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재무장관이 ‘한국 원화의 과도한 변동성’ 발언으로 원화 강세가 진행… 대미 투자 전망을 반영한 관리인가 / 8월 6일(목) / 한겨레 신문
원·달러 환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원화 강세). 중동 지역의 긴장 완화와 국제 원유 가격 하락,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발행으로 인한 달러 자금 유입, 한국·미국·일본 외화 당국의 협조 움직임에 더해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의 ‘한국 원화 변동성’ 발언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8.0원 상승한 1,424.5원(일중 거래 종가)으로 나타났다. 일중 거래 종가는 지난달 14일 1,493.0원에서 1,500원을 밑돌았고, 31일에는 1,424.0원까지 원화 가치가 상승하는 등 전반적으로 원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현지 시간 4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엔화가 과도하게 하락하면 다른 통화도 그에 따라 하락한다”고 말하고, “한국 원화의 과도한 변동성을 직접 목격하고 있으며, 중국 위안화도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원화 약세와 변동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베센트 장관의 이번 발언은 엔화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미국과 일본 당국의 시장 개입 배경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이는 한국·미국·일본의 환율 당국이 시장 개입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며, 추가적인 환율 하락(원화 강세) 요인으로 간주되고 있다.
원화 가치 안정에 대한 미국 측의 관심은, 원화 약세가 지난해 한미 관세 협상에 따른 한국의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 이행을 어렵게 만들 가능성을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당시 협상 결과를 정리한 한미 공동 설명 자료에는, 한국의 투자 이행이 원화 변동성을 높일 우려가 있는 경우, 한국이 투자액과 투자 시기의 조정을 요구할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
달러 대비 원화 강세가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지속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SK하이닉스의 주식예탁증서 발행에 따른 달러 유입 효과는 8월 중순부터 8월 말까지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변수로 제시된다. 중동 정세와 국제 원유 가격 동향이 여전히 변동적이라는 상황이 여기에 더해진다.
원화 강세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미·일 당국의 엔화 가치 방어를 위한 협조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하나증권의 하성우 연구원은 “국가 간 협조에 의한 일회적(또는 산발적) 개입만으로는 구조적인 엔화 약세 흐름을 바꾸기 어렵다”는 판단이라고 밝히며, “엔화의 추세적 반등 여부는 미국과 일본의 통화 정책 방향성, 그리고 일본의 재정 우려 해소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