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청년의 목울대만 봐도 가슴이 뛰었던 사랑 조금이라도 더 같이 있고 싶어
물에서 막 건져 올린 물미역처럼 반들거리는 젖은머리 찰랑거리며 내달렸던 약속 장소에서 이별의 통보를 받던 날
건더기 있는 것은 안 넘어가고 눈 뻔히 뜨고 이불 뒤집어 쓰고 돌돌 말다 벌떡 일어나고 만약 우리 엄마가 이 꼴을 보셨더라면 그 청년 끌어다가 쟁기질이라도 시켰을 건데 ...
요 때 마음에 골병이 들어 살이 쭉쭉 빠져 스몰사이즈가 되었던 이후로 이전의 미들체급을 되찾아 오기가 여간 힘들다
사랑을 해 본 후에는 이전과 같을 수 없듯이 나의 체중이 그 것을 말해 주는 듯 그 청년과의 환승이별 후
작은 아픔에도 배 고프다는 걸 느끼지 못하니 당연히 입 맛을 잃을 것이고
좋은 일에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취하다보면 배 고픈 줄 모르니 먹는 것보다 그 느낌만으로도 배부른 사람일 것이다
이별은 떠날 때의 시간이 아니라 떠난 뒤 길어지는 시간을 가르킨다는 말이 맞는 것같다ㆍ
대학으로의 꿈을 접을 수가 없어 회사 다니면서 열공하던 나를 뒤로 한 채
그 청년이 같은 캠퍼스 여학생과 손잡고 갈아 탔던 계절이 이 때 쯤 여름 막바지에서 가을로 가는 환승역이었다ㆍ
눈을 감고 걸어도 눈을 뜨고 걸어도 보이는 것은 초라한 모습 ᆢ! 보고 싶은 얼굴!
거리에 떠돌던 유행가 가사들이 가슴을 뚫고 숭숭 지나가는 바람에 땅이 꺼지게 아팠지만
꽃 피지 않고는 건널 수 없는 봄날이었다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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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하루마무리 잘 하시구요~
네네
아는 척 해주셔서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