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뜨거운 여름 햇살에 온 몸이 몸살을 앓던 7월 말경,
서울 조선일보 미술관에서 세계적인 닥종이 예술가로 불리워지는 김영희씨의
닥종이 조형 및 기타사진,회화 작품전에 다녀왔다.
김영희씨 작품전을 약 20여년전에 처음 관람했을 때 참으로 인상깊게 남아있던 닥종이들의 마술같은 작품은
내 가슴속에 오래도록 새겨져 있었기에 기대를하고 갔는데,
오늘의 그 작품이 많이 달라지지 않아 친숙하면서도 변화없는 그의 작품에 조금은 실망스러웠다.
그래도 대형 조형물도 있고, 사진속에 그녀의 세계를 담아 표현한 작품들도 있어 좀 색다른 작품전이었지만,
왠지 마음속에서 닥종이들의 꿈틀거림보다는 자꾸 다른 것에 손을 대고 있는 그녀가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조막만한 손과 짧은 다리, 동그란 얼굴에 가장 작은 과일 앵두보다 작은 오물거리는 입술...
닥종이 인형들의 여전한 꼬물거리는 모습에는 실눈의 아름다움이 여전히 빛나고 있었고,
색을 입힌 모습이 파스텔톤이였음에도 흑백속에 농도 짙은 칼라의 색채처럼 색이 튀어나와 특별한 느낌을 갖게 했다.
또한 그녀가 올 해 새롭게 접근한 사진에 덧칠하거나 자신이 생각한 그림을 삽입한 작품들도 볼 수 있었는데,
난 그러한 작품들을 감상하면서 거부감이 먼저왔고, 심지어는 눈살이 찌푸려지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것또한 나의 감상일뿐이고, 그녀는 그녀만의 작품을 고안해냈으리라 생각된다.
이번 조형전을 통해 그녀가 더이상 닥종이만이 아닌 새로운 것에 시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김영희씨의 조형전에서 또 새롭게 눈에 띈 것은 대형조형물과 사진작품외에도 그녀의 장편소설 '러브'라는
책은 족히 350여 page를 메꾸어 놓은 자전적 소설로 그녀의 30여년 독일에서의 생활에서 겪었던 크고 작은 경험들을
사랑이라는 주제아래 장황하게 펼쳐 놓은 책으로 예순을 훌쩍 넘긴(실제나이 67세) 현재의 자신에게(한국의 동양여자)
독일 청년과의 운명같은 사랑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소설이다.
책표지도 곱게 황금빛을 발하는 이 소설책 '러브'는 나이 든 한 여인이 30살 정도 어려보이는 청년 파스칼과 뜨거운 사랑에
빠져들면서 그녀 60여 살의 나이에 화가로서의 자리매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을 남편에 대한 수치스러울만큼
고달프고 의미없이 보내고 있는 중에 젊고 아름다운 독일청년과의 참다운 사랑을 발견하고 그 나이에도 가슴떨리는
사랑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기쁨과 사랑의 눈물을 흘리는 이야기로 후반부에 자신의 삶을 암울하게한
남편과의 이혼수속과 한국으로 돌아와 이미 돌아가셨지만 자신이 그토록 저주하던 어머니를 재평가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소설책으로 발간해내며 유명한 베스트셀러가 되어 운명처럼 재회하는 파스칼과의 만남으로 마무리된다.
그녀가 빠져들은 파스칼은 어린시절 천재적인 피아니스트로 각광을 받고 있던 아티스트였지만, 자신이 스스로
피아노를 친 것이 아니라 강제적으로 아버지에 의해 피아노를 연주하였기에 결국에는 자유를 만끽하고 싶어 가출을하여
트럭운전사로 지내다가 책속에서의 주인공 '경희'라는 여인을 만나 깊은 사랑에 빠지며 새로운 삶의 기쁨을 누리지만
결국 그녀는 홀로 그를 남겨두고 사라져버려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게되고 정신병원에 입원하여 치료하던차에
그의 주치의 정신과의사와의 치료에서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고 환자들을 위한 음악치료 및 미술치료를 통해
음반까지 낸 유명한 세계적인 가수로 발전하다가 결국 잊을 수 없는 사랑을 찾아 한국으로와 경희를 찾는다는 내용이다.
어찌보면, 그녀의 삶을 책으로 엮어 놓은 듯한 이 소설은 자신의 이름과 비슷한 '경희'라는 이름과 자신의 독일에서의
삶에서 느꼈던 부분을 가미하고, 실제 14세 어린 연하 독일청년과의 재혼으로 다섯아이를 키우며 산 자신의 이야기를
그대로 표현한 것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표현적 방법으로 사랑의 행위를 묘사할때 자신을 미화시키기 위한 언어들로 채워진 듯한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을 정도로
지극히 개인적인 소설이라는 것이 나의 평가이다.
이 소설을 읽으며 이 소설속에서 김영희씨는 자신이 상상했던 사랑의 방법과 사랑 표현법을 그대로 나타냄으로써 자신의
내면속에 꽁꽁 숨겨두었던 어두운 자아을 들춰내어 사랑으로 승화시키며 자신을 성공이라는 단어에 어울리는 한 인간으로
세워놓았다.
읽는동안 다음이야기가 연상되는 뻔한 이야기도 있었고, 툭하면 눈물짓는 그의 사랑표현도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으며,
억지로 짜맞춘듯한 이야기의 전개가 보여서 다소 지루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녀는 우리가 잘 알고있는 닥종이 조형예술가이고, 수필가로서의 면모도 인정받고 있고, 타국에서의 생활에서도
꿋꿋한 대한민국의 여성으로 예술가의 품위를 지키고 있으며, 적지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도전적인 자세가 보통사람인 나에게도 감명깊었으며, 앞으로 또 어떠한 모습으로 그녀가 나타날지 궁금하게 된다.
새롭게 도전한 글쓰기에 그녀의 좀 더 성숙한 글을 기대해보며, 도전하는 것은 아름다웠다는 여운을 길이 남길 수 있기를
감히 바래본다.
첫댓글 저두 그 책을 읽어 보구 싶네요
닥종이 조형예술가이신 김영희님을 무지 좋아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 마음 변할것 같지 않습니다
아마도 책을 일고 남 존경스러워 지지 안흘까? 란 생각이
건강한 즐건 주말 되십시요
읽는 사람에 따라 차이가 좀 있을 듯 싶어요... 저는 저의 주관적인 관점에서 본 감상이었어요..
여하튼, 긴 장편소설까지 접근한 그녀가 보통사람은 절대 아니란거죠~... 도전하는 그녀를 본 받고 싶지만....^^
잘 읽고 갑니다.
저두 한번 읽어 봐야 겠어요.
함 읽어보세요.. 사실 술술 읽힙니다~~ ^^*
변화되어가는 작가가 마음에 들지 않으셨던 모양입니다....
^^ 네... 그냥 제가 처음에 마음에 품었던 그 모습이 변화하는데.... 이기심에서 나온걸까요? 별로 마음에 들진 않았어요..
그러나 새로운 것을 도전하는 그녀의 정신은 너무 훌륭하죠.. 아마도 그녀와같지 못한 나의 처지에서 나온 반항인거 같아요..ㅎㅎ
닥종이 인형으로 유명한 김영희씨 옛날에 낸 책을 본 기억이 있는데
아이를 잘 만드는 여자? 독일인과의 결혼과 다산으로 생각되네요...
이제 정리하고 돌아오셨군요.
그동안 책을 몇권 냈더라구요...제일 처음에 낸 책, '아이를 잘 만드는 여자'인가를 감명깊게 읽고, 타국에서의 꿋꿋한 그녀의 삶에 무한한 격려를 보냈었는데....
아~ 지금도 독일에서 살고요...(소설속에서는 한국으로 왔는데...) 개인전을 한국에서 여러차례 갖었어요.. 한국에서 돈 벌어서 독일에서 잘 살고 있다는 나쁜생각이 살짝 들더라구요..ㅎㅎㅎ
맞아요... 전에 나도 그생각 했어요..
외국살면서 우리나라에와서 개인전이나 콘서트 열어 돈만 벌어가는 사람들 있지요..
^^* 나만 그런 생각을 한것이 아니었군요... 쫌 얄밉긴해요.. 그쵸?
닥종이 인형으로 푸근하고 행복과 사랑이 넘치는 가정을 표현하던 광고를 통해서 처음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워낙에 유명하신분 이라서....때와 장소도 안가리고 애정표현을 서슴치 않는다고도 하던데....맞는가요?
우리 선조들은 옛부터 닥종이로 공예품을 만들고 했지요.
무사들의 갑옷도 만들었다고 합니다.
좋은 취미를 가지셨나 봅니다.
어머 그랬나요?? 무사들의 옷까지 만든줄은 몰랐어요.
취미를 넘어 예술로 승화시킨 그녀의 작품세계는 닥종이 하나만으로도 보는 사람에게 행복감을 줍니다.
어릴적 내 모습이 거기에 고스란히 담겨있기에... ^^*
이가을..
사랑을 주제로 한 소설은
이별로 마무리가 되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하게 되는건
계절 탓인가요..?
가을에 하는 사랑..
왠지 슬퍼요..^^*
켁~
ㅎㅎ 가을남자의 여운이 어느덧 자알 어울려버린 깨비님~~ 너무 센티하시당~
그래도 가을남자 깨비님의 모습이 너무 멋져요~~ ^^*
김영희씨 작품전이라...환갑 기념이었던가? 현대 겔러리에서 싸인도 받고, 전시도 보고 그랬는데...(그 때까지 김영희씨 작품 전은 거의 다 다니다가
저도 님과 같은 한국서 돈벌어 다른 나라서 산다는 생각이 들어서...)
눈화장만 하는여자 기억이 나네요. 전시회 때마다 책을 팔더라구요. 멋진 주말이셨네요. 전 개미마을 다녀 왔어요. 사진이랑해동방에 있답니다.
아주 정겨운 이런 곳이 서울에 남아 있다는 게 신기했답니다.
김영희씨에 대해 모두들 좋은 기억을 하고 있더라구요.. 그러다가..^^* 그리고 늘 전시회때마다 책을 판매하는것 같더라구요..
개미마을... 그런 곳이 있었군요.. 오늘 1박2일보니까 서울의 서울... 종로에도 볼거리가 참 많더라구요. 거기 어디인지... 개미마을 함 가보고 싶네요.
잘은 몰르지만..사랑이란..나이가 들면서
더 소중하구..애절한~깊은 사랑을 한다는 얘기를
어디선가 들은듯하네여~지두.. 꼭한번 읽어볼께요
사랑 가득한 휴일 되셔요~^^*
^^ 사랑 가득한 휴일이 이슬공주님덕분이었군요.. 이번 주말은 모두 저의 기분을 맞춰주는 가족들에게 사랑을 느끼고 있어요.. 감사해요.
공주님도 행복한 날들 엮으세요.
사랑...단어로만도애잔하고아려오는거같네요~~~중년에가을이라서인가요~`꼭읽어봐야겠네요~^&&
익어가는 과일이 더 맛있다고... 중년으로 접어든 우리들의 사랑이 더욱 아름다운거 같아요.. 꼭 안 읽어보셔도 되고요.. 꼭 추천하고 싶지는 않아요..
다른 좋은 양서 읽어보시고, 느낌을 올려주시면 더욱 좋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