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가을걷이가 끝난 후 추수한 곡식이나 채소를 양식(糧食)으로 쓰기 위해 잘 챙겨 간수하는 것도
'갈무리'라 합니다.
사전에서 첫째 의미인 '저장'의 뜻으로 쓰이는 것이지요.
갈무리는 원래 '저장하다, 감추다'의 옛말인 '갊다'에서 온 말입니다.
'어떤 일을 감당하여 수습하고 처리함'의 뜻으로 쓰이는 '갈망'도 옛말 '갊다'의 잔재입니다.
사전에서 갈무리를 찾으면 세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첫째는 물건 등을 잘 정리하거나 간수함,
둘째는 일을 처리하여 마무리함,
셋째는 통신상에 보이는 자료들 가운데 필요한 내용을 파일 형태로 저장하는 일을 말합니다.
갈무리는 노래 제목으로 잘 알려져 있는 말이기도 한데요.
노래 '갈무리'에서 화자는 헤어진 연인을 잊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잊지 못해 사랑을 매일 갈무리합니다.
여기서 갈무리는 '저장'보다는 '마무리'의 뜻으로 보아야 할 테지요.
또 갈무리는 '캡처링(capturing)'의 다듬은 말로 '유튜브 채널 영상 갈무리', '누리집(홈페이지) 갈무리'와 같이
요즘 뉴스나 신문 기사 등에서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갈무리는 '곡식이나 물건을 저장'하는 것에서 '마무리하다'의 의미로 분화되고
'파일을 저장'하는 것의 의미로 확대되어 쓰이고 있는 것입니다.
이 문협카페의 우리말 편지도 일종의 우리말 톺아보기로 갈무리를 합니다.
'톺다'는 '틈이 있는 곳마다 모조리 더듬어 뒤지면서 찾다'라는 뜻의 순우리말로,
'우리말 톺아보기'에서는 국어 정책에서부터 평소에 자주 쓰지만 알지 못했던 말의 어원까지
우리말의 틈을 샅샅이 살펴보고 있습니다.
강산이 변할 정도로 꽤 오래 이어오는 우리말 편지 문학의 숲길을 걷는 카페 회원들이
글을 쓰면서 만나는 우리말을 다시 한번 돌아보고,
우리말의 변화하는 모습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었으면 좋겠단 생각으로 쓰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