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방송계에 여행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 제작은 스무 개나 된다고 한다. 가히 대세 트렌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는 물론이고, 전 세계 곳곳까지 소위 말하는 현지 촬영(로케이션 투어)을 선보이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더욱 뜨거운 모습이다.
그런데 최근 대세에 반기(?)를 든 이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방송에 나온 관광지는 너무 북적이고, 나만 알고 싶어 하는 희소성도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른바 ‘히든 스폿’ 내지는 ‘숨겨진 여행지’가 대표적이다.
여행플러스는 경상남도와 함께 여름휴가를 계획하고 있는 예비 관광객에게 대중에 덜 알려졌지만 보고 즐길거리는 충분한 곳만 골라 소개한다. 바다, 산, 강, 지역축제 등 경남에서 느낄 수 있는 다양하고 매력적인 여름 여행지 12곳을 엄선했다.
진주 진양호
맑고 수려한 풍광을 지닌 진양호는 경호강과 덕천강이 만나는 곳에 있는 인공호수이다. 진양호에는 공원, 휴게 전망대, 소원계단, 양마산 편백림, 동물원, 남강댐 물 문화관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3층 높이의 진양호전망대에 올라서면 드넓은 호수와 그 너머로 보이는 산, 불그스름한 저녁노을이 어우러진 진양호를 한눈에 담아볼 수 있다.
통영 비진도
통영항에서 배로 40분 가량, 약 13km 떨어진 곳에 한산면 비진리 외항마을 비진도가 있다. 산홋빛 해변은 해안선의 길이가 550m나 되는 천연 백사장이다. 백사장이 길게 뻗어나가다 잘록해지면서 개미허리 모양을 하고 있어 이색 적이다. 모래가 부드럽고 수심이 얕은 데다 수온이 알맞아 여름 휴양지로 최적지다.
필리핀의 보라카이와 같은 구조를 가진 섬으로 한쪽 해수욕장은 모래로 돼 있어 패들보드, 해수욕, 물놀이를 할 수 있다. 또 다른 해수욕장은 몽돌로 이뤄져 스노클링, 해루질이 가능하다. 해수욕장은 8월 20일까지 문을 연다.
김해 수로왕릉
어느 성씨의 시조를 알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한국 성씨 중 가장 많은 김해 김씨의 시조는 꽤 알려져 있다. 가락국의 시조이기도 한 김수로왕이다. 김해를 본거지로 한 왕답게 그의 릉도 김해에 있고, 여전히 김해의 상징적인 문화유적으로 꼽힌다.
릉의 높이는 5m로ㅓ 원형봉토무덤인데, 주위 5만9000㎡(1만8000여 평)이 왕릉공원이다. 왕릉 구역 안에는 신위를 모신 숭선전, 인각향, 납릉정문과 제기고 등의 부속건물, 석조물들을 배치했다.
여름의 수로왕릉은 사계절 중 가장 아름다움을 뽐낸다. 가락루 돌담길 담장에 피어난 능소화 때문이다. 김해 시민들은 이를 놓치지 않으려 발걸음을 잇는다. 7월에는 수로왕릉 능소화가 만개해 절경을 이룬다. 또 후원이라 부르는 숲에선 한여름의 더위를 식히기 좋다.
밀양 얼음골 케이블카
밀양 얼음골 케이블카는 영남알프스라 불리는 산악지대를 둘러볼 수 있다. 1.8km로 국내 최장의 선로길이를 자랑하고, 20분 간격으로 약 10분 만에 정상에 올라간다. 상부승강장에서 내려서 10여 분 올라가면 녹산대라는 전망대가 나오는데 여기서 영남알프스 가지산 및 백운산과 밀양시내 방향의 얼음골 계곡 등을 조망할 수 있다. 지친 일상 속 자연과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거제 명사해수욕장
반려동물은 이제 가족이다. 예전에는 여행이나 나들이 때 반려동물을 집에 혼자 두거나 누군가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그래서 반려동물 동반 스폿이 점차 늘고 있다.
명사해수욕장은 그런 면에서 제격이다. 개장기간 동안 반려동물을 함께 할 수 있어 강아지를 귀엽게 일컫는 ‘댕’을 붙인 댕수욕장으로 불린다. 드라이룸과 대형선풍기를 비치한 반려동물 샤워장, 댕댕이 화장실, 파라솔과 몽골텐트 대여, 간식교환소 운영, 즉석 추억사진 인화, 8월 중반려견 전문강사의 특강 등을 진행한다. 해수욕장 운영은 8월 20일까지.
양산 내원사계곡
천성산, 통도사, 배내골 등과 함께 양산 8경 중 하나인 내원사 계곡은 사찰 아래 울창한 숲과 맑게 흐르는 계곡을 자랑한다. 혹자는 천혜의 자연을 그린다고 해 소금강이라고도 부른다. 사시사철 맑은 물이 흘러 신비롭다고 전해지고, 계곡 곳곳에 삼층바위, 병풍바위 등 독특한 바위가 풍경을 더욱 풍성하게 한다.
시원한 나무 그늘에 자리를 잡고 차가운 계곡물에 발을 담그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온 가족·연인·친구가 함께 즐기기 좋은 힐링 휴양지이다.
함안 강주 해바라기 마을
무려 1만여 평(3만7000㎡) 면적에 해바라기가 빽빽하게 심어져 있다. 해바라기 천국을 이곳이라 해도 뭐라 할 수 없을 정도이다. 함안군 법수면 강주마을이 본거지다. 이곳 주민들이 힘을 합쳐 자체적으로 조성한 해바라기 꽃단지는 그야말로 장관이다.
소박한 마을 길, 논두렁을 지나 해바라기 언덕으로 올라가는 길에 그려진 아름다운 벽화가 여행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황금빛 물결이 파도치는 강주마을에서는 오는 21일까지 올해 11회째를 맞는 해바라기 축제가 열리고 있다.
창녕 남지 개비리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인 창녕 남지 개비리는 낙동강을 따라 가파른 벼랑에 난 오솔길로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길이다. 낙동강과 어우러지는 풍경은 한 폭의 그림을 보는듯해 도보여행에 그만이다.
여름철 수만 그루의 대나무로 이루어진 죽림쉼터는 일상에 지친 관광객들에게 충분한 힐링 공간을 마련한다. 죽림쉼터정자에서 유유자적한 일상을 느낄 수 있다
고성 상족암군립공원
역대급 오션뷰 인생샷을 찍을 수 있는 곳이 경남 고성에 있다. 인스타그램에는 이미 인증샷을 올린 이들로 넘쳐난다. 세계 3대 공룡발자국화석지로도 인정받고 있는 상족암군립공원이 그 곳이다. 군립공원 내 포토존과 해식동굴에 가면 잊지 못할 인생사진을 남길 수 있다.
아울러 해면의 넓은 암반과 기암절벽이 계곡을 형성해 자연경관이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루는 이곳에는 상족암과 중생대 백악기 공룡발자국, 선녀탕, 촛대바위, 병풍바위가 함께 어우러져 절경을 이룬다. 또한 국내 최초의 공룡전문박물관인 ‘고성공룡박물관’도 함께 즐길 수 있다.
남해 송정솔바람해변
상주은모래비치에 이어 보물섬 남해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해수욕장이다. 수온은 연평균 18℃로 해수욕을 즐기기에 적합해 주변으로 100년 이상 된 해송이 길게 자리 잡고 있다. 또한 해수욕장 입구에는 서핑을 체험할 수 있는 서핑스쿨이 있고, 인근 미조항 음식특구와도 가까워 회, 멸치쌈밥 등 다양한 먹거리 탐방 여행도 떠날 수 있다. 해수욕장은 8월 20일까지 운영한다.
산청 경호강 래프팅
경호강은 산중의 산으로 불리는 지리산을 배경으로 천혜의 자연경관 속에 산청의 풍요로운 인심과 조화하는 곳이다. 국내 어느 곳보다 자연경관이 뛰어나고 수량이 풍부해 래프팅의 스릴을 만끽할 수 있다. 아름다운 자연 절경을 배경으로 친구, 연인은 물론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휴양지이다.
거창 수승대
거창군 위천면 황산리에 자리한 명승 제53호 수승대는 거창군 대표 관광지이다. 산과 물을 좋아했던 옛 선비들의 163수의 한시 작품들이 거북이 모양의 수승대에 새겨져 있어 눈길을 끈다.
수승대에서는 매년 여름이면 보름 동안 거창국제연극제가 열린다. 33회를 맞는 올해 연극제는 오는 28일부터 8월 11일까지 개최한다. 낮에는 맑고 깨끗한 수승대 야외 수영장에서 휴식을 취하고 밤에는 다채로운 연극공연도 감상하는 일석이조의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