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샤워 뒤 양수리행.
양수리 장날이었다.
167번 버스를 잡아 타고 햇볕 드는 쪽에 앉았다.
얼마만인가.
나는 이만한 정도도 한동안 길을 나서지 못했다.
나뭇가지는 아직 앙상한 그대로였지만 봄은 완연했다.
능력 밖의 일로 이런 날 내 작은, 동향의 아지트 하나를
찾아들어 창가에 앉아 뜨거운 커피를 마시고 싶은 생각을
마지 못했다. 집 안에 오페라 아리아 가운데 '어쩌고' 를
가득 퍼지게 하는 일도 마지 않을 것이다.
살이 통통 오른, 겨우내 온실 안이었겠지만 흙에 머리를
파묻고 자란 움파 한 단을 사들고 왔다. 송송 썰어 양념간장에
넣을 것이다. 연두부에 끼얹어 먹는다면 좋을 것.
월요일마다 혼자 길을 나서는 것은 어떨지... 생각한다.
첫댓글 관절이 삐걱거리는 날, 외출 조심하세요. 봄날 장 구경도 쏠쏠할겁니다. 으샤으샤
춘남샘, 감사! '흙에 머리' 가 아니라 '뿌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