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521 부활의 증인: 하나되게 하소서 시 68:1-11 행 1:6-14; 벧전 4:12-14, 5:6-11; 요 17:1-11
지난주일 5.18 민주화 운동 43주년 기념 연합예배로 광주를 다녀왔습니다. 이번 예배에서는 이례적으로 ‘5월 어머니 집’이라는 유족 단체를 초청해서 그날을 회상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분 한분의 증언을 들을 때는 곳곳에서 눈물 훔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어떤 분들은 눈 두둑이 퉁퉁 붓기도 합니다. 43년이나 지난 일을 듣는데도 김연선 집사님은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고 합니다. 생생한 현장의 기억이 마치 지금 일어나고 있는 듯하였습니다. 집단구타로 정신분열증으로 고생하다가 28세에 사망한 사람, 고문 후유증으로 사망한 사람, 도청 사수 중 총상을 입고 구속되었다가 트라우마에 시달리다 사망한 사람, 군홧발과 대검으로 사망한 사람, 광주역 집단 발포로 사망한 사람, 택시로 집에 돌아오는 길에 군인들에게 잡혀 집단구타를 당하고 끌려간 사람도 있습니다. 집 안으로 총알이 날아오는데, 이불로 창문을 막다가 총에 맞은 사람도 있습니다. 과속하는 계엄군 차량에 치여 머리가 으깨져 처참한 모습으로 사망한 사람도 있습니다. 유족들의 공통된 의견은 달력에서 5월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아름다운 오월이 아니라 잔인하고 처참하고 끔찍한 오월이라고 합니다. 광주의 오월은 당사자는 물론이고 가족, 친지, 이웃 모두에게 지워버리고 싶은 기억입니다. 그렇게 43년을 살았는데, 여전히, 아직도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고, 함부로 말하지 못할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가슴 깊이 꼭꼭 숨겨둔 한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날 평범한 고등학생, 대학생, 직장인, 아들, 딸, 언니, 오빠, 남편, 아내 등 광주 사람은 모두가 북한의 지령을 받은 빨갱이가 되었습니다.
예수의 십자가 죽음의 현장도 이와 유사한 충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날이 없었더라면, 그날을 지워버릴 수만 있다면, 그날의 충격과 함께 사도들이 한자리에 모였을 때, 부활한 예수와의 대화 장면을 사도행전 본문은 기록합니다. “주님, 주께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나라를 되찾아 주실 때가 바로 지금입니까?” 십자가는 모든 것의 끝입니다. 기대, 소망, 희망, 꿈의 끝입니다. 좌절과 절망과 포기와 낙담만이 남았습니다. 그런데 신비하게도 부활은 새로운 시작을 알려줍니다. 십자가는 마침표가 아닌 쉼표가 되었습니다. 모든 것의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으로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기대, 소망, 희망, 꿈의 시작입니다. 완전히 새로운 시작, 무에서 유의 창조, 없음에서 있음의 순간입니다. 사도들의 흥분이 여기에 있습니다. “나라를 되찾아 주실 때가 바로 지금입니까?” 회복의 때가 지금입니까? 승리의 때가 지금입니까? 하고 묻는 흥분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예수의 대답은 의외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때나 시기는 아버지께서 아버지의 권한으로 정하신 것이니, 너희는 알 바가 아니다” 사도들의 흥분에 찬물을 끼얹는 듯한 발언입니다. 회복이나 승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참고, 억누르고, 억압한 지난 시간, 한으로 꼭꼭 숨겨둔 그날에 대해, 없었더라면 좋았을 그날, 지워버리고 싶었던 그날에 대해, 회복이나 승리의 문제가 아니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무엇입니까? 예수에게 부활은 무엇입니까? 우리에게 부활은 무엇입니까? 기독교의 정체성인 부활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성령이 너희에게 내리시면, 너희는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에서, 그리고 마침내 땅끝에까지,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
잔인하고, 끔찍하고, 처참한 십자가 죽음에서의 부활은 보복이나 댓가를 치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부활의 증인이 되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날의 생생한 현장, 그날의 목격한 상황의 증인이 되라는 것입니다. 그날의 증언, 그날의 증인이 되는 순간만이 다시는 그런 상황을 반복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암울한 역사, 암담하고, 처참하고 비참하고 끔찍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복음서 본문에서 예수는 “때”가 왔다고 합니다. 시간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목적한 바를 이룰 때입니다. 사도들이 물었던, 사도들의 흥분인 회복이나 승리가 아닙니다. 보복이나 댓가가 아닙니다. 그 때는 “모든 사람에게 영생을 주게 하시려는” 때입니다. 예수는 말합니다. “나는 이제 더 이상 세상에 있지 않으나, 그들은 세상에 있습니다. 나는 아버지께로 갑니다. 거룩하신 아버지,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아버지의 이름으로 그들을 지켜 주셔서, 우리가 하나인 것 같이, 그들도 하나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 부활의 증인으로 영생을 위해 하나가 되라고 합니다. 잊어버리고 싶었던 그날, 지워버리고 싶었던 그날, 그러나 성령을 통한 영생, 영생을 위해 부활의 증인으로 하나되는 것, 이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증인의 삶일 것입니다.
베드로전서 본문은 말합니다. “시련의 불길”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모욕”을 당할 수도 있습니다. “악마가 우는 사자 같이 삼킬 자를 찾아 두루 다닙니다” 그럼에도 놀라지 말고 기뻐하라고 합니다. “모든 은혜의 하나님이시며, 그리스도 안에서 여러분을 그분의 영원한 영광으로 불러들이신 분께서, 잠시동안 고난을 받은 여러분을 친히 온전하게 하시고, 굳게 세워 주시고, 강하게 하시고, 기초를 튼튼하게 해주실 것입니다”
부활은 모든 것의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입니다. 새로운 창조의 순간입니다. 악은 종말을 맞고 새로운 삶이 펼쳐지는 순간입니다. 그래서 희망이고, 기쁨이고, 환희입니다. 영원한 생명, 영생이 우리에게 은혜의 선물로 주어졌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부활의 증인이 되었습니다. 죽임과 갈등과 반목과 혼돈에서 생명과 정의와 평화로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부활의 증인으로 하나되게 하소서. 침묵으로 기도합니다.
230521 시 68:1-11 행 1:6-14; 벧전 4:12-14, 5:6-11; 요 17:1-11
시 68:1-11
1 하나님이 일어나실 때에, 하나님의 원수들이 흩어지고, 하나님을 미워하는 자들은 하나님 앞에서 도망 칠 것이다.
2 연기가 날려 가듯이 하나님이 그들을 날리시고, 불 앞에서 초가 녹듯이 하나님 앞에서 악인들이 녹는다.
3 그러나 의인들은 기뻐하고, 하나님 앞에서 즐거워할 것이다. 기쁨에 겨워서, 크게 즐거워할 것이다.
4 하나님을 찬양하여라. 그의 이름을 노래하여라. 1)광야에서 수레를 타고 오시는 분에게, 길을 열어 드려라. 주의 이름을 찬양하며 그 앞에서 크게 기뻐하여라.
5 그는 고아의 아버지, 과부를 돕는 재판관, 거룩한 곳에 계신 하나님이시다.
6 하나님은, 외로운 사람에게 영원히 머무를 집을 마련해 주시고, 갇힌 사람을 풀어 내서, 번영을 누리게 해주신다. 그러나 하나님을 거역하는 사람은 메마른 땅에서 산다.
7 하나님, 주께서 주의 백성 앞에서 앞장 서서 나아가시며 광야에서 행진하실 때에, (셀라)
8 땅이 흔들렸고, 하늘도 하나님 앞에서 폭우를 쏟아 내렸습니다. 시내 산의 하나님 앞에서 이스라엘의 하나님 앞에서 하늘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9 하나님, 주께서 주신 땅 위에 주께서 흡족한 비를 내리셔서 그 땅이 메마르지 않게 지켜 주셨고
10 주의 식구들을 거기에서 살게 하셨습니다. 하나님, 주께서 가난한 사람을 생각하셔서, 좋은 것을 예비해 두셨습니다.
11 주님이 명을 내리시니, 수많은 여인들이 소식을 전하였다.
행 1:6-14
6 사도들이, 한자리에 모였을 때에 예수께 여쭈었다. "주님, 주께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나라를 되찾아 주실 때가 바로 지금입니까?"
7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때나 시기는 아버지께서 아버지의 권한으로 정하신 것이니, 너희가 알 바가 아니다.
8 그러나 성령이 너희에게 내리시면, 너희는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에서, 그리고 마침내 땅 끝에까지,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
9 이 말씀을 하신 뒤에, 주께서 그들이 보는 앞에서 들려 올라가시니, 구름에 싸여서 보이지 않게 되었다.
10 예수께서 올라가실 때에, 그들이 하늘을 쳐다보고 있는데, 갑자기 흰 옷을 입은 사람 둘이 그들 곁에 서서
11 "갈릴리 사람들아, 어찌하여 하늘을 쳐다보면서 서 있느냐? 너희를 떠나서 하늘로 올라가신 이 예수는, 하늘로 올라가시는 것을 너희가 본 그대로 다시 오실 것이다" 하고 말하였다.
유다 대신에 맛디아를 뽑다
12 그런 다음에, 사도들은 올리브라고 하는 산으로부터 예루살렘에 돌아왔다. 그 산은 예루살렘에서 안식일에도 걸어갈 수 있을 만큼 가까운 거리에 있다.
13 그들은 성 안으로 들어와서, 자기들이 묵고 있는 다락방으로 올라갔다. 이 사람들은 베드로와 요한과 야고보와 안드레와 빌립과 도마와 바돌로매와 마태와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와 열혈당원 시몬과 야고보의 3)아들 유다이다.
14 이들은 모두, 여인들과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와 예수의 동생들과 함께 마음을 모아 기도에 힘썼다.
벧전 4:12-14, 5:6-11
12 사랑하는 여러분, 여러분을 시험하려고 시련의 불길이 여러분 가운데 일어나더라도, 무슨 이상한 일이나 생긴 것처럼 놀라지 마십시오.
13 오히려 여러분이 그리스도의 고난에 참여하는 것이니, 기뻐하십시오. 그러면 그의 영광이 나타날 때에, 여러분이 기뻐 뛰면서 즐거워하게 될 것입니다.
14 여러분이 그리스도의 이름 때문에 모욕을 당하면, 복이 있습니다. 3)영광의 영 곧 하나님의 영이 여러분 위에 머물러 계시기 때문입니다.
6 그러므로 여러분은 하나님의 능력의 손 아래에서 스스로 겸손하십시오. 때가 되면, 그분께서 여러분을 높이실 것입니다.
7 여러분의 걱정을 모두 하나님께 맡기십시오. 하나님께서는 여러분을 돌보고 계십니다.
8 정신을 차리고, 깨어 있으십시오. 여러분의 원수인 5)악마가, 우는 사자 같이, 삼킬 자를 찾아 두루 다닙니다.
9 믿음에 굳게 서서, 5)악마를 대적하십시오. 여러분이 아는 대로, 세상에 있는 여러분의 6)형제자매들도 다 같은 고난을 겪고 있습니다.
10 모든 은혜의 하나님이시며, 그리스도 안에서 여러분을 그분의 영원한 영광으로 불러들이신 분께서, 잠시동안 고난을 받은 여러분을 친히 온전하게 하시고, 굳게 세워 주시고, 강하게 하시고, 기초를 튼튼하게 해주실 것입니다.
11 권세가 영원히 그분께 있기를 빕니다. 아멘.
요 17:1-11
1 예수께서 이 말씀을 마치시고, 눈을 들어 하늘을 우러러보시고 말씀하셨다. "아버지, 때가 왔습니다. 아들을 영광되게 하셔서, 아들이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여 주십시오.
2 아버지께서는 아들에게 주신 모든 1)사람에게 영생을 주게 하시려고, 모든 사람을 다스리는 권세를 아들에게 주셨습니다.
3 영생은 오직 한 분이신 참 하나님을 알고 또 아버지께서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입니다.
4 나는 아버지께서 내게 하라고 맡기신 일을 완성하여, 땅에서 아버지께 영광을 돌렸습니다.
5 아버지, 창세 전에 내가 아버지와 함께 누리던 그 영광으로, 나를 아버지 앞에서 영광되게 하여 주십시오.
6 나는, 아버지께서 세상에서 택하셔서 내게 주신 사람들에게, 아버지의 이름을 드러냈습니다. 그들은 본래 아버지의 사람들인데, 아버지께서 그들을 내게 주셨습니다. 그들은 아버지의 말씀을 지켰습니다.
7 지금 그들은,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모든 것이 아버지께로부터 온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8 나는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말씀을 그들에게 주었습니다. 그들은 그 말씀을 받아들였고, 내가 아버지께로부터 온 것을 알고, 또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믿었습니다.
9 나는 그들을 위하여 빕니다. 내가 세상을 위하여 비는 것이 아니고,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사람들을 위하여 빕니다. 그들은 모두 아버지의 사람들입니다.
10 나의 것은 모두 아버지의 것이고, 아버지의 것은 모두 나의 것입니다. 나는 그들로 말미암아 영광을 받았습니다.
11 나는 이제 더 이상 세상에 있지 않으나, 그들은 세상에 있습니다. 나는 아버지께로 갑니다. 거룩하신 아버지,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아버지의 이름으로 그들을 지켜 주셔서, 우리가 하나인 것과 같이, 그들도 하나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