도 가기좋을것 같더군요
한탄강이 보이는군요.
제 사는 곳과 가까워서
가끔 찾아가던 곳이네요.
벌초의 계절이 왔군요.
아버지의 유언이 맘에
걸리시겠지만 효심은
그대로임을 믿어요.
감사합니다 사시는곳이 한탄강과 가까운가 봅니다
예년같으면 지금쯤 벌초가 다끝났을텐데
올라가는길과 묘소들 거의 벌초가 안되있었습니다
3.4년은 그쪽으로 더 다닐수 있겠지만 칠십이 넘으면
힘들것 같아 옮기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오늘 이천호국원에 가보니 우리집에서 그리멀지도 않고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