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지평선너머' 장수동네 파키스탄 훈자마을
"타임머신을 타고 싶으세요?”
“과거로 갈까요, 미래로 갈까요?”
“오래된 미래로 오십시오!”
히말라야 산동네 ‘라다크’에는 이미『오래된 미래*』가 존재하고 있었다
(Hellena N.H.作*).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장수촌 '훈자' 역시 그 자체가 과거이며 또한 미래였다. 그 순진한 자연환경과 의식주 방식이 우리들의 과거이며, 그 곳 '백세인들'의 표정과 삶의 모양이 미래다. 인간들의 미래는 이미 오래 전부터 그 곳에 있었다.
그 곳은 저기 '잃어버린 지평선너머'에 그냥 가만히 있었다.
“인샬라(신의 뜻대로) !”
힌두꾸시(7690m)와 카라코람 산맥(카알라스, 라다크, 뮤즈타크, 3줄기, 8000m급 고봉)을 넘으면, 저절로 나오는 탄성과 함께 온통 천지가 눈산(snow white mountains) 으로 둘러싸인 궁벽한 산동네를 만날 수 있다. 사람들은 파키스탄과 네팔 국경지대에 있는 알리아바드, 가네슈, 칼리마바드 같은 마을들을 훈자라고 부른다
007의 스파이 제1대 제임스 본드 역으로 나타난 숀 코네리와 아카데미 영화상에 빛나는 마이클 케인이 주연한 『카프리스탄』(왕이 되려한 사나이)영화에서, 그들이 도착한 곳은 바로 히말라야 속에 숨어 있던 훈자왕국이었다.
1920년대 인도국립영양연구소장이었던 영국인의사 마카리손 박사는
세계 최장수마을인 훈자에 관심이 많았다. 대다수가 100세까지 살며, 영양학적으로 보면 형편없어 보이는 그들의 음식에 불가사의한 흥미와 의문을 느꼈다.
그는 수 백 마리의 쥐를 세 그룹으로 나누어 실험하였다. 제1군에는 훈자 음식을 주고, 제2군에는 인도음식, 제3군에는 영국음식을 주면서 사육시켰다. 그 결과는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였다.
인간나이로 70, 80에 해당되는 쥐들 중에 제1군 훈자음식 쥐들에서는 아무런 질병도 발생되지 않았다.
제2군 인도음식 쥐들은 반 정도가 탈모와 피부염 간염 위장염 등에 걸렸다. 이것은 주로 흰 빵과 버터 햄 소세지 등을 먹게 한 제3군 영국음식 쥐들이 모두 이미 병들어 죽은 다음의 일이었다.
당시, 훈자인들은 평균사망연령이 일백세가 넘었고, 남자는 90세, 여자는 70세까지 임신이 가능하다는 소문이 문명세계로 타전되었다. 이러한 실험과 조사결과는 기세등등하던 제국주의 본토 지식인들에게 놀라운 열등감을 부여하는 빅 뉴스였다.
궁벽한 삶, 척박한 땅, 부족한 먹거리가 곧 그들 장수의 근본조건이 되었다
그러나 실은 백세장수 도원향(桃園鄕) 훈자의 정경은
그보다도 훨씬 수 백 년 전에 이미 세상에 알려져 있었던 것이다.
토마스 모어(Sir Thomas More 1478~1535)는 변호사와 국회의원을 거쳐 입법부의 최고 수장(首長)인 대법관이 되었으나, 왕과 종교의 희생양으로 런던탑에 감금되었다가 반역죄로 처형된다. 그는 산업혁명과 종교개혁이란 시대적 배경에 염증을 느끼며 참아내기 어려운 세월을 누적하지만 『유토피아』라는 거룩하고도 영원한 명품세계를 세상에 알려주고 하직한다. 그 배경이 바로 세상 끝에 존재하는 땅(stan)훈자라는 사실이다.
그 이후 제임스 힐튼은 『잃어버린 지평선(The Lost Horizon)』 이라는 베스트셀러로 훈자를 또 한 번 세상에 알린다: 1930년 영국영사 콘웨이는 히말라야 산맥 너머로 사라진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불가사의의 선경(仙境) ‘샹그릴라(Shangrila)’라는 사철 복숭아꽃 살구꽃이 만발하는 낙원이었다. ‘잃어버린 지평선’을 읽는 독자들은 인간의 영원한 동경과 삶의 조건에 관한 진지한 물음 속으로 빠져들며, 평생 잊을 수 없는 강렬한 여운을 갖게 된다.
동양에서는 훈자가 그 보다 좀 더 빨리 알려져 있었다. 중국 동진(東晋)의 시성 도연명(陶淵明,365~427)은『무릉도원(武陵桃源)』이라는 복숭아꽃 살구꽃으로 잘 차려진 훈자를 노래한다.
저자 역시 어릴 적부터 무슬림의(= parki) 땅(= stan), 그 후미진 골짜기를 조금은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근면절약의 모범이셨던 외할아버지께서는 생전에 수 백 통의 편지를 남겨 주셨다.
그 편지 속의 天은 ‘텬’으로 地는 ‘ㅅ다ㅇ’으로 표기하신다. 그것이 변하여 ‘땅’으로 쓰여지고 있으나, 원래 우리도 그들처럼 더 오랫동안 ㅅ당(stan)이었던 것이다.
결국 고향 땅을 사랑하고 부모에게 효도하고 근면절약하면 무병장수한다는 말씀이었던 것 같다. 그것은 우리 할아버지들의 삶의 방식이었고 훈자stan의 방식이기도 했던 것이다.
젊고 건강하게 살기 위한 10 가지 수칙
1. 금연
2. 절주
3. 40세 이후 매년 건강검진
4. 만성성인병 관리․치료
5. 알맞은 식사(전통한식)
6. 적절한 활동 및 운동
7. 예방접종
8. 규칙적인 성생활
9. 독서 등 꾸준한 두뇌활동
10. 스트레스 해소법 실천
훈자인들에게 장수의 비결을 물으면,
“아, 우리는 언제나 훈자 방식으로 살아 온 것뿐이야”라고 했다. 그 훈자 방법이란 대단한 것이 아니었다. 좋은 공기와 깨끗한 물, 그리고 살구와 복숭아 체리 호두 등을 많이 먹는 것이다.
특히 살구씨는 훈자음식의 대명사다. 과학자들의 분석처럼 살구씨에 불포화지방산(Unsaturated F.A.)과 필수지방산(Essential F.A.)이 많다는 것을 알아내어 그렇게 했던 것은 결코 아니다. 그들은 달리 먹을 만한 것이 없었다. 살구 씨까지라도 어렵게 까 내어 시고 쓰고 맛없는 그것을 고맙고 소중한 음식으로 받아들여야만했다.
그곳은 사방이 깎아지른 바위투성이라 척박한 땅에서도 잘 견디는 살구와 복숭아를 심을 수밖에 없었고, 그것을 잘 말리고 저장하여, 추운 겨울에도 두고두고 먹어야 했던 것이다.
농사가 거의 없으니 겨우 풀이나 뜯어먹는 염소와 양 등 가축을 방목하여 우유와 고기를 얻을 수 있었다. 아까운 우유를 보관해두었다가 겨울철에도 먹을 수 있도록 만든 것이 그들의 요구르트와 치즈였다. 곡식은 너무나도 귀한 것이어서, 껍질체로 통으로 갈아서 소금과 함께 요구르트에 타 조금씩 마셨다.
주식이라는 개념은 거의 없고, 어느 한 가지도 풍부하게 얻을 수가 없었다. 단지 이것저것 골고루 고마워하며 아껴 먹어야 했다.
그것이 그들 백세인의 근본이었고 그것이 앞으로 우리 인류의 이미 ‘오래된 미래’의 방식이어야 한다.
(사실은 현재의 훈자에는 슈퍼마켓이 생기고, 거의 도시인들처럼 먹는다. 이제 그곳은 옛날의 훈자가 아니고 백세인은 거의 없다.)