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creepypasta.wikia.com/wiki/An_Egg
( 번역 : 나폴리탄 블로그 http://neapolitan.tistory.com/m/post/51 )
교통사고였어. 별로 특별한 일은 아니었지만, 너한테는 치명적이었지.
너는 그렇게 아내와 두 아이를 두고 세상을 떠났어. 고통없는 죽음.
응급 의료반은 널 살리려고 최선을 다했지만 소용없었어.
네 몸은 완전히 산산조각났으니까, 차라리 잘 된거야. 날 믿어.
그리고 넌 나를 만났지.
"어떻게… 어떻게 된 거지?"
네가 물었어.
"여기가 어디죠?"
"넌 죽었다."
내가 말했어. 아무 감정 없이. 꾸밈없이.
"트럭이 달려오다가… 미끄러져서…"
"그거야." 내가 말했어.
"나… 죽은 겁니까?"
"그래. 하지만 별로 기분 나빠 하지는 말라고. 다들 죽으니까."
넌 주위를 둘러봤지만, 아무 것도 없었지. 너와 나 뿐.
"이 장소는 뭐죠?" 네가 물었어.
"이거 사후 세계인가요?"
"그런 셈이지."
"당신은 신입니까?" 네가 물었지.
"그래. 내가 신이다."
"…내 아이들. 내 아내." 네가 중얼거렸어.
"그들은 어떻게 됐죠? 괜찮을까요?"
"아, 그게 내가 보고 싶던 모습이야." 내가 말했어.
"방금 죽었는데도 가족을 떠올리는군. 좋은 일이야."
넌 끌리는 듯한 눈으로 날 바라봤어.
너한테는, 내가 신처럼 보이지 않았겠지.
난 그냥 보통 사람처럼 보였을 거야.
모호한 권위를 가진 사람.
전능자보다는 학교 교사에 가까운.
"아, 걱정 마." 내가 말했어.
"그 사람들은 괜찮을 거야.
네 아이들은 널 완벽한 아버지로 기억하겠지. 너한테 반항할 만큼 자라지는 않았으니까.
음, 너의 아내는 남들 앞에서는 울겠지만, 내심 안도할거야. 솔직히 말하자면, 네 결혼 생활이 좋진 않았잖아.
위로가 될 진 모르겠지만, 그녀는 안도하는 것에 대해 굉장히 죄책감을 느껴."
"오, 그럼 이제 어떻게 되죠? 내가 천국이나 지옥을 간다거나 하나요?"
"둘 다 아냐." 내가 말했어. "환생한다."
"아," 네가 말했지. "힌두교가 맞았군요."
"모든 종교는 나름대로 맞아." 내가 말했어. "좀 걷지."
넌 날 따라왔고, 우리는 아무 것도 없는 곳을 산책했어. "어디로 가는 거죠?"
"아무 데도 아냐." 내가 말했어. "걸으면서 이야기하자고."
"그럼 요점이 뭐죠?" 네가 물었어.
"다시 태어나면 난 그냥 백지 상태인 거죠, 맞죠? 아기. 이번 삶에서의 내 경험이나 모든 것들이 아무 것도 아닌 게 되겠죠."
"그렇지 않아!" 내가 말했어. "넌 모든 삶에서의 지식이나 경험을 갖고 있어. 당장은 기억하지 못할 뿐이야."
난 발걸음을 멈추고 너의 어깨를 잡았지.
"네 영혼은 네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매력적이고, 아름답고, 거대해.
인간의 마음은 너의 조그만 부분을 담을 수 있는 것에 불과해.
컵에 담긴 물이 찬지 뜨거운지 알기 위해 손가락을 담가 보는 것과 같지.
넌 너의 일부나 너 자신을 그릇에 담아. 다시 나올 때면, 넌 지금까지의 모든 경험을 가지게 되는 거야.
넌 지난 34년 동안 인간이었고, 그래서 아직은 네 거대한 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있을 뿐야.
여기에 좀 더 있다 보면 넌 모든 걸 기억하기 시작할 거야. 하지만 삶들 사이사이에 그렇게 되는 건 의미가 없지."
"그럼 저는 얼마나 환생해 온 거죠?"
"아, 많지. 엄청 많아. 수많은 다른 삶을 살았어." 내가 말했어.
"이번에는 A.D. 540년의 중국 소작농 여자아이로 태어날 거야."
"잠깐, 뭐라고요?" 넌 당황했지. "날 과거로 보낸다고요?"
"음, 결과적으론 그렇겠지. 시간, 알다시피, 그건 너의 세계에만 존재하는 거야. 내가 온 곳에서는 없는 개념이지."
"당신은 어디서 왔습니까?" 네가 고민하며 입을 열었어.
"아 그래!" 내가 설명했어.
"난 어딘가에서 왔지. 어딘가 다른 곳. 그리고 거기엔 나 같은 자들이 있어. 어떤 곳인지 알고 싶어 하는 거 알아. 하지만 이해하기 힘들 거야."
"오." 넌 살짝 실망한 듯 보였어. "하지만 잠깐만요. 내가 다른 장소 다른 시간에서 환생한다면, 내가 나 자신에게 영향을 끼칠 수도 있나요?"
"그럼. 항상 일어나는 일이지. 하지만 각자의 삶만을 기억하고 살아가니까, 그게 일어난 건 모를 거야."
"그래서 결국 무슨 의미가 있죠?"
"진심이야?" 내가 물었어. "진심으로? 나한테 삶의 의미를 묻는 거야? 좀 진부하지 않나?"
"상황에 맞는 질문이잖아요." 넌 집요했어.
나는 너의 눈을 바라봤어. "삶의 의미. 내가 세계를 만든 이유. 그건 널 성장시키기 위해서야."
"인류를 말하는 건가요? 우리가 성장하길 바라요?"
"아니. 너 말야. 나는 모든 우주를 널 위해 만들었어. 한 번의 삶을 살 때마다 너는 자라고 성숙해지지. 더 크고 위대한 지성을 갖게 되는 거야."
"나만요? 다른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 같은 건 없어." 내가 말했어. "이 세계에는, 너와 나 뿐이야."
너는 나를 멍하니 쳐다봤어. "하지만 지구에 있는 사람들은…."
"전부 너야. 너의 다른 삶이지."
"잠깐. 내가 모든 사람이라고요?!"
"이제야 알았군." 나는 축하의 의미로 등을 찰싹 치며 말했어.
"내가 지금까지 살아 온 모든 인간이예요?"
"아니면 앞으로 살아갈 사람이던지. 그래."
"내가 에이브라함 링컨이라고요?"
"그리고 존 윌크스 부스이기도 하지." 내가 덧붙였지.
"내가 히틀러예요?" 넌 몸을 떨며 말했어.
"그리고 네가 죽인 수많은 사람들이고."
"내가 예숩니까?"
"그리고 그를 따르는 추종자들이야."
너는 침묵했어.
"네가 누군가를 해칠 때마다" 내가 말했어.
"넌 너 자신을 해치는 거야. 네가 하는 모든 선행은, 너 자신에게 돌아가.
누군가가 느끼는 모든 행복하고 슬픈 순간들은 네 경험이었거나, 앞으로 네 경험이 되겠지."
"왜죠?" 네가 내게 물었어. "왜 이런 일을 하는 거죠?"
"왜냐하면 언젠가, 넌 나처럼 될 것이니까. 그게 너니까. 넌 나와 같아. 넌 나의 자식이다."
"와우." 너는 믿지 못하겠다는 듯 말했어. "내가 신이라는 건가요?"
"아니, 아직 아냐. 넌 태아다. 아직 자라는 중이야. 언젠가 모든 시간을 거쳐 모든 인간의 삶을 살고 나면, 태어나기 충분하게 자라는 거야."
"그럼 이 세계는." 네가 말했지. "이건 그저…."
"일종의 알이지." 내가 대답했어. "이제 다음 생으로 갈 시간이야."
그렇게 말하고, 난 너를 보냈어.
첫댓글 헐....복잡한게 ....진짜 그럴수도 있ㄷ겠댜
와....진짜재밌네....신비롭다...
와대박 미쳤다 엄청나
어어 이거 우리윤리교수님이해준거랑 비슷해....8ㅅ8쩌러머시따
세상에 ...
그럼 남편이 부인이기도하고 애기기도해..?
우와 소름 뒤통수한대 얻어맞은기분..
재활용 갑이다...
제목이 알이라서 존나 징그러운거 기대했는데 숙연해졌어...
너는나 나는너
쩨쨔에..
와뭔가 시나리오로쓰면 대박일것같아
와 뭔가 댕!! 울린 기분 대단하다 이런 생각을 하고 글로 썼다는게8ㅅ8
와 짱이다...
볼때마다 흥미돋
ㅠㅠ 감동적이네...
이거 띵이다 두번 읽고 저 링크타고 들어가서 영문버전도 읽음
헐 내가 한남이라니 용납할 수 없어 ㅠ
연어하다가 피식함 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얼죽코하다벌써얼어죽은여시 오랜만에 다시 보니까 좋다 댓글은 이렇게 달았지만 나 이거 넘 좋아
헐.. 모든 사람이 나라니..
크아아아 창의력 엄청나다.... 이것도 내가쓴거라니!!!!!!
볼때마다 소름 갓띵작 ㅠ
와 소름... 삶의 태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글이네
넘 신기하고 신기하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