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반토막에...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 진출
사내 인공지능 조직 독립 경영
백상엽 전 최연소 LG 사장 영입
중기업 벤칭마킹, 기업고객 공략
수익성 확보 위해 광고 늘려
카카오페이 송금시 수수료도
모바일 메신저 기업 카카오가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에 진출한다.
7일 카카오는 '온믄 15일 사내 인공지능(AI) 조직을 CIC(컴퍼니 인 컴퍼니=사내 독립기업)로 만들고
기업용 소프트웨어 개발.판매 사업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CIC는 회사 내 부서지만, 독립적인 경영 판단을 하는 조직이다.
카카오는 이 조직의 수장으로 IT(정보기술) 서비스 업체 LG CNS 백상엽 전 미래전략사업부장(사장)을 영입했다.
백 전 사장은 2016년 50세에 LG그룹 사장 직함을 달았던 인물로, (주)LG 시너지팀장을 맡을 땐
구광모 LG 그룹 회장(당시 상무)을 팀원으로 두고 일하기도 했다.
카카오의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 진출은 수익성 확보를 위한 조치다.
카카오는 간편결제,택시 호출,블록체인(분산저장 기술) 등 지난 2~3년간 신규 사업을 벌였지만
한 곳도 제대로 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고 여전히 적자 상태다.
카카오톡과 다음이 번 돈을 이런 신규 비즈니스의 적자를 메우는 데 쓰는 구조다.
이렇다 보니 작년 영업이익은 전년의 절반 정도인 729억원에 그쳤다.
심지어 작년 4분기에는 분기 영업이익 43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0.6%까지 떨어지면서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당장 돈 벌 수 있는 신규 사업으로 기업용 소프트웨어 분야를 지목한 것'이라며
'카톡 화면에 광고를 붙이거나 카카오 대리기사에게 수수료를 올리는 등
카카오 조직 전체가 수익 내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중국 텐센트 방식 따라잡기...기업 고객 공략
기업용 소픝크웨어 시장 진출은 창업자 김범수 이사회 의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텐센트의 성장 궤도를 카카오에 적용하자는 입장이라는 것이다.
중국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위챗' 서비스로 장악한 텐센트는 작년 10월 조직 개편을 통해 기업용 소프트웨어 조직을 신설했다.
위챗의 독점력을 활용해 먼저 기업용 위챗 서비스를 내놓고 이런 연결고리를 영업망으로 활용해 화상회의, 비용 관리와
같은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카카오도 2년 전부터 기업용 카카오톡을 제공하면서 기업 영업망을 확대하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현대차 신형 쏘나타나 GS건설 신규 아파트에 카카오 음성 인식 비서가 탑재된 것처럼 카카오의
각종 소프트웨어를 응용.개발해 각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에 접목할 수 있는 상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또 카카오는 카카오톡 화면에 광고를 붙이는 사업도 시작했다.
이달 2일부터 일부 사용자를 대상으로 카카오톡 대화 목록창에 광고를 띄우기 시작한 것이다.
카톡의 대화 목록과 광고를 함께 노풀하는 방식이다.
지난 3월 말에는 아예 PC용 카톡에 광고를 붙이려고 카톡 화면 크기를 대폭 키웠다가 사용자들이 PC화면을 너무 가린다'고
반발해 원래 크기로 되돌리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간편 결제 서비스인 카카오페이의 계좌로 송금할 때 수수료가 무료였지만,
이젠 월 10회를 넘어서면 건당 500원씩 과금하기로 했다.
카카오택시.카카오페이...손실 커지는 신규 사업
카카오는 여러 신규 사업에 진출했지만 성과를 못 내고 있다.
택시 호출이나 핀테크(기술금융) 같은 사업에 수백억~수천억원씩 쏟아부었지만 현재 수익을 네는 곳은 거의 없다.
작년 4분기 카카오는 신규 사업에서 650억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대표적인 적자 신규 사업은 자회사인 카카오모빌리티다.
카풀 사업을 추진했지만, 택시업계의 강력한 반발로 제대로 서비스를 해보지도 못하고 카풀 사업을 접었다.
지난해부터 블록체인(분산 저장기술)을 활용한 가상 화폐,결제와 같은 신규 사업도 준비하고 있지만,
아직 상용 서비스도 내놓지 못했다.
수익성을 챙기다가 부작용도 새애기고 있다.
이달 1일 도입한 대리기사 요금제가 대표적이다.
카카오는 대리운전 기사에게 대리 건당 수수료와 별개로 매월 2만2000원을 추가로 내면
매일 대리 요청(콜) 2건을 우선 배정해주겠다고 발표했다.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은 2일 '결국 수수료는 수수료대로 챙기면서 월정액을 낸
대리기사에게 먼저 대리 요청을 주는 이중 과금'이라며 '당초 수수료만 받겠다던 약속도 어겼다'고 반발했다.
강동철.이기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